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내면의 수많은 것들은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이들 중 일부만 선택해서 고체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게 바로 기록의 역할이다.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으로 떠돌던 것은 기록을 통해 일종의 확정 상태가 된다. 물처럼 흘러가는 생각, 심상, 회상, 기억, 감정 등 우리 안에 내포된implicit 것을 명시화함으로써 우리는 잠재성을 현실 능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략)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록이 글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말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내면에 있는 것을 명시화하는 것은 모두 기록의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내가 지닌 능력과 잠재성을 상황과 필요에 맞게 선별하고, 그것을 말이나 그림, 글 등의 명시적인 고체로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안에서 끄집어내는 기록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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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알고리듬이 추천하는 영상을 걸러서 보기는 하지만 가끔 제목에 끌려서 클릭하기도 한다. 그랬다가 별다른 내용이 없고 감흥이 없어서 당했다는 생각이 들기 일쑤여서 요즘은 클릭하면서도 기대감을 갖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쩌다, 드물지만, 유익한 내용을 만나기도 한다. 전전 주에 유시민 독서 강연이 그랬고, <거인의 노트> 저자와 만남이 그랬다.

“”“
˝이렇게 기록하면 뇌가 싹 맑아집니다.˝ 무조건 머리에 오래 남는 기적의 기록법 (김익한 교수)
”“”

https://youtu.be/sX9XYqAeHcw

“무조건 머리에 오래 남는”다고 하니까 기적까지는 아니어도 교수 직함을 내세웠는데 영 엉터리는 아닐 것이라고 여기며 클릭. 기대 반 의심 반 심정으로 시청했다. 영상 속의 화자가 <거인의 노트> 저자임을 알았다. 세 가지로 정리해 주는 핵심 사항을 알게 되었다.

<거인의 노트>와 초면인 것 같은데 낯설지 않았다. 지난 달에 밀린 숙제를 하듯이 신간을 정리하였고, 그때 <거인의 노트>와 눈인사를 나누었나 보다… 아마도. 길을 오가다가 아는 얼굴을 본 느낌 때문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돌리게 되듯이 갑자기 관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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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3-29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튜브 세상의 알고리즘을 따라
가다 보면 세상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자제해야겠습니
다, 너튜브 시청.

오거서 2023-03-29 12:09   좋아요 1 | URL
저는 너튜브 보는 시간이 늘고 있어요. 책 읽는 대신에요. 자제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

책읽는나무 2023-03-29 1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겨울 유튜브에 빠져 엄청 시청?하였습니다.
그러다 이 분의 영상도 봤었네요.^^
다이어리 필기법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때여서 참고할만한 사항들이 많았었고, 영상을 듣다 보면 뭐랄까요? 제가 아주 기초적인 지식도 몰랐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었어요.
그땐, 아하?! 깨달음을 얻은 듯한데,
그새 까먹고, 늘 하던 습관대로 노트를 끄적끄적하고 있네요ㅋㅋㅋ
<거인의 노트> 저자시군요?
언제 한 번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네요.
건강하세요. 오거서님^^

오거서 2023-03-29 12:16   좋아요 2 | URL
책읽는나무님은 다이어리 필기를 잘 하실 것 같아요. 평소 페이퍼를 보면서 구수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걸로 봐서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
저자가 유튜브 개인 채널에 올렷던 짤막한 내용들을 모아서 책을 엮었다고 하네요. 저는 이제 읽기 시작하였어요. ^^;
책읽는나무님, 늘 건강하세요! ^^
 

이 책을 읽을 때 다음 세 가지를 꼭 해 보기 바란다. 첫째, 한두 쪽을 읽다가 고개를 들고 ‘무슨 이야기였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 한 챕터를 읽고 나서 키워드로 요약하는 것이다. 셋째, 다 읽고 나서 A4 두세 장 분량으로 요약을 재정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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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년 3 월 4 주 (3/20 ~ 3/26) 신간 적바림.

루퍼트 러셀 지음. <빈곤의 가격>
저자는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프랑스-독일 합작 공영 방송국 아르테(Arte)의 지원을 받아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글로 옮겨 같은 제목의 책을 썼다. 원제는 Price Wars로, <빈곤의 가격>으로 번역되었다.
책의 출간보다 다큐멘터리가 먼저 제작되었다고 하니까 동영상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으로 찾아 보았다. 구글 검색 결과, 저자의 인터뷰 영상이 여러 개 있었다. 루퍼트 러셀의 모습과 함께 육성을 들을 수 있었다. 헬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는 Planet Critical 채널이 제공하는 영상을 시청하였다.)

이토 마사아키 지음. <플레이밍 사회>
제목의 플레이밍은 ‘활활 타오른다’는 뜻의 영어 flaming. (번역하지 않았다.) 플레이밍 그대로 입력하여 구글 검색하니 사이드에 있는 챗GPT가 다음과 같이 알려준다.

“””
플레이밍(flaming)은 인터넷 상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적인, 비판적인, 욕설 등의 비난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말합니다. 이는 대개 온라인 게시판, 블로그, 소셜 미디어 등에서 발생하며, 특히 익명성이 보장되는 경우 더욱 심각해집니다.

플레이밍 현상은 대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일으킵니다.

1 대화의 수준 하락: 플레이밍은 대화의 수준을 낮추고, 온라인 상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어렵게 만듭니다.

2 상처 감: 플레이밍은 피해자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으며, 이는 온라인 상에서의 정서적 안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대화 참여 억제: 플레이밍은 대화 참여를 억제하며, 온라인 상에서 의견을 나누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4 폭력성 증가: 플레이밍은 대상에 대한 증오 및 적대감을 부추기며, 이는 더 심각한 인터넷 폭력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플레이밍은 소설 미디어의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것 같은데 출판사가 제공한 책 소개와 목차를 보면 저자는 책에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논하는 것 같다.

글로벌 이슈라는 퍼즐 조각이라 여기고 끼워 맞춰본다면, <빈곤의 가격>에서 금융 투기자들이 괴물이 되어 어떻게 우리에서 풀려나는지, 그리고 <플레이밍 사회>에서 일본의 신자유주의 개혁이 낳은 괴물을 언급한다. 다시 말하면, 두 책은 세상에 혼동을 가져오는 괴물에 대한 이야기.

세상을 혼란의 도가니로 만드는 것은 전쟁이 최고다. 전쟁을 다룬 신간이 더 있다.

1.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마거릿 맥밀런 지음)
2. <보이지 않는 군대>(맥스 부트 지음)
3. <악티움 해전>(배리 스트라우스 지음)

3월 3주 신간 10에도 뽑힌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는 저명한 역사학자인 저자가 BBC 라디오 강의 내용을 토대로, 전쟁이 인류 역사의 방향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폭넓게 다룬다.
기원전 31 년에 옥타비아누스는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여왕의 연합 함대를 그리스 악티움 곶이 가까운 바다에서 이겼고, 이후 로마 제국을 부흥기로 이끌었다. <악티움 해전>은 이 역사적 전쟁을 집중 탐구한다.
<보이지 않는 군대>는 게릴라전의 역사를 다룬다. (880 쪽이 넘는다.) 스페인어로 ‘작은 전쟁’을 뜻하는 게릴라라는 명칭은 1808년부터 1814년에 나폴레옹에 대항한 스페인 비정규군의 투쟁에서 유래하였다고. 하지만, 그와 같은 형태로 싸우는 방법은 인류의 역사만큼 오해되었고,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의가 없기 때문에 책에서 게릴라와 테러리스트를 모두 다룬다고 한다.

역사 책으로, <현대 중국의 탄생> (클라우스 뮐한 지음)에 눈도장을 찍는다. (900 쪽이 넘는다.)

신간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 두고자 한 권씩 들추면서 적기 시작하였는데 시간이 너무 쓰였고 내용도 필요 이상으로 길어진 것 같다. 남은 책들을 마저 들여다 보려면 시간을 좀더 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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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가 3일 전에 광주에서 강연한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서 시청했다.

강연 주제는 “좋은 삶은 독서에서 시작한다. ”

https://www.youtube.com/live/Z_WPpxbcl3I?feature=share

하인리히 뵐이 지은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여러 번 읽은 경험으로부터 인간의 생존과 자아 실현에 도움이 된다고 자신하는 작가의 독서법을 들려 주었다. 1 시간 넘는 시간이 금방 지나간 느낌이다.

강연 중에 과학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인문학의 관점에서 설명해 주었고, 최근에 읽은 과학책을 한 권 소개해 주었다. 바로 <E=mc2> (2014). 오래 전에 출간되었다. 그 당시 출간 직후에 나도 읽었는데 유명한 방정식에서 따온 제목은 잊지 않았다. 그러나 유시민 작가가 대목 대목 소개하는 책의 내용이 모두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다. 다시 읽어야 하나 싶다. 그래도 고마우니까 당장에 읽지 못해도 나중을 위해 기록을 남긴다.
참, 4월부터 알릴레오북스 다시 시작한다고 하니 또한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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