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아내와 함께 `오베라는 남자`를 영화로 봤다.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소설은 국내외에서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널리 알려졌지만, 500 쪽에 가까운 분량 때문에 책읽기를 나중으로 미루고 있었다. 이미 비슷한 경험을 몇 번 하였기 때문에 자신감이 떨어진 탓이기도 하였다. 최근에 `창문 넘어 도망친 100 세 노인`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기간 연장을 하였는데도 끝까지 읽지 못하고 반납하여야 했던 적이 있었다. 재미난 스토리임에도 나는 페이지를 앞으로 넘겼다가도 다시 뒤로 되돌리기를 되풀이 하면서 읽은 기억이 난다.
영화는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장면을 적절히 보여 주었다. 오베가 아버지를 회상하고, 현재와 과거가 시간이 다르지만 연속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특히 좋았다. 그리고, 소설 책에서는 더 많은 스토리가 있을 것 같다고 아내가 의견을 말했고, 나는 크게 수긍했다 .
나의 책읽기를 더이상 미루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다시 시도하려고 한다. `오베라는 남자`를 읽고 싶지만, 책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도서관에서 대출 받고자 하였다. 하지만 예약 대기만 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예약해놓고 기다리기로 한다.

예약 도서를 기다리는 동안 평소 눈여겨 보아둔 다른 책을 찾아 보았다. 도서 대출을 신청해서 오늘 수중에 넣었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이다.

자, 책 읽기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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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 '달빛'

Clair de Lune

• 연주자

 

피아노, 반 클라이번 (Van Cliburn)

• 연주 시간: 약 5 분 30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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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8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9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6-06-08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 곡 좋아해요.. 달빛이 소리로 느껴져요..

오거서 2016-06-09 08:27   좋아요 0 | URL
먼동이 트는 무렵 카페에서 듣는 달빛이란! 어느 때보다도 인상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새벽 어스름 속에서 까페 불빛과 맞닿는 중간계 근처에서 멈춰서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구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주하고 앉았다. 아침에, 모처럼만에!
커피향보다 그윽하게 클래식 음악으로 채워지는 공간이 눈에 가득히 들어 온다.
그리움은, 내 안에 무언가 비워져야 비로소 느껴지는 자신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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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8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왔다. 나보다 앞서서 신호등불이 바뀌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나란히 서 있던 나도 그들과 보조를 맞춰 길을 건넜다. 신호가 떨어지다 반이 남은 즈음 나는 길을 거의 다 건넜다 싶은데 앞쪽에서 큰소리를 내지르는 여자와 꼬맹이가 뛰어왔다. 내 생각에, 여자는 아이의 엄마인 것 같았다. 그들이 내 앞을 지나기 전인데도 그녀가 소리치는 말이 먼저 달려왔다. ˝빨리 뛰어 와, 어서!˝ 곧 여자는 거친 숨소리를 뒤로 남기면서 나를 빠르게 지나쳤지만, 우는지 악을 쓰는지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내면서 좇아오는 꼬맹이는 예닐곱 걸음만큼 내 앞에 있다. 엄마를 애타게 찾는 아이.
내가 마치 꼬맹이가 된 것처럼 탄식이 나온다. 이런 …
그 여자는 아이의 엄마가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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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24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스마트폰 화면만 보면서 걷는 엄마도 있습니다.
 

헨델 합주 협주곡, Op. 6, HWV 319~330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악곡 형식 중 하나가 합주 협주곡이다. 이는 클래식 음악이 발전하는 토대가 되었다. 17~18 세기에 활약한 코렐리, 토렐리, 알비노니, 비발디, 텔레만 등 작곡가들은 합주 협주곡을 다수 작곡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헨델이 합주 협주곡을 작곡한 것은 어쩌면 당시 출세에 성공한 작곡가의 숙명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헨델은 합주 협주곡을 30 곡 정도 남겼다. 그 중에서 12 곡으로 구성된 Op. 6 작품이 많이 연주된다. 1739 년 9 월 29 일부터 한 달만에 작곡되었다. 기존 작품을 재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악상으로 12 곡 총 66 악장을 새로 작곡하였다고 한다. 헨델의 창의성과 비범함이 새삼 느껴진다.

원래 제목은 ˝하프시코드,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7 성부의 대협주곡(Grand Concerto)˝으로, 바로 합주 협주곡(Concerto Grosso)이다. (영어와 이탈리아어의 차이다. ^^) 악기 편성은 독주를 위한 제 1, 2 바이올린, 첼로, 그리고 통주저음을 맡는 하프시코드. 당대 합주 협주곡이 의례히 따랐던 편성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 작품은 헨델의 초기 작품에 해당한다. 헨델이 1734 년에 오르간 연주자로 음악 활동을 시작하였음을 염두에 두면, 1739 년에 합주 협주곡을 작곡할 당시 당대 최고 작품을 접하면서 연구했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악기 편성도 그러하지만, 코렐리 합주 협주곡 Op. 6과 작품 구조가 동일한 데서 헨델은 코렐리 작품을 모델로 삼은 것 같다. 12 곡 모두 4 악장 이상으로 구성되고, 2 대의 바이올린과 첼로가 독주로 시작하지만 연주가 진행되면서 규모가 커지고 번갈아 연주하거나 함께 연주한다. 7 성부 원칙을 고수하지 않기에 여러 악기가 같은 성부를 맡기도 하고 실제로 성부 수가 줄어진 악장도 많아 크게 봐서 3 성부 합주 협주곡으로도 여겨질 만 하다. 원곡 편성과는 달리 관악기가 더해진 대편성 관현악단이 연주할 때도 이런 점이 작품의 장점처럼 돋보인다. 아카데미 실내 관현악단 연주를 선택한 이유가 이러하다. ^^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합주 협주곡을 뽑는다면,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과 함께 헨델 합주 협주곡이 최상위에 놓일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족지변. 헨델 합주 협주곡을 클래식 음악 감상곡으로 정하면서 하루에 한 곡씩 듣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가까스로 12 곡을 찾아서 들었다. 완주하였으니, 그래도 전곡 감상하였음에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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