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내면의 수많은 것들은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이들 중 일부만 선택해서 고체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게 바로 기록의 역할이다.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으로 떠돌던 것은 기록을 통해 일종의 확정 상태가 된다. 물처럼 흘러가는 생각, 심상, 회상, 기억, 감정 등 우리 안에 내포된implicit 것을 명시화함으로써 우리는 잠재성을 현실 능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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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록이 글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말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내면에 있는 것을 명시화하는 것은 모두 기록의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내가 지닌 능력과 잠재성을 상황과 필요에 맞게 선별하고, 그것을 말이나 그림, 글 등의 명시적인 고체로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안에서 끄집어내는 기록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