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의 강점은 무엇일까?! 실사영화보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귀여운 면이 돋보이고, 더 창의적인 면이 톡톡 튀며, 그러면서도 실사영화가 가져다주지 못하는 판타지 동화적인 모습을 고스란이 간직한 게 이점이지 싶다. 이러한 애니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관객들의 교감을 이끄는 곳이 있으니, 바로 디즈니&픽사다.
이제 그들이 10번째 작품으로, 『업』을 내놓았다. 디즈니&픽사 최초 3D 디지털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이목을 끄는데, 그에 반해 이야기는 매우 소박해보인다는 점도 흥미가 간다. 과연 그들이 펼치는 환상의 세계는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것인가?!
스토리는 한 마디로 하자면 '할아버지와 소년의 모험'이지만, 그 모험에는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할아버지 칼의 꿈을 알게 되면 씁쓸하고, 소년 러셀이 칼과 함께 하려는 연유를 알고 나면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으며, 희귀새 케빈이 위협을 당하는 장면에는 화딱지가 나고, 말하는 개 더그의 딱한 처지를 접하는 순간 함께하고픈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 『업』은 어쩌면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개발 분위기에 밀려나 모험을 떠나게 되는 칼, 여유치 못한 상황에서도 꼭 최고의 보이 스카우트 대원이 되려는 러셀, 희귀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의 표적이 되는 케빈, 어리버리해서 같은 개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더그까지- 외롭고 힘든 인생 역정이더라도, 함께 하니 다같이 업!업! 올라갈 수 있는거겠지^^
이런 면에서 디즈니&픽사의 시도가 더욱 빛나 보인다. 3D 디지털..하면 뭔가 화려하고 방대한 스케일만 생각하기 쉬운데, 애니 특유의 귀여운 매력을 뽐내면서도 소박한 면을 부각한 가운데 따스한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모습이 참 기분 좋았다. 칼의 집이 수천 개의 풍선을 통해 하늘로 업!업! 올라가는 장면에서는 내 기분 또한 업!업! 되어 황홀하고 +_+
이번에도 디즈니&픽사는 나를,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웃음과 함께 감동이 살아숨쉬는 작품들을 나는 영원히 사랑하고 또 기대하련다. 벌써부터 그들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
+ 몰랐는데, 디즈니&픽사는 항상 본 작품 상영 전에 단편을 내놓는다고 한다. 이번에 본 『구름 조금』, 참 좋았다! 비단 『업』초반에 급작스런 가슴 먹먹함이 물결처럼 밀려오는 것과 다를 바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