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음주가 정상적인 행위에서 절박한 행위로 옮겨간 때가 언제였을까? (중략)

나는 언제나 다른 할 일이 있고, 곧 가야 할 데가 있는 사람처럼 ‘잠깐 한잔‘ 이라고 했다.
나도 이런 사실을 인식했다. 내가 던지는 말 속에 담긴 간절한 느낌을, 하지만 오랫동안 그것을 무시했다. 어쩌면 내 안의 한 부분은 정말 ‘잠깐 한잔‘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말 속에 담긴 결핍감과 절박함은 나 자신을 포함해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꽁꽁 감춰둔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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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져 가는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고자 여행 가이드북과 여행서를 뒤적거렸다. 그러면서 윤하정이 지은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세 권 모두 읽었다. 유럽 여행지로 유명한 도시부터 낯선 이름의 도시까지 저자의 체험을 통해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유럽의 도시는 서구 문명이 발달하는 중심지였고, 또한 역사의 현장이 되기도 하였다. 여행 가이드북과 여행기에서 부족한, 객관적인 정보를 채우기 위해서 백승종이 지은 <도시로 보는 유럽사>를 읽고 있다. 유럽 역사기행에 따라나선 기분이 든다.
도시의 상징이 되는 건축물은 유물(역사의 결과)이면서 후대까지 매력적인 공간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유현준이 지은 <공간이 만든 공간>을 읽으면서 건축적 관점을 이해하고 공간의 중요성을 알아 가는 중이다.
“둥그런 행성 모양, 자전축의 기울어짐, 자전과 공전, 쏟아지는 태양 에너지는 지역마다 다른 ‘지리’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지리적 배경은 각기 다른 ‘기후’를 만든다. 각기 다른 기후는 각기 다른 ‘환경적 제약’을 만든다. 이런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 인간 지능의 노력이 ‘건축물’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난다.”
빅뱅 이후 지구 상에 생명체가 출현하여 2차 부산물로 문화가 만들어졌다는 저자의 주장에서 빅 히스토리와 통합과학을 혼합하는 인상을 준다. <김상욱의 과학공부>에서 이런 시도를 본 것 같아서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리고 루이스 다트넬이 지은 <오리진>으로 빅 히스토리를 공부하는 책읽기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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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3-05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갑자기 공연장 너무 가고 싶어집니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는 러브스토리다.
열정에 대한 이야기고, 감각적 쾌락과 깊은 흡인력, 욕망과 두려움, 타오르는 갈망에 대한 이야기다. 그 강렬함으로 온몸과 마음을 마비시키는 결핍에 관한 이야기다. 도저히 이별을 상상할 수 없는 상대와 작별을 나누는 이야기다.
나는 술 마시는 느낌을 사랑했고, 세상을 일그러뜨리는 그 특별한 힘을 사랑했고, 정신의 초점을 나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고통스러운 자의식에서 덜 고통스러운 어떤 것들로 옮겨놓는 그 능력을 사랑했다. 나는 술이 내는 소리도 사랑했다. 와인 병에서 코르크가 뽑히는 소리, 술을 따를 때 찰랑거리는 소리, 유리잔 속에서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 술 마시는 분위기도 좋아했다. 술잔을 부딪치며 나누는 우정과 온기, 편안하게 한데 녹아드는 기분, 마음속에 솟아나는 용기……..
우리의 첫 만남은 별로 극적이지 않았다. 첫눈에 반한 사이는 아니다. 처음 술을 마셨을 때 느낌이 어땠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는 오랜 세월을 두고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면서 천천히 굳어진 사이다. 막연히 품고 있던 좋은 감정이 어느 순간 열렬한 집착으로 돌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내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그것은 마음 한구석을 조그맣게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우리의 관계는 일변해 있고, 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갈 길은 없어져 버린다. 그것은 내게 너무 간절해지고, 내 인생의 확고한 중심이 되어버린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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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 공연을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유럽 시리즈
윤하정 지음 / 끌리는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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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 대에 꿈꾸었던 유럽 공연여행을 30 대 중반에 실현하였다. 2년 동안 유럽에 체류하고 공연장을 찾아가며 체험한 바를 유럽 공연여행을 안내하는 여행기로 썼다. 총 3 권. 이 책에서 저자가 찾아간 곳은 다른 여행서에서 소개되지 않은 도시들이다. 스톡홀름, 베르겐, 오슬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두브로브니크, 흐바르,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3권 중 가장 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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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1-03-01 22: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표 던지고 싶으나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ㅠ 저자의 여행이 부럽네요! 특히나 요즘같은 코로나 시절에는요!

오거서 2021-03-01 22:50   좋아요 3 | URL
우리가 처한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선택의 문제인 것 같아요. 저자도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사표를 던지기까지 십 년은 걸린 것 같아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여행에 나선 저자를 응원하면서 책 세 권을 읽었어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면 다시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올 테지요. 긍정적인 생각으로 현실에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요 ^^

감은빛 2021-03-02 2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4살에 사표를 던지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떠날 수 있는 인생이 정말 부럽네요.
10년만 젋었어도를 외쳐봐도,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아마 저는 지금처럼 살았을 것 같아요.

오거서 2021-03-03 20:22   좋아요 1 | URL
사표를 못 던지는 이유가 한가지에 불과하다면 현실을 잠시 떠나기가 어렵지 않을 테지요. 현실은 아주 복잡하지요. 사표를 던지지 못하는 이유가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서 세어도 세어도 다 세지 못하죠. 그래서 이유를 세다가 떠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Book]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을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유럽 시리즈
윤하정 지음 / 끌리는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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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34살에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영국 런던에서 1년 동안 살았다. 20대에 간직하였던 ‘유럽 공연여행’이라는 꿈을 이루고자 결행하였다. 공연 관람을 최우선으로 다루지만, 2년 동안 혼자 여행한 여행기이면서 여행 가이드가 되는 책을 썼다. 모두 3 권. 이 책은 도시 전체에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곳을 소개한다. 런던, 프라하, 빈, 바르셀로나, 피렌체. 여행 가이드북과 여행기가 대략 반반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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