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는 우울증을 깊이 앓았다고 한다. 그는 정원을 가꾸고 그림을 그리면서 그 정서를 극복한 것 같다. 그의 수채화가 예뻤던 기억이 있다. 작가로서 글을 쓰는 것이나 화가로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 정신증을 더욱 심화시키는 작업이 되기도 한다. 더러 이상심리상태를 예술로 표현하는 예술가들이 있기도 하다. 그 상태에 빠져들어 창작을 하는 경우가 있다.
헤세는 글쓰기를 벗어나 몸으로 하는 일들을 통해 위기를 넘기는 듯하다. 본래 가지고 있는 병은 쉽게 사라지지 않겠지만. 예술가들은 그 병을 예술로 승화시키거나, 아님 다른일로 환기시키며 벗어나거나 한다.
헤세의 정원가꾸기는 생산적이란 생각을 했다.
앞에 읽었던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과는 다르다는 생각이다. 사실 그녀는 정원 일을 전혀 모르고 감상과 즐기기만 했다. 혹시 그녀가 헤세처럼 직접 남편과 함께 정원일을 했다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본다.
정원 가꾸기를 즐기는 예술가들. 타라의 정원, 모네의 지베르니, 울프부부의 정원, 헤세의 정원.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데...
타라, 레너드 울프나 헤르만 헤세를 보면 부지런함이 요구되는 작업이라는 생각이다.
전에 일할 때는 몰랐던 정원에 대한 감성을 발견한다. 정원과 나무 꽃에 대한 책들을 부쩍 꺼내 읽게 되다.











재미 삼아 정원을 가꾸는 사람은 고작 몇 달밖에 안 되는 따뜻한기간에 많은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원한다면, 혹은 누군가 정원을 가꾸어달라고 요청한다면 온통 즐거운 것만 보게 된다. 생산하고 자신의 형태를 만들어 가는 가운데 넘쳐 나는 자연의 힘, 다양한 형상과 색채로 드러내는 자연의 유희와 상상력. 여러 면에서 인간적인 여운을 주는 작고 재미나고 소박한 삶 - P15

아주 이따금, 씨앗을 뿌리고 수확하는 어느 한 순간, 땅 위의 모든피조물 가운데 유독 우리 인간만이 이 같은 사물의 순환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사물의 불멸성에 만족하지 못하고, 한 번뿐인 인생인 양 자기만의 것, 별나고 특별한 것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기이하게만 여겨지는것이다. (1908년) - P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