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생각들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52가지 심리 법칙
롤프 도벨리 지음, 두행숙 옮김, 비르기트 랑 그림 / 걷는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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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많은 선택 앞에 놓이게 된다.
후회를 줄이기 위해 저마다 고민을 하게 되는데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매번 만족할만한 결론에 도달하는 건 아닌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하더라도 무조건 과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그들도 생각의 함정에 빠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 일반 사람보다 더 생각의 오류에 빠지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마트한 생각들』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이 세상을 살아가며 자신의 주관(主觀)을 가진다는 건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져 그것만을 절대적이고 옳다고 견고한 벽을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책을 읽고 있으니 마치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기분이다.
그동안 나름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고려하고 고심하며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역시도 알고 보니 같은 자리를 맴도는 미로 속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책은 그만큼이나 이 세상엔 다양한 생각의 오류들, 사고의 편향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따르는 의견에 편승하며 안전하리라 여기는 것도 안일한 대처임은 틀림없다. <사회적 검증과 동조 심리>에 관한 부분을 보면 수백만이 옳다고 해도 어리석은 것이 진실이 되지는 않는 법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그러므로 남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것, 그것만큼은 피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검증 현상은 주식의 매도와 매수 시기, 투자 종목을 정하는 것,
유행하는 패션이나 음식을 주문하는 것, 여가시간을 보내는 태도, 종교,
그리고 다이어트에서도 나타난다. 또 그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부정
적으로 악용되면 모든 문화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집단 자살이 일어나곤 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p.87)
 
  
어떤 회사가 자기네 상품이 '가장 잘 팔리는 것'이라고 광고하며 구매를
부추긴다면 의심해보라. 단지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라고 해서 가장 좋
은 상품이라는 근거는 없다. (p89)

 


물론 좋은 상품이니까 잘 팔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직접 경험해봐야 아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더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으면 그냥 ‘아닌 것’일 뿐이니까.
남들의 만족과 자신의 만족은 어디까지나 별개의 문제다.
로또에 관한 내용도 무척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만약 로또에 당첨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 댄 길버트의 연구에 따르면 로또가 주는 행복의 효과는 평균 3개월이라고 한다. 그래도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여도 좋으니 로또 1등에 당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왠지 지금보단 더 행복할 것 같으니 말이다.
오류를 줄이기 위해선 아마도 듣기 좋은 말에만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그것이 확인된 증거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어진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거나 원하는 부분만을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의심하고 감정을 배제한 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확실히 모르는 것보단 아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되게 해주는 『스마트한 생각들』!!
이 책을 만나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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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들기 전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
S. J. 왓슨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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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은 기억 상실증 환자다.
그녀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잠에서 깨어난 후부터 다시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이다.
그러나 여기에 지속성이라든가 연속성은 없다.
잠들면 모든 것이 리셋reset되어 생각했던 것, 겪었던 일들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 심지어 자신도 한순간 모르는 사람, 생소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눈을 뜨면 늘 낯선 오늘만이 있을 뿐.
크리스틴은 그렇게 ‘매일’을 되풀이한다.    

 

기억이 없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이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 사실이 희미해지며 잊어버리게 되는 망각의 세월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재의 자신은 어떤 시절을 겪었든 과거의 집적(集積)된 실재(實在)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크리스틴에게는 상기시킬만한 과거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현재의 자신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렇다 보니 거울에 비친 얼굴조차 자신의 얼굴이 아닌 것 같아 당황스러움과 어색함부터 앞섰으리라 생각한다.
아마도 갑자기 시간을 건너뛰어 다른 시간대에 뚝 떨어진 기분이라면 비슷하지 않을까.
누군가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어도 그건 난감하고 어려운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낯선 방에서 낯선 남자와 눈을 뜨는 것, 처음 본다고 여기는데 그가 자신을 남편 ‘벤’이라 말하니 머릿속은 당혹감과 혼란함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결혼생활은 22년, 크리스틴은 올해 마흔일곱, 그녀가 기억 상실증에 걸린 것은 스물아홉 살 때의 일로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예전에 살던 집에 불이나 많은 사진은 없지만, 일부 사진들이 있는 스크랩북을 건네는 벤.
그는 오늘이 주말이고 결혼기념일이니 외출하자는 말을 덧붙이며 출근을 했다.
가방에서 휴대전화 전화벨이 울린다.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바로 신경 심리과 전문의 닥터 내시의 전화였다. 


 
Part 2는 크리스틴의 일기장 내용을 통해 그녀가 자신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는 벤에게 닥터 내시를 만나 상담을 받는다든가 일기를 쓰고 있다는 것을 비밀로 했다.
날마다 일기를 읽으며 자신의 과거를 염두에 두고 새로운 사항들은 글로 남기기를 반복했는데 아픈 자신을 돌보는 남편에게 사랑을 느끼고 털어놓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신뢰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 떠오르는 단편적인 기억 속에서 퍼즐들이 하나씩 맞추어졌던 것이다.
벤은 크리스틴에게 거짓말을 했다.
둘 사이에 아이가 없다고 했던 것, 그녀가 소설을 쓴 적이 없으며 친구 클레어가 이민을 가서 연락되지 않는다던 그 모든 것들이 거짓말이었다.
이 거짓말들을 알았다고 해서 내용이 마무리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일기의 내용이 ‘오늘’에 가까워질수록 이젠 알고 있다 생각하는 내용도 반전의 반전이 더해져 분위기를 뒤엎을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추리소설, 공포소설과는 또 다른 경악과 소름 끼침을 선사한다.
크리스틴의 흩어진 기억들이 하나로 합쳐질수록 글의 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팽팽한 긴장감마저 느끼게 하는 소설이었다. 처음의 ‘오늘’이 느긋했다면 일기를 다 읽은 후 ‘오늘’은 불안하고 긴박하기만 하다.
잔잔한 것 같지만 강렬한 스토리로 묘한 충격을 줬던 소설.
영화화 예정이라고 하는데 스크린에서는 거짓과 진실 속에서 어떻게 심리를 표현해낼지 무척 기대되는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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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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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16살의 늙은 개 '낭낙이'.
그리고 나이를 먹어도 언제나 꼬마 같은 2살의 고양이 '순대'.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는 웹툰을 엮은 책인데 작가와 함께 살아가는 반려견·반려묘의 서로의 시선이 담겨있다.
어른스러운 낭낙이와 어린아이 같은 순대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왠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퐁당'하고 작은 감동이 일렁이는 기분.
2권의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현재 작가는 작업실 겸 자취방을 구해 이사했다.
낭낙이는 부모님과 지내고 있고 순대는 데리고 나와 함께 생활 중인데, 뾰롱이라는 고양이가 탁묘로 와 있다고 한다.
그래도 집에는 종종 들려 낭낙이를 만나고 온다.


누군가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거리가 멀거나 가까운 것과는 상관없는 것 같다.
마음이 하는 일이니까.
반려동물을 생각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낭낙이나 순대를 대하는 작가의 모습을 볼 때면 참으로 애틋하고 사랑이 가득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음으로, 말로, 행동으로 한가득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작가.
그리고 그녀는 나이가 있어 귀도 잘 안 들리고 앞도 잘 안 보이는 노견 낭낙이를 위해, 각막백반으로 일부 시야가 가려진 순대를 위해 좀 더 아프지 않고 건강할 수 있도록 공부를 하기도 한다.
그런 작가를 보니 왠지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런 것이 정말로 ‘함께’ 살아간다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저 먹이를 주고 귀여워 해주는 것으로 책임을 다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삶을 고민하고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낭낙이와 순대도 자신들을 아끼는 작가의 마음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먹고 싶은 것이든 하고 싶은 것이든 지그시 눈으로 말하는 낭낙이와 야옹 야옹 수다를 좋아하는 순대.
사고도 말썽도 두 배인 순대와 뾰롱이지만 귀여움도 두 배라 감히 혼낼 수 없는 아이들.
세 동물의 다양한 표정과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져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읽다 보면 너무나 행복해지는 책. 모두가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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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 북미 최후의 인디언이 천 년을 넘어 전한 마지막 지혜
위베르 망시옹.스테파니 벨랑제 지음, 권지현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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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TV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세상 곳곳의 원주민들.
현대 문명과 떨어져 자신들만의 언어와 질서로 살아가는 그들을 볼 때면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이 동시에 찾아오곤 했다.
때론 그들의 문화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이치를 되새기고 떠올리게끔 한다.
그럴 때마다 느꼈던 놀라움과 감탄은 여전히 작은 깨달음으로 남아있다.
이 책은 원주민 중에서도 북미 최후의 인디언인 크리족의 삶과 전통, 신앙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작가는 그들의 문화권에서 발생한 풍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지혜를 발견해내자고 말하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들의 사고와 우리의 사고는 다르다.
비슷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니 우리의 잣대로 그들을 평가하고 이해 못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크리족은 자연의 섭리를 따르며 모든 것이 균형이고, 관계이며 조화라고 생각한다.
그들을 집약하여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단어는 바로 ‘존중’의 가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공동체보다는 개인, 서로의 존중보다는 자신을 위한 이익, 이기심이 만연한 물질 만능주의 속에서 살고 있다.
과거는 예전의 것, 지난 것, 오래된 것, 낡은 것으로 판단하고 오로지 미래를 향해 달려간다.
자연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상생하려는 일부 노력도 있지만, 여전히 발전과 개발이 우선이기에 산 하나가 없어지기도 하고 물길이나 갯벌은 메워져 사라지는 일도 있다.
개인 역시도 한정된 자원을 거리낌 없이 쓰며 매일같이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배출해내지 않던가. 
인간끼리도 경쟁이 치열하기에 밟히지 않으려면 먼저 밟고 올라서야 하는 슬픈 현실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돈이나 권력이 인간보다 더 위에 있을 때도 있다는 점이다. 
너무 비관적인 어조였을지 모르겠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는 걸 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 딱 잘라 아니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크리족 사회는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존중한다. 원주민의 관계는 물론 동물, 식물, 심지어 돌이나 물, 바람과 산까지도.
세상 만물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기에 살아있는 생물뿐만 아니라 무생물도 존중하는 것이다.
사냥감도 죽었든 살았든 상관없다. 그들은 동물을 죽이는 일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사냥 뒤 기쁨이나 축하는 자제하고 특정한 의식을 따른다. 
부부는 서로를 동업자이자 파트너로 여긴다. 부모와 아이, 어른과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존중의 교육은 이어지고 있었다.
크리족은 자연의 모든 것들과 교감하고 공유한다. 그리고 거기서 배움을 얻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그들은 인간의 행동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른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주변의 것에 함부로 대하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닐까.

 

이 세상은 점점 빌딩 숲으로 채워지고 있다.
나무 대신 콘크리트와 철근이 땅을 덮고 하늘을 가린다.
왠지 사람의 마음도 그렇게 무기질처럼 변해가는 것 같아 조금은 삭막하다.
더욱이 가족의 해체가 심화되 점점 1인 가족이 늘고 있는 지금, 이 책을 통해 크리족의 지혜를 살펴보니 우리에게도 존중과 조화의 필요가 절실하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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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1 - 세 명의 소녀 고양이달 1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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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를 만나기 위해 고양이달을 찾아 우주를 헤매는 노아.
그리고 무지개 꽃이 피어나는 아리별에서 만나게 된 세 명의 소녀.  
『고양이달』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읽는 한 편의 아름다운 메르헨이다.
작가가 글로 그려내는 세상은 기발하고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색감을 뽐내는,
그야말로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세계였다.
무채색이었던 공간에 무언가 하나씩 알록달록한 따뜻함으로 채워지는 기분.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지 2권이 너무나 궁금한 책인 것 같다.
눈부처.
사실 상대방의 눈을 마주 바라본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노아가 소녀의 눈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그 순간은 바라보는 것 이상의 시간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마치 오랜 시간 서로가 마음을 나누고 그 마음 안에서 함께 한다는 그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우주의 꽃이라 불리는 아리별.
만약 이런 별이 있다면 꼭 가보고 싶을 만큼 작가가 탄생시킨 공간과 캐릭터는 독창적이고 새로웠으며 신선했다.
이곳은 무지개 각각의 색 띠로 이루어져 있고, 저마다 생명이 자라고 있는 별이다.
빨간 튤립족, 주황 오린고, 노란 빛구슬, 초록 나무 가득한 거인산맥, 파란 파도,
남색 지하와 절벽, 그리고 보라색 구슬.
여기에 햇빛, 바람, 시냇물 소리가 합쳐지니 눈 닿는 곳마다 반짝반짝 빛나고 있음을 알 것 같았다.
이처럼 오색 빛깔 찬란한 아리별은 독특한 등장인물들이 더해져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노아를 돌봐주는 기린 부부 링고와 린, 엄지족, 점박이 물고기, 모자마녀, 나무새, 초록여왕, 살아있는 나무와 산 등등.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중심인물이 있으니 바로 아리별의 주인, 머리가 셋 달린 고양이 ‘아리’다.
노랑 눈의 루나, 파랑 눈의 마레, 검정 눈의 모나는 비록 한몸이더라도 성격과 개성은 모두 달랐다.
과연 노아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다음 책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아에게 있어 아리는 무척 소중한 친구겠지만 내게 있어 그보다 더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링고와 린이 아닐까 싶다.
다 함께 하는 식사시간, 맛있는 밥,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 포옹, 대화를 통해 노아에게 가족의 화목함과 정을 알게 해준 존재이기 때문이다.
글을 읽고 있노라면 노아에 대한 순수한 호의, 관심, 배려, 나눔, 아끼고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져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들은 때론 조언자가 되기도 한다. 노아가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어떤 건지 물었을 때 링고는 자신의 감정이 중요하듯 상대방의 감정도 중요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감정은 강요해선 안 된다고 말이다.
 

 

"아무리 많이 사랑해도 덜 좋아하는 것처럼 대할 수 있게 됐지?"
"그게 어른이 된 거라고요?"
노아가 의아하여 물었다. 링고가 말을 이었다.
"내 감정만 중요할 순 없는 거니까. 상대의 감정을 먼저 살피고 자신의
감정을 숨길 줄도, 포장할 줄도 알게 되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떼쓰지
않는 거야. 내가 좋아하는 만큼 상대도 날 좋아해 달라고 말이지. 상대의
마음이 나와 똑같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 부담이나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때, 비로소 어른이 됐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p.371)

 


언젠가는 노아가 소녀를 찾기 위해 아리별을 떠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소녀를 찾는 것은 노아의 꿈이니 말이다.
나 역시도 노아의 사랑을 응원하고 꼭 만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것이 너무 가깝고 급작스런 시일이 아니기를 빌어본다.
링고와 린, 루나, 마레, 모나와 좀 더 함께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겨버린 것이다.
2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기쁘고 즐거운 일이 더 많이 생기길.
1권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그렇게 작은 소망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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