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르케스 찾기 > 모든 언어의 시작은,,, 자의성이다.

마르케스찾기 님의 글을 보고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기억의 한 자락을 다시 들추게 된다. 오래 전 일이다. 이 책 제목을 보고 내 주변에 있던 누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책상이 책상이지, 아니면 걸상인가?˝
그 때는 그저 웃음으로 응대하였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때 웃음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오히려 책상이 책상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매일 책상이 책상인 상황을 지겨워한다. 그러나 갑자기 책상이 책상이 아닌 다른 뭔가로 된다면 우리한테는 어떤 일이 벌어질런지 뻔하지 않은가. 당황하고, 낯설음 때문에 쩔쩔매고, 새로운 것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되지 않을까. 다시 익숙해지면서 진정 국면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지겨워질 테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고 다시 밤에 잠자리에 들기까지 숱한 일들을 겪게 되지만, 어떻게 된 것이 그저 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산다. 며칠 지나고나면 복잡했고 고민했던 일도 서서히 잊으면서 지낸다. 그렇다 보니 일상이 지겹다는 말과 함께 지겨움을 한탄하기도 하고, 더욱이 벗어나고자 애를 쓴다. 자극을 그리워한다.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 토탈리콜에서 보았던 세상이 도래한다면, 우리의 일상이 흥미진진해질까. 다시 생각해보면,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익숙함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는 것은 아닐까. 이카루스가 자만하다가 추락사를 면하지 못했음을 되새기면서 자신을 자만에 빠트리면서 살고 있지 않는지 자문해본다.

일상에서 익숙함은 공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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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2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상이 어디에서 누구와 있느냐에 따라 책상의 얼굴은 천차만별일듯한데요..ㅎㅎㅎ사무실에 책상..,,집에 책상,,,

오거서 2016-10-12 18:17   좋아요 0 | URL
상대적인 가치에 따라 의미가 달리 부여되겠군요. 그저 책상이기만 한 것은 아니군요. 관점이 중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

cyrus 2016-10-12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고, 거기에 푹 빠지면 지루한 생각이 들지 않아요. 스마트폰이 사라지면 그때부터 당황스러워져요. 게다가 평소보다 짜증 지수가 높아지고요. ^^;;

오거서 2016-10-12 18:2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일상을 바꿔놓았습니다. 하지만 시간과 마음은 쉬지 않고 뭔가에 열심인데 채워지지 않고 빈 것 같은 느낌이에요. ^^;
 

유레카의 포토 에세이 「소리 없는 빛의 노래」 를 읽자니 드뷔시 피아노 음악이 떠오른다. 드뷔시 아라베스크를 골라 듣는다. 배경 음악이 된다.

사진마다 꼼꼼이 달린 짤막한 글에는 시어가 가득하다. 사진을 보는 건지 시를 읽는 건지 몽롱하다. 사진, 시, 음악이 한데 모여서 감동을 증폭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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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2 0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드뷔시곡 들으면서 적은 글과 사진입니다..ㅎㅎㅎㅎ
http://blog.naver.com/yureka01/220833941932

오거서 2016-10-12 08:12   좋아요 3 | URL
유레카 님은 시상이 풍부하신 것 같습니다. 음악을 그냥 듣지 않으시네요. 저는 음악을 들으면서 잠에 빠져버렸습니다. 좋은 글과 사진이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북플에서 볼 수 없지만 이따가 찬찬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잠이 부족하실 것 같은데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길! ^^

2016-10-12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2 14: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10-12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오거서님께서 추천하신 음악과 책이 잘 어울리네요. 오거서님이 추천하신 대로 유레카님께서 표현하시고자 하는 빛의 굴절이 음악에 표현된 느낌입니다. 좋은 책을 선물해 주신 유레카님과 좋은 음악을 알려주신 오거서님 두 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오거서 2016-10-12 14:24   좋아요 2 | URL
어제밤에 제가 약간 흥분하는 바람에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h36PaE-Pf0

드뷔시: 아라베스크 제 1 번, L. 66

•연주자

피아노, 알도 치콜리니 (Aldo Ciccolini)

•연주시간: 약 4 분 20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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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2 00: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옷,,자기 전에 하루 마감을 드뷔시 곡과 함께 하네요..^^..

오거서 2016-10-12 00:44   좋아요 1 | URL
네, 그런 셈이네요. 책과 어울리는 음악으로 골랐어요! 쇼팽은 좀 애잔한 느낌 때문에 대신 드뷔시의 낭만을 들었습니다. 편안한 밤을 맞으세요! ^^

2016-10-12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2 0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이든 CD든 대개 보면서 마음이 움직여 구입을 결정하지만, 유독 마음에 쏙 드는 놈이 있다. 그런 놈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라, 수중에 넣게 되면 애지중지하게 마련이다. 귀놈이 되겠다. 처음부터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다시 보고, 뒤집어 보고, 가까이서 보고, 멀리서 보고, 한참 보고 해도 지겹지 않더라. 귀놈이 나한테 왔음을 확인하고 기쁨을 표현하는 나름의 의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의 경우에 책보다는 CD 중에 귀놈이 제법 된다.

지난 주부터 기다렸다. 염치 불구하고 간절함을 담아 유레카 님께 책을 요청했는데, 흔쾌히 응해주셨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리고, 그 날부터 기다림은 시작되었다. 유레카 님의 책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책을 기다리는 내내 기다림은 설레임과 즐거움이 될 수 있음을 새삼 느꼈다. 드디어 오늘 책이 나한테 왔다. 실은 어제 책이 배송되었지만, 낮에 식구가 집을 비우는 바람에 경비실에 맡겨져 있으면서 서로 하루를 더 기다린 것이다. 나는 하루 더 셀레었고… 괜찮다. 순탄하지 않은 인연이 오래 가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나한테 귀놈이 하나 더 늘었다. ^^

정성 들여 책을 쓰고, 또 선물해주신 유레카 님께 다시 한 번 정중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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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1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1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2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2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6-10-12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거서님 축하드려요.^^: 리뷰 내용 중 `순탄하지 않은 인연이 오래 가기도 한다`는 말이 와닿네요. ㅋ 애엄마가 읽으면 안되는데.ㅋㅋ

오거서 2016-10-12 14:2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님의 위트에 웃습니다…ㅎㅎ
 

밑줄 긋기

전쟁을 `주권자에게 더없이 명예롭고 즐거운 일(la plus digne et la plus agréable occupation des souverains)`이라 생각했던 루이 14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콜베르가 의도적으로 지나치게 군사적 상상력을 부각시킨 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콜베르는 17 세기 후반 서유럽의 정치가들과 상인들이 대체로 인정하고 있었던 바, 즉 무역은 전쟁의 한 형태임을 좀더 날카롭게 전달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클라우제비츠[1780~1831]의 말을 바꿔 쓰자면, 전쟁은 다른 수단들이 혼합된 상업의 연장이었다. 이러한 시각은 18 세기 초 네덜란드를 제치고 유럽의 선도적인 상업 세력으로 떠올랐던 영국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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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0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본이 무기를 대신하는 전쟁이라고 생각하니 바로 이해되네요..^^.

오거서 2016-10-10 23:28   좋아요 1 | URL
ebs 다큐를 보고, 동인도회사를 설립한 네덜란드는 독립을 위한 군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무역에 집중하여 부국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무역은 유럽 대륙 바깥에 식민지를 넓혀서 생산 기지로 삼고 돈이 되는 물자를 수입하여 타국에 팔아 큰돈을 마련하였다고 합니다. 큰돈벌이를 위해서 당시 선단을 공격해 선적물품을 가로채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합니다. 영국 해군이 해적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cyrus 2016-10-10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권자라 쓰고, `권력자`로 읽었습니다.

오거서 2016-10-10 21:47   좋아요 0 | URL
cyrus 님의 댓글을 보고 다시 생각해보니 프랑스 혁명 전이군요. 루이 14세는 ˝짐은 곧 국가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질 정도로 절대군주의 상징이니까 권력자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