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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0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민음사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저명한 작가들의 나라, 러시아. 그러한 러시아의 위대한 문호, '톨스토이'. 이번 학기 내내, 정말 어렵게어렵게, 그의 후반기 작품 「부활」을 읽어내었다.
톨스토이의 3대 대작으로 꼽히는 작품이자, 그의 종교적인 사상이 고스란이 담긴 작품답게 소설은 큰 사건의 연속이라기보다는 인물들의 삶의 변화 과정 위주로 서술되어 있다. 그래서 제목 '부활'은 그리스도가 아닌, 작품 속 주인공들의 부활을 일컬음이다.
시작은 여주인공 '카튜샤'가 맡았다. '마슬로바'로도 불리는 그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재판에 회부되어 실형까지 선고받는다. 그리고 그녀의 재판에 배심원으로 참가한 사람 중에는, 그녀와 깊은 인연이 있는 한 공작이 있다. 바로 '네흘류도프' 공작. 알고보니 네흘류도프가 카튜샤에게 저지른 어떤 몹쓸 사건으로 인해 그녀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네흘류도프는 생각하게 된다.) 결국 그녀를 유죄로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이 때부터 그의 관심은 마슬로바에게로 쏠린다.
그때부터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고, 마슬로바를 도와줘야겠다고 마음먹은 네흘류도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여러 사람들을 설득하고, 그들의 도움을 받으며, 때로는 그들에게 뇌물을 쥐어주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그녀에게 접근한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 당황하는 카튜샤. 힘들지만 마음을 표현하는 네흘류도프. 그렇게 서서히 두 사람은 변해가고 있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내용은 네흘류도프의 끊임없는 자기 고민과 행동의 변화, 그리고 점점 부활해가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욱 중요하게, 창녀이자 하찮은 삶을 살았던 마슬로바가 정치범들을 만나고, 밝은 세상에 눈뜨면서 꿈꾸게 되는 희망과 부활에의 꿈이 펼쳐진다. 소설은 장편소설임에도 이렇게, 두 사람의 부활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되는 것이다-
그래서 앞에서 말했듯 글은 잘 읽힌다. 별다른 복잡한 사건이 없으니까. 대신 여러 다양한 인물군상 등이 등장하고, 톨스토이의, 그러한 인물들에 대한 생각이 네흘류도프의 생각을 통해서 고스란이 드러난다. 점점 귀족적인 생활에 신물을 느끼고, 여러 매력적인 정치범들이나 서민들에게 끌리는, 또한 토지를 나누어주고 검소하게 생활하여 애쓰는 그의 모습, 그의 변화에서, 부활과 희망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더욱 멋지게도, 소설은 네흘류도프의 부활뿐만 아니라 카튜샤의 부활에도 초점을 맞추었다. 만약 카튜샤가 네흘류도프가 이끄는대로만 계속 했으면 소설의 의미와 재미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은 카튜샤의 의식 세계와 변화에도 초점을 맞추면서, 어떠한 삶이 진정한 부활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마지막의 그녀의 어려운 선택은 그래서 더욱 빛난다. 네흘류도프의 깨달음도 멋지고.
말년의 톨스토이의 종교에의 심취는 익히 들어서, 어느정도 감안하고 책을 읽기도 했다. 아무리 소설이 허구라지만, 쓰는 사람인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이 반영되는 것일 수밖에 없으니, 책을 통해서 톨스토이의 인생관이나 종교관도 어느 정도 알겠고, 그의 의견에 100%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그러기에 지극히 종교적이고 바람직한 결말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일수도.
평범한 인간의 놀라운 부활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톨스토이의 솜씨 역시 대단하다. 19세기의 마지막이자 20세기를 준비하는, 1899년에 완성된 작품이라 의미도 남다를듯. 「톨스토이 단편선」처럼 우리 시대에 훈훈하고 인상 깊은 종교적인 교훈도 주고.
그래, 비록 네흘류도프나 카튜샤같이 급작스런 변화는 아닐지래도, 끊임없이 진정한 부활을 추구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