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르케스 찾기 > 모든 언어의 시작은,,, 자의성이다.
마르케스찾기 님의 글을 보고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기억의 한 자락을 다시 들추게 된다. 오래 전 일이다. 이 책 제목을 보고 내 주변에 있던 누군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책상이 책상이지, 아니면 걸상인가?˝
그 때는 그저 웃음으로 응대하였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때 웃음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오히려 책상이 책상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매일 책상이 책상인 상황을 지겨워한다. 그러나 갑자기 책상이 책상이 아닌 다른 뭔가로 된다면 우리한테는 어떤 일이 벌어질런지 뻔하지 않은가. 당황하고, 낯설음 때문에 쩔쩔매고, 새로운 것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되지 않을까. 다시 익숙해지면서 진정 국면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내 지겨워질 테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고 다시 밤에 잠자리에 들기까지 숱한 일들을 겪게 되지만, 어떻게 된 것이 그저 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산다. 며칠 지나고나면 복잡했고 고민했던 일도 서서히 잊으면서 지낸다. 그렇다 보니 일상이 지겹다는 말과 함께 지겨움을 한탄하기도 하고, 더욱이 벗어나고자 애를 쓴다. 자극을 그리워한다. 일탈을 꿈꾸기도 한다. 토탈리콜에서 보았던 세상이 도래한다면, 우리의 일상이 흥미진진해질까. 다시 생각해보면,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익숙함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는 것은 아닐까. 이카루스가 자만하다가 추락사를 면하지 못했음을 되새기면서 자신을 자만에 빠트리면서 살고 있지 않는지 자문해본다.
일상에서 익숙함은 공기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