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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
다나카 유.가시다 히데키.마에키타미야코 지음, 이상술 옮김 / 알마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xxx하는 oo가지 방법'.. 이란 제목의 책들이 하도 많아서, 이 책을 읽으려했을 때도 약간의 거부감이 든 것은 사실이다.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이라.. 또 현실감 없고 다분히 이상적인 얘기만 늘어놓겠지? 그 동안 배우고 들었던 것들이겠지? 라는 생각이 퍼뜩 든다. 하지만 작품은 그러한 나의 오만을 산산히 부순다.
일본에서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정확히) 종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쓴 책 치고는, 정말 놀랍고 또 흥미롭다. 보통 빈곤 퇴치나 국제개발 관련 책은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한 용어나 사례, 통계와 대응방안 등이 나오게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런 거 잘 모르고 그냥 빈곤을 퇴치하고 싶은 마음이 어렴풋이 있는 사람도 쉽게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을만큼 어렵지 않고 간단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쓰여진 것이다. 이 부분이 이 책의 첫번째 마력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아도 정말 어렵다거나 할 수 없다거나 해봤자거나 하는 생각이 안 들게끔 한다. 초등학생들이 빈곤한 나라 아이들의 실상을 보고 자신들도 돕고 싶다고 하는 것, 공정무역의 바람이 스위스같은 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에도 정착되고 있다는 것, 개발원조의 양날의 칼 같은 면이 얼마나 위험한지 등을 풍부한 사례로 친절히 설명한 것 등, 이 책으로 인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행동으로 옮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 이것으로 작품 두번째 마력을 발견할 수 있다.
정말 모든 역량이나 변화의 힘은 인간 개개인으로부터 나온다. 쓰레기를 줍는 것도, 기금을 모아 후원하는 것도, 물질을 아껴쓰는 것도, 착한 거래 착한 상품을 접하는 것 등도 모두가 다 개인의 선택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물론 위에서ㅡ 특히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우리 인간은 한 사회의 구성원이자 자신의 삶의 주체자, 경제에서의 소비자이므로 근원적인 힘은 우리로부터 나와야 한다. 빈곤 퇴치 30 ways 또한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함을 가리킨다.
특히 각 글 속에 나오는 풍부한 사례들은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여러 나라들이 나오고, 각 나라들에 대한 최악의 실정이 소개된다. 이름만 들어봤지 가볼 꿈도 못 꾼 나라들이 꽤 많다. 아프리카에서 구호물품이 생계수단이 돼 원래 상인들을 위협한다는 내용 등은 신선한 충격이다. 대부분 아시아나 아프리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러한 해외 경험을 국내에서 또는 현장에서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하는 것일게다. 이러한 고민과 성찰을 던져주는 것도 이 책만의 마력이다-
자, 그럼 이제 나온대로 30가지 방법을 숙지하며 지켜볼까나? =)
'내가 하는 일은 넓은 바다에 떨어지는 물 한방울 정도 밖에 되지 않을지 몰라도 물 한방울조차 없는 것보다 낫다' by 마더 데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