억지감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게다.
모로지 진정한 감동은 자신도 모르게 스며드는 감정으로 인해
벅찬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느끼는 것..
이라고 역시 생각해왔던 나이지만,
이번 작품만은 왠지 그냥 넘어가기 힘들 것 같았다.
대놓고 '나 감동영화야'라고 광고하는데,
'억지감동이겠지 분명?'이라는 마음보다는
'얼마나 감동을 주길래?'라는 기대감이 더 커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것은 아마도 이 작품이 인도영화라는 점이 컸다.
잔잔한 감동으로 눈물 쏙 빼는 국내영화나,
뜨거운 반전으로 왈칵 눈물 쏟게 만드는 할리우드와는
다른 매력이 더 기다려졌다.
게다가 기적, 헬렌 켈러, 아카데미, 인도 최고 배우 등의 수식어에
어찌 끌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대충 핵심 줄거리를 알고 보면서도,
영화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다.
그것은 비단 감동을 받고 싶다는 기대 심리 때문만이 아니라,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정도로 생생한 캐릭터에 기인한다.
배우들이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게 장애인 연기라는데,
'미셸'을 연기한 배우들은 정말이지 작품 속에 그대로 녹아든 것 같다.
어린 미셸이나 성인 미셸이나 어찌 그리 연기를 잘하던지.
특히 성인 미셸의 그 청아한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미셸이 영화 대부분에서 행복한 모습으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치명적인 장애를 가진 것 때문에 우울해하거나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장애를 하나하나 이겨나갈 때 기뻐하고, 이겨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삶 자체를 감사히 여기는 모습이야말로 블랙의 의미를 빛나게 해주었다.
그렇다, 블랙은 절망 그 자체가 아니라 희망을 위한 시작인 것이다. 어둠을 가졌기에 오직 나아갈 길은 빛 밖에 없는, 역설적이면서도 축복받은 삶인 것이다.
이러한 블랙의 의미가 잘 드러나서 좋았고, 중간중간에 인도영화 특유의 위트(찰리 채플린!)가 담겨 있어 즐거웠다. 불행한 모습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미셸의 행복한 인생이 흐뭇했고, 미셸과 '사하이' 선생의 영원한 관계가 따스했다. 블랙은 감동 그 자체다. 알면서도 속는 감동, 밀어내지 못하고 당길 수 밖에 없는 감동.
+ 블랙은 특히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주어 더 반가웠다. 나폴레옹의 말에 이은 또 하나의 명언,
"불가능이란 단어는
내가 가르쳐주지 않은
유일한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