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의 신비
박영선 지음 / 세움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성화(聖化). 무언가 굉장히 Holy하면서도 강력한 Force가 느껴지는 단어다. 그러면서도 많은 기독교인이 꿈꾸는 단어겠지. 남포교회의 담임목사인 박영선 목사가 이 단어를 가지고 여러가지를 역설하여 묶은 「성화의 신비」를 보게 되었다. 전혀 뜻밖이었지만, 역시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주시나보다.

어찌보면 책은 정말이지 뻔한 말들이 그대로 담겨있다. 하나님 모습을 그대로 닮아라, 오직 믿음 안에서 살고 성령충만하라, 자기 의를 꺾고 십자가를 짊어지는 삶을 살아라.. 휴= 솔직히 알기야 다 알지. 성경에도 무수히 써 있는 말인데. 문제는 현실에서 그러한 것을 실천하기가 무지 어렵다는 게지.

여기에서 이 책은 여타의 신앙서적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여타의 책들이 온통 좋은말 바른말로 도배하고서는 실천은 너네가 알아서 해라라고 방치한다면, 필자는 '다 안다, 어려운줄, 하지만 어쩌겠느냐,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이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대로의 삶을 살아야 하는것을'이라며 어려움을 쓰다듬어준다. 그냥 쓰다듬어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성경 속 인물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게다가 목사 자신의 삶까지 꺼내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렇게 책에는 일반적인 관념을 깨는 맛이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모세나 아브라함, 요셉, 베드로, 바울 등은 그저 위대한 사람이기 이전에 다 고난과 역경을 겪은 자들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하나님의 사람이 되었다고 맹세한 뒤에도 시험에 들었다.) 저자 또한 목사이면서도 얼마나 쉽지 않은 (하나님의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죄 지을 일에 맞닥뜨리게 되고 짜증과 질투, 분노, 싸움 등과 빈번히 마주치는데,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그저 선하게 편하게 사는 사람은 그야말로 성인 중의 성인인게지.

생각해보면 그러면 사람에게 신앙이나 종교가 뭔 필요가 있을까도 싶다. 이미 성화가 된 사람인데. 이미 성인인데. 스스로가 하나님의 위치에 올랐는데. 그러니 참, 완벽히 성화되었다라고 말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니까, 인간 세계에는 여전히 종교가 건재하는건지도. 그저 성화의 은혜를 입기 위해 꾸준히 정진할 뿐이다, 죽을때까지.

여튼 뻔한 내용 그저 고개가 끄덕여지는 글들 가운데 내가 받은 은혜는 이것이었다. '불완전하고 연약한 인간이기에, 끊임없이 죄짓고 살고 악에 굴복하기 십상인 인간이기에, 꾸준히 믿고 기도하고 정진하여 나아가라. 그것만이 성화의 신비를 맛보기 위한 길이다'라는 것. 

그래, 나의 길 밝혀 주시는 하나님, 언제나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 비록 하루에도 몇번이나 죄짓고 연약하여 굴복하는 못난 저이지만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미쁘게 보일 수 있도록, 그저 끊임없이 저를 훈련시켜 주세요. 저도 하나님 붙들고 그 무슨 일이 있더래도 부단히 나아갈테니. 아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