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들리는 소리 때문에 잠을 깼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소리가 있다.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는 소리이지 싶다. 순간적으로 깨기는 하였지만, 잠을 보전하고 싶은 마음에 몸을 움직여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지는 않는다. 비몽사몽간에 다시 잠들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뒤척이게 된다. 작지만 여럿인 소리를 피하고자 몸부림치지만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차라리…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글 하나 남기는 것이 의미있을 테지.
음력 섣달 그믐날이다. 새해가 하루 남았다. 날이 밝으면 새해를 맞으러 길을 떠날 것이다. 고향을 향해서. 예전에는 명절 귀성 날을 맞으면서 일부러 밤을 새우기도 했다. 고속버스를 타고 부족한 잠이 쏟아지면 반나절에 가까운 여정의 무료함을 상당히 잊을 수 있었다. 밤새움이 쉬운 일인가. 약간의 설레임이 일시적인 불면 증상으로 작용하였다고 본다. 그러고보면 지금 단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설레임이 아직은 남아 있기 때문일까. 나이가 들면서 소진해버린 고향 가는 설레임이 아직 남아 있는 탓이라고 여겨도 좋겠다. 그래야 한밤의 어둠에 파묻혀 있는데도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이유로 그럴 듯 하니까 말이다. 소리가 잦았고 더는 들리지 않을 것 같다. 다시 잠을 청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