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술 심리학 -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의 기술 만사형통 萬事亨通 시리즈 2
사이토 이사무 지음, 최선임 옮김 / 스카이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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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같은 말이라도, 말하는 장소와 시간, 분위기 등에 따라
사람이 그 말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확연히 달라진다. (p.13)


‘사람의 인상은 말이 지배한다.’는 문구가 그야말로 인상(印象)적으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보이는 모습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직접 대화해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말은 단순히 입 밖으로 내는 소리, 귀로 들려지는 소리가 아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가 하면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담지 못하는 것처럼 말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그만큼 중대하고 때에 따라서는 힘을 가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생각해보면 말이라는 것은 비즈니스 관계, 상사, 친구, 연인 등 상대방이 듣게 하는 행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분을 다루고 있다.
대화가 자신 쪽으로 유리하도록 흐름을 잡는 것은 물론 상대의 마음을 얻는 방법까지!!
일명 ‘최면 언어’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상세히 알려 주는 책이다.


자신을 식당의 요리사라고 생각하자.
손님들에게 만족을 드리기 위해선 재료를 선택하는 것부터 어떻게 조리해서 어떤 순서로 내놓을 것인지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말도 요리와 매한가지다.
단어 선택, 말투, 어조, 말의 순서 등을 고려하면 같은 내용이라도 얼마든지 그 느낌이 달라질 수 있으니 책의 내용을 잘 읽어두면 자신만의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심리와 함께 말하는 방식을 구사하고 있으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화술들이라 마음에 든다.
말하는 게 어렵게 느껴지고 아직 연습이 부족하다면 맞장구와 끄덕임부터 시작하는 건 어떨까.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고 있다는 의미로 조금씩 따라 하며 반응하는 방법도 있으니 이것도 참고해두면 좋을 것 같다.


심리학 용어 중에 '라포르 Rapport'라는 말이 있다. 상대와 자신의 생각이나 흥미,
감정이 일치해 두 사람이 정신적, 심리적으로 연결된 상태, 또는 그런 작용을 의미
한다. (중략) 한 언어 심리학자는 '상대에게 라포르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하
는 말 속에 상대의 말버릇을 삽입하면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설을 이용한
것이 바로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법'이다. (p.87)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하지 않던가.
다양한 기술과 암시도 좋지만, 상대방이 불쾌하지 않도록 선을 지키며 주의해야겠다고 말이다.
그래서 부디 상황, 상대방, 주제에 따라 좀 더 편안하고 물 흐르는 대화가 되기를.
그리고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함정에 빠지지 않으며 서로가 즐거운 대화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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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풍차를 돌려라 - 매달 꼬박꼬박 복리 효과를 누리는
윤승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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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의 자산가, 부동산이나 주식에 성공해 돈방석에 앉은 사람들을 보면 왠지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은 액수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돈을 관리하고 불리는 방법이 궁금했다.
물론 시중에는 수많은 정보가 존재한다.
그러나 재테크 초보자에게 있어 넘쳐나는 정보는 그저 무용지물과 다를 바 없다.
무엇부터 읽고 받아들여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재테크의 기본이자 목돈 만들기의 3단계는 절약, 저축, 투자다.
『예금 풍차를 돌려라』는 이 3단계의 기본 원리에 맞춰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예금 풍차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알려 줄 그런 책이었던 것이다.
제목에서도 언뜻 예상할 수 있지만, 예금 풍차란 것은 다음과 같다.
매달 정기예금을 하나씩 든다. 1년이 지나면 12개의 정기예금이 되는데 만기일이 돌아오면 해지한 예금의 원금과 이자를 다시 신규 예금으로 개설하면서 여유가 있다면 그 금액도 함께 추가하는 방식이다.
예금 풍차는 매달 이자를 받는 기쁨도 있고 복리 효과는 물론 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예금 풍차가 부담스럽다면 적금 풍차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예금풍차 1단계 : 30-30 인터넷 가계부 작성하기!
예금풍차 2단계 : 열두 개의 정기예금으로 예금풍차 시작하기!
예금풍차 3단계 : 100권의 경제경영서 돌파 후 태풍 수익의 기회 잡기!

 


이 책에서는 가상의 인물, 6년 차 은행원 ‘이 대리’가 등장한다.
재테크 고수 ‘장 대리’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예금 풍차라는 것을 알게 되고 ‘최 팀장’으로부터 각 단계로 넘어가는 방법들을 전수받는데 그야말로 재테크를 위한 멘토라 할 수 있다.

 
"나태해질 때마다 의지를 환기시키는 장치를 곳곳에 심어 둬야지. 목돈을
모으는 방법은 다이어트와 똑같아. 다이어트 할 때 날씬한 모델의 비키니
사진을 냉장고 문에 붙여 두고 음식을 자제하는 것처럼, 지갑 속에 미래
에 되고 싶은 모습의 사진을 넣어 두게." (p.75)

 


예금 풍차는 언뜻 보면 쉽게 느껴지지만, 이것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었다.
절약만 해도 그렇다. 무조건 안 쓰고 아끼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곳에는 돈을 쓰되 쓸데없는 데서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아끼기 위해서는 이리저리 꼼꼼하게 따져보고 비교하는 부지런함도 요구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끈기를 가지고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왜 절약을 하는지, 왜 돈을 모으는지 그 목표를 정해놓고 힘들 때마다 떠올려 자신을 다잡을 수 있어야 하겠다.

 


중요한 것은 왜 돈을 모아야 하는지, 저축을 통해 내가 이루고자 하는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를 찾아내는 과
정 중 하나의 수단으로써 예금풍차가 존재할 뿐이었다. 나는 왜 부자가 되려
고 하는가? 돈을 많이 모아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p.179)

 


자신을 ‘이 대리’라고 생각하고 책을 읽어 나가며 함께 예금 풍차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혼자 하기 힘들다면 이 대리에게 자극이 되었던 ‘왕 계장’ 같은 인물이 주변에 어디 없나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3단계가 걱정이라면 마침 저자가 주제별로 분류해둔 추천도서가 있으니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술술 잘 읽히기에 더욱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특히 부록으로 실린 ‘현직 은행원이 알려주는 재테크의 진실’은 그야말로 알짜배기 정보니 몰랐던 사람이라면 꼭 체크해보길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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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정신 의학 에세이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가 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정신 의학에 관한 모든 것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하지현 지음 / 해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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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며 아무 걱정 없을 나이, 그래도 저 때가 좋을 때라며 회상하고는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학교 수업 외에도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각종 학원과 과외로 주말까지 바쁜 청소년들.
성적 걱정, 저마다의 고민으로도 속이 답답한데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신경을 써야 하니 아마도 몸도 마음도 지쳐있을 것이다.
청소년들도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있다.
그러니 ‘누구나 다 그래. 별거 아니야.’라는 말보다는 이해 어린 관심으로 그들의 마음을 읽어 줄 필요가 있다.


흔히들 누군가 심리적인 면이나 행동이 과하면 성격이 문제다, 이상하다고 말하며 더 심하게는 하나의 정신적인 병으로도 여기곤 한다.
그렇다면 정상과 비정상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정신건강의학과적 관점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증상이나 행동을 하는 경우 정상이 아닌 것으로 판정한다.(p.17) 고 한다.
문제는 마음이 병들어도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데 있다.
몸의 병은 놔두면 자연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안에서부터 곪아 더 큰 병이 된다.
이는 마음도 마찬가지다.
물론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방어 기제를 사용한다.
책에서는 다양한 방어 기제를 소개하고 있었는데 부정이나 투사, 유머나 억제뿐만 아니라 합리화 역시 자기 방어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본격적인 것은 3장과 4장이다.
증상 소개와 함께 이런 것들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에 대해 쓰여 있기 때문에 차근차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우선은 스트레스나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것, 게임 중독 같은 것은 심각해지기 전에 절제하고 그것을 다룰 줄 아는 의지력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 외에 자살, 공황 장애, 강박 장애 등은 좀 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니 병원을 찾고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아프면 가장 힘든 것은 본인 자신일 것이다.
그러니 주변에서는 편견과 선입관으로 색안경을 끼고 그 사람을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때 필요한 것은 관심을 표방한 부담스런 참견이 아니라 역지사지의 자세다.   


또한 지금 정상 판정을 받았다고 안심해서도 안 된다. 정도에 따라 정상과
비정상을 나눈다면 정상 범위에 있는 사람들도 때에 따라 비정상에 속할 수
있고, 지금은 비정상의 범주에 속하더라도 상황이 바뀌거나 노력하면 정상
범위로 돌아올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 비정상적인 행동이나 생각을 하더라도
완전히 다르거나 도저히 옆에 둘 수 없거나 이상하고 신기한 사람으로 치부하
고 호기심이나 두려움을 가지고 관찰하지 않아야 한다.(p.195~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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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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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서점에 갔다.
책을 좋아하는 내게 그곳은 그저 나열된 책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설레는 장소였다.
반면 독서에 관심 없는 친구에게는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재미없고 심심하며 별 감흥 없는 공간에 불과하다.
결국, 친구가 이해할 수 없다는 말투로 물었다.
도대체 책은 왜 읽느냐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당시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책을 읽으며 뭔가를 느끼면서도 그것은 한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무엇들’인데 꽤 많은 것이 복잡 미묘하게 섞여 있어서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만약 다시 그런 질문을 받는다면 그땐 조용히 이 책을 권하리라.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이 책은 책 읽기에 관한 여덟 가지 질문을 다루면서 전체적으로는 책을 왜 읽는가,
삶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성찰하고 자각하게끔 이끌어주는 책이다.

 

 

그래서 "책을 왜 읽어요? 라는 질문에 저는 무수히 많은 디테일로 답하고 싶습
니다. 우리의 충동, 능력, 게으름, 타성, 우정, 불안, 고통, 회한, 슬픔, 욕망,
상상력, 기억, 위로, 정체성, 공감, 재탄생, 창조, 이 모든 것에 대해서요.
저는 이러한 디테일을 책을 통해 조금씩 배운 듯합니다. 저는 책을 읽고 한 발
짝씩 나가며 거기서 배운 디테일들로 사람과 세상을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사랑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p.17)

 

 

작가의 글은 왠지 따뜻하고 포근한 빵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문장들이 눈에 닿자마자 마음속으로 사르르 녹는 것 같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냄새와 함께 먹어도 또 먹고 싶고 계속 먹게 되는, 그런 맛있는 빵.
작가는 현실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연을 책 속의 인물들과 스토리에 서로 교차하고 투영시킨다.
그럼으로써 그녀가 발견해낸 의미와 깨달음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방대한 독서량과 깊이가 다른 사고, 그럼에도 글을 편안하게 풀어내는 방식.
나에겐 이 책을 읽는 이 시간이야말로 그녀가 말한 ‘나를 키우는 시간’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제 앞서 말했던 ‘무엇들’에 대한 정리가 한 번쯤은 필요할 것 같다.
자문자답이지만 이것이 바로 내가 책을 읽는 이유이다.
[책을 왜 읽을까?]
읽고 싶으니까.
공부나 일은 누가 시키면 하기 싫은 법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누가 시킨다고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부터 읽고 싶으니까 읽는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단순하게 텍스트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읽고 싶다는 마음 그 이상의 것이 있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와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책을 왜 읽을까?]
질문, 지금의 왜냐는 그 질문처럼 내가 가지고 있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마침표로, 쉼표로 때론 줄임표로 바꿔주니까 책을 읽는다.
물론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답을 찾고 의미를 더해갈 수도 있지만 그것에는 늘 한계가 있다.
친구들끼리는 대개 비슷한 고민이기에 수다와 잡담으로만 끝날 수 있고 가족이라도 다 털어놓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주변 사람을 떠올렸을 때 안 듣느니만 못한 뻔한 말로 대충 때울 가능성이 크다면 차라리 사람보단 책이 낫지 않을까 싶다.
말하고자 하는 본질을 제대로 짚어서 방향성을 제시해줄 사람이 옆에 있다면 물론 사람을 택하겠지만 말이다.
당연히 책에만 전적으로 비중을 두지는 않는다. 때론 책이 더 낫더라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뿐이다.

 

 

책은 단순히 종이 위에 인쇄된 텍스트가 아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간접적이지만 그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그 책을 쓴 사람의 생각, 사고와 만나는 것이다.
성별, 나이, 종교, 국적을 뛰어넘어 다양한 직업, 관점을 가진 사람과 만날 수 있으며 여기엔 시간과 공간의 제약도 없어서 좋다.
그저 언제 어디서든 책을 펼치기만 하면 된다.
책은 재발견의 시간을 선물한다.
나를 재발견하고 다른 사람을 재발견하며 살아가는 현실을 재발견할 수 있게 한다.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로 인해 자신에게서 몰랐던 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다양성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타인의 가치관, 생각, 행동은 나와 다를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며 존중하는 것.
이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자세 중 하나다.

 

 

잠시 한 번 더 작가의 표현을 빌려 ‘나를 키우는 시간’을 언급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 재미, 즐거움, 지식과 지혜, 공감, 위로와 격려, 조언, 심지어 닮고 싶고 배우고 싶다는 새로운 자극까지 얻을 때가 있다.
이 모든 것은 사유(思惟)의 시간을 거쳐 내 안의 나를 성장시킨다.
아직까진 사색의 힘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책 읽기를 해나갈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는 인간에 대해 달리 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보다 인간을 훨씬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추하고 형편
없는 짓도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참으로 끝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그 질문에 충실하고 자기가 얻은 해답과 믿음을 지침으로 삼아 인간
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고 심지어 목숨까지도 바치는
존재란 것을 알게 된 겁니다. 책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겁니다. 지금
당장 내가 사는 세상이 너무 서글프니까요. 지금 당장 내 눈 앞에
보이는 것들이 너무 거대하게 보이니까요. (p.70)

 

 

책은 다른 사람들이 존재함을 보여 줍니다. 눈을 돌리니 정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르게 사는 사람들요.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요. (p.70)

 

 

책은 우리에게 대놓고 무엇을 가르쳐 주는 것도, 위로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책은 자꾸 자신을 만나게 합니다. 돌아보게 합니다.
이 돌아봄의 의미는 큽니다. (중략) 하지만 바로 돌아봄이라는 행위
를 통해 우리는 인간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돌아봄을 통해서 우리의 현재는 책 속의 새 챕터가 됩니다. 우리는
그 새로운 챕터에서 뭔가 새로 시작할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p.100~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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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단상 - 잉여라 쓰고 '나'라고 읽는 인생들에게
문단열 지음 / 살림Biz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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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열’이란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영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도 자연스레 연상된다.
영어든 우리말이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적당한 속도로 분명하게 발음해주는 영어 강사.
물론 듣는 청자에 따라 천천히 반복해주며 언제나 ‘잘했어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의
기운을 가득 보내주시는 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에 이 책 제목을 접했을 때는 영어에 관련한 책이 아닐까 추측했다.
아니면 자전적 에세이라거나 말이다.
그러나 이게 웬걸! 둘 다 아니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짧은 인생 살아보고 살짝 눈치를 챈 단편적인 삶의 낙서’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책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감히 낙서라 부르기 아까운 삶의 지혜들이었다. 
직접 겪어보고 사색해서 얻었을 인생의 깨달음들.
그런 글들을 읽고 있자니 좋은 문장이 너무나 많아서 다른 누군가와도 공감하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긍정적인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물론 처음부터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날마다 기념일>이란 글에선 자신이 외로운 사람이었고 열등감, 불안, 벌컥증, 분노를 한 사람이었노라 밝힌다.
하지만 지금의 아내를 만나며 서서히 변해서 점점 자유인이 되었다고 한다.
결혼 23년 차.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아내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며 하루에 세 번씩 사랑한다고 말해준다고 하셨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니까 말해주는 것도 있지만 말함으로써 계속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닐까.
어쨌든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정말로 아내분을 좋아하시는 마음이 느껴져 진심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그분이 영어 전공자가 아니라는 것에 조금은 놀랐다.
유학 경험도 없고 독학을 하셨다고 하는데 자신은 이것을 <세 가지 축복>이라 칭하고 있었다.
오히려 더 배우려 하고 맘껏 공부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말이다. 

 

남을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닌, 자신을 위해 ‘자유하십시오.’라고 말하는 사람.
변화를 즐기는 것만이 유일한 안정이라며 과거를 바꾸고 싶다면 ‘지금’을 바꾸라고 말하는 사람.
책을 읽는다면 글을 읽을수록 이분의 글솜씨에 더욱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현재위치가 명확하게 나오는 인생의 관광지도는 없을까 생각합니다.
하긴 방법이 있긴 합니다.
내가 떠나온 곳을 정확히 기억하고, 생의 마지막에 가야 할 곳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지요. (p.22, <당신의 현재위치>中에서)

 

 

자연보호는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변화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사람 보호'도 마찬가지,
그 사람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그 사람을 가장 보호해주는 것입니다.(p.98, <사람 보호>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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