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단상 - 잉여라 쓰고 '나'라고 읽는 인생들에게
문단열 지음 / 살림Biz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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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열’이란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영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도 자연스레 연상된다.
영어든 우리말이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적당한 속도로 분명하게 발음해주는 영어 강사.
물론 듣는 청자에 따라 천천히 반복해주며 언제나 ‘잘했어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의
기운을 가득 보내주시는 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에 이 책 제목을 접했을 때는 영어에 관련한 책이 아닐까 추측했다.
아니면 자전적 에세이라거나 말이다.
그러나 이게 웬걸! 둘 다 아니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짧은 인생 살아보고 살짝 눈치를 챈 단편적인 삶의 낙서’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책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감히 낙서라 부르기 아까운 삶의 지혜들이었다. 
직접 겪어보고 사색해서 얻었을 인생의 깨달음들.
그런 글들을 읽고 있자니 좋은 문장이 너무나 많아서 다른 누군가와도 공감하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긍정적인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물론 처음부터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날마다 기념일>이란 글에선 자신이 외로운 사람이었고 열등감, 불안, 벌컥증, 분노를 한 사람이었노라 밝힌다.
하지만 지금의 아내를 만나며 서서히 변해서 점점 자유인이 되었다고 한다.
결혼 23년 차.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아내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며 하루에 세 번씩 사랑한다고 말해준다고 하셨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니까 말해주는 것도 있지만 말함으로써 계속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닐까.
어쨌든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정말로 아내분을 좋아하시는 마음이 느껴져 진심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그분이 영어 전공자가 아니라는 것에 조금은 놀랐다.
유학 경험도 없고 독학을 하셨다고 하는데 자신은 이것을 <세 가지 축복>이라 칭하고 있었다.
오히려 더 배우려 하고 맘껏 공부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말이다. 

 

남을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닌, 자신을 위해 ‘자유하십시오.’라고 말하는 사람.
변화를 즐기는 것만이 유일한 안정이라며 과거를 바꾸고 싶다면 ‘지금’을 바꾸라고 말하는 사람.
책을 읽는다면 글을 읽을수록 이분의 글솜씨에 더욱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현재위치가 명확하게 나오는 인생의 관광지도는 없을까 생각합니다.
하긴 방법이 있긴 합니다.
내가 떠나온 곳을 정확히 기억하고, 생의 마지막에 가야 할 곳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지요. (p.22, <당신의 현재위치>中에서)

 

 

자연보호는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변화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사람 보호'도 마찬가지,
그 사람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그 사람을 가장 보호해주는 것입니다.(p.98, <사람 보호>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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