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있는 음악책>을 읽고 있다. 저자인 마르쿠스 헨리크는 음악의 존재 이유로 음악의 당위성에 관한 이론을 소개하고서 ‘음악에 감동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는 왜 음악을 듣고 감동할까? 그건 바로 음악이 중간 필터를 거치지 않고 우리한테 직접 와닿기 때문이다. 냄새가 우리 코에 직접 와닿듯 음악도 우리 귀에 직접 와닿는다. 음악 소리는 우리 뇌의 모든 영역을 관통하는데, 여기에는 그럴 만한 진화론적 이유가 있다.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주변에서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그 소리가 풀잎을 뒤흔드는 바람 소리인지, 갑자기 나타난 곰이 인간의 머리를 후려치기 위해 앞발을 드는 소리인지 눈 깜짝할 사이에 판단해야 했다. 생사를 가를 만큼 중대한 판단이었다.]

우리가 음악에 감동하는 이유가 인류가 생존하면서 소리를 인지하기 위해 중간 필터를 거치지 않는 소리를 감지하는 청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라면… 인류의 생존에 마찬가짏 이바지하였던 시각, 후각, 촉각, 미각 등 모든 감각이 상황적으로 중요하였으리라. 생존 과정에 하나의 감각에만 의지하지 않았으리라. 둘 이상이 연결되고 결합되어 시청각과 공감각 능력 또한 길러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신간 중에서 색 (컬러), 냄새, 미각 관련 책들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을 따라 가보겠다. 윌북에서 출간한 <컬러의 시간> <컬러의 일> <컬러의 힘> <컬러의 말> 외에도 <색, 빛의 심리학> <컬러애 물들다> 등을 만났다.

냄새를 책으로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냄새에 관한 책은 정말 희귀한데 지난 주에 귀한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코 끝의 언어>는 우리 삶에서 맡는 냄새 이야기. 냄새를 맡느라고 킁킁대는 조차도 조잘거림처럼 느껴진다. 제목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맛과 관련한 책으로, 세계의 온갖 음식 중에서 진짜 먹어볼 만한 것만 뽑았다는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 그리고 요리에 관한 책 <미식가의 어원 사전>이 있다.

음악의 핵심은 소리. 마르쿠스 헨리크는 인간의 목소리가 가장 오래된 악기라고 한다. 인간은 듣기 능력만이 아니라 말하기 능력이 어느 동물보다 뛰어나다. 인간 목소리의 특이함에 주목한 책이 있다. <보이스>는 목소리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지 파헤친다. (이 책의 저자는 뉴욕 출신 저널리스트인 존 콘라핀토인데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으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올랐었다.) 별의별 일들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개인의 목소리를 모아서 큰돈을 버는 것이 가능해졌다. <보이스 캐처>가 그 실상을 알려준다. 첨단 기술의 복합체인 음성 AI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서 그로 인한 피해 역시 불가피해 보인다. 소셜 미디어가 만들어낸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뜻하는 <하이프 머신(hype machine)> 그리고 빅테크 시대의 윤리학을 부제로 하는 <시스템 에러>와 맥이 닿는다.

더 이상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를 뻗치기 전에 여기서 일단 멈춤. 한눈 팔지 말고 <쓸모 있는 음악책>을 마저 읽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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