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에 초록불이 들어왔다. 나보다 앞서서 신호등불이 바뀌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길을 건너고, 나란히 서 있던 나도 그들과 보조를 맞춰 길을 건넜다. 신호가 떨어지다 반이 남은 즈음 나는 길을 거의 다 건넜다 싶은데 앞쪽에서 큰소리를 내지르는 여자와 꼬맹이가 뛰어왔다. 내 생각에, 여자는 아이의 엄마인 것 같았다. 그들이 내 앞을 지나기 전인데도 그녀가 소리치는 말이 먼저 달려왔다. ˝빨리 뛰어 와, 어서!˝ 곧 여자는 거친 숨소리를 뒤로 남기면서 나를 빠르게 지나쳤지만, 우는지 악을 쓰는지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내면서 좇아오는 꼬맹이는 예닐곱 걸음만큼 내 앞에 있다. 엄마를 애타게 찾는 아이.
내가 마치 꼬맹이가 된 것처럼 탄식이 나온다. 이런 …
그 여자는 아이의 엄마가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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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24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스마트폰 화면만 보면서 걷는 엄마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