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 북미 최후의 인디언이 천 년을 넘어 전한 마지막 지혜
위베르 망시옹.스테파니 벨랑제 지음, 권지현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가끔 TV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세상 곳곳의 원주민들.
현대 문명과 떨어져 자신들만의 언어와 질서로 살아가는 그들을 볼 때면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이 동시에 찾아오곤 했다.
때론 그들의 문화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이치를 되새기고 떠올리게끔 한다.
그럴 때마다 느꼈던 놀라움과 감탄은 여전히 작은 깨달음으로 남아있다.
이 책은 원주민 중에서도 북미 최후의 인디언인 크리족의 삶과 전통, 신앙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작가는 그들의 문화권에서 발생한 풍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자신을 되찾을 수 있는 지혜를 발견해내자고 말하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들의 사고와 우리의 사고는 다르다.
비슷한 행동을 하더라도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니 우리의 잣대로 그들을 평가하고 이해 못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크리족은 자연의 섭리를 따르며 모든 것이 균형이고, 관계이며 조화라고 생각한다.
그들을 집약하여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단어는 바로 ‘존중’의 가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공동체보다는 개인, 서로의 존중보다는 자신을 위한 이익, 이기심이 만연한 물질 만능주의 속에서 살고 있다.
과거는 예전의 것, 지난 것, 오래된 것, 낡은 것으로 판단하고 오로지 미래를 향해 달려간다.
자연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상생하려는 일부 노력도 있지만, 여전히 발전과 개발이 우선이기에 산 하나가 없어지기도 하고 물길이나 갯벌은 메워져 사라지는 일도 있다.
개인 역시도 한정된 자원을 거리낌 없이 쓰며 매일같이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배출해내지 않던가. 
인간끼리도 경쟁이 치열하기에 밟히지 않으려면 먼저 밟고 올라서야 하는 슬픈 현실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돈이나 권력이 인간보다 더 위에 있을 때도 있다는 점이다. 
너무 비관적인 어조였을지 모르겠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는 걸 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 딱 잘라 아니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크리족 사회는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존중한다. 원주민의 관계는 물론 동물, 식물, 심지어 돌이나 물, 바람과 산까지도.
세상 만물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기에 살아있는 생물뿐만 아니라 무생물도 존중하는 것이다.
사냥감도 죽었든 살았든 상관없다. 그들은 동물을 죽이는 일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사냥 뒤 기쁨이나 축하는 자제하고 특정한 의식을 따른다. 
부부는 서로를 동업자이자 파트너로 여긴다. 부모와 아이, 어른과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존중의 교육은 이어지고 있었다.
크리족은 자연의 모든 것들과 교감하고 공유한다. 그리고 거기서 배움을 얻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그들은 인간의 행동에는 언제나 책임이 따른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주변의 것에 함부로 대하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닐까.

 

이 세상은 점점 빌딩 숲으로 채워지고 있다.
나무 대신 콘크리트와 철근이 땅을 덮고 하늘을 가린다.
왠지 사람의 마음도 그렇게 무기질처럼 변해가는 것 같아 조금은 삭막하다.
더욱이 가족의 해체가 심화되 점점 1인 가족이 늘고 있는 지금, 이 책을 통해 크리족의 지혜를 살펴보니 우리에게도 존중과 조화의 필요가 절실하게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