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치맨 - Watchme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또 히어로물이야?' 잊을만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대표적인 영화 장르가 있다. 바로 (거대한 자본이 집중 투자되어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할리우드산 블록버스터,) 히어로물. 평소에는 평범히 살다가 세상이 위기에 빠지자 인류를 구하기 위해 나타나는 존재, 혹은 보통 인간들과 다르다는 생각으로 그들만의 세계를 꾸려 몰래몰래 인간과 접촉하는 정도? 로 여겨지는 게 바로 히어로 아닌가. 그냥 단순하게 아무 생각없이 보면 되겠지. 이 영화도 '~맨'으로 끝나니까 현란한 액션이나 기대해야겠다!

그런데, 얼라? 제대로 음울하다. 이 세계에서 그들은 그렇게 대단한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보통의 인간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따돌림 당하는 존재들이다. 아니면 닥터 '존 맨해튼' 같이 신적 존재로 추앙받기까지 한다. 인간들과 아주 동떨어지거나 아니면 인간들의 세계에 깊숙이 파고들거나. 거 참, 일반적인 히어로물을 조금씩 빗겨가네?!

히어로가 한 명이 아니어서 그런가?! 그렇다면 『엑스맨』시리즈와 비슷한가? 그것도 조금 아닌 것 같네. 먼 히어로들이 그리들 심각한건지. 그냥 착한 일 좀 해주고 악당 물리쳐주면 될 것을. 근데 악당이 왜 안 나오지? 어라? 지네들끼리 싸우네? ㅋㅋ

무엇 때문에 싸우는고 하니, 인간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인간들에게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주기 위해 논의하는 거구나! 역시 히어로들이라 논의도 무시무시한 주먹으로 하는구나! ㅎㅎ 머야, 히어로가 죽기도 해? 감옥에도 가? 뭐니, 이게 먼 히어로야~

아.. 흠. 그래, 히어로가 뭐 따로 있나. 더 나은 인간 세상을 꿈꾸며 몸소 실천하는 모두가 다 히어로인게지. 그래, 영화 속 히어로들이 진정한 평화를 꿈꿨던 우리도 인간 세계에서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지 한번쯤 얘기해보자구!

컵에 물이 반절 남았어. 반절밖에 안 남았을까, 반절이나 남았을까?

반에서 1등을 했어. 기분이 좋았어. 반 친구들을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 기쁜걸까, 내가 목표한 점수에 도달하다보디 어쩌다 1등이 되었고, 목표에 도달한 자체가 기쁜걸까?

9.11테러로 수많은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었지. 부시는 (미국인들이 당한 것에 대한 복수 같지만 끝까지 아니라 우기며) 진정한 세계 평화를 내걸고 전쟁을 일으켰어. 잘한 짓일까, 잘못한 짓일까?

아무리 눈앞에 현실적인 평화가 펼쳐지는 방법이 있다고 해도, 그 방법 자체가 평화적이지 못하면 과연 그 과정으로 얻어지는 결과인 평화가 진정한 평화일까? 너와 내가 싸웠을 때, 제3자가 억지로 화해를 강요하는 것과 우리 둘이 스스로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 어떤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 바라보고, 바라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비록 지금 당장은 안개가 자욱할지라도, 안개를 걷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게 우리들의 몫 아닐는지. 얼마가 걸리든, 처음부터 끝까지 평화를 깊이 새기며, 자연스럽게 그렇게 말이다-  

그 누구도 내 평화를 깰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먼저 평화를 깨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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