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양털 구름 사이 얼굴을 내민 반달,
반달빗은 열심히 구름 털들을 빗어내리고
그 자리엔 달빛이 남아 은은하게 빛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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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의 경계가 붉게 물든다.
손톱 가득 봉숭아 꽃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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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는 밤이었다.
저쪽엔 청록색 별,
또 다른 한쪽엔 금별,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은빛을 뽐내는 별.

 


도심의 하늘이라
평소에는 몇 개 보이지도 않던 별들이
오늘따라 두루두루 곳곳에 떠있는 게 아닌가.
하나 둘 개수를 세보다 제법 많은 양에 깜짝 놀랐다.
그 모습은 마치 삼삼오오 모여 이 세상 구경나온 것 같기도 하여
뭐야, 무슨 일 있나?라며 덩달아 주변을 살피게 되는 것이다.

 


밤하늘 어딘가에 재미난 일이라도 벌어졌다든가
이곳 세상처럼 무슨 축제라든가 잔치라든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달은 바쁜 모양인지 참석하지 못했다.
하늘은 온통 별들뿐, 별들만이 반짝거리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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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데구르르르
쿵, 데구르르르
지붕에 떨어진 감이 요란하게 굴러간다.

 


높은 사다리를 걸쳐봐도 도저히 가지에 손이 닿지 않았던 외할아버지 댁 감나무는
가끔 그렇게 감을 떨어뜨리며
우리를 깜짝깜짝 놀라게 했다.

 

 


바람이 불지 않아도
비가 내리지 않아도
하늘에서는 파릇파릇한 감이 이따금 뚝뚝 떨어졌다.
아직 익지도 않은 감을 몇 개 내어주며 인사라도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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