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스타일 - 지적생활인의 공감 최재천 스타일 1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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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그는 개미와 인도네시아 긴팔원숭이, 까치를 연구하는 동물행동학자이다.
책표지 안쪽에는 ‘앎과 삶이 하나 되는 생활’을 실천하는 지적생활인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그러면 왜 그가 자연과학자이면서 통섭 학자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자신이 읽었던 책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조금 독특하다.
왠지 나도 나만의 생각으로 무언가 제목을 붙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느낌을 종합하여 선택한 단어는 바로 ‘사랑’.
『최재천 스타일(지적생활인의 공감)』에 대한 감상을 내 나름대로 시작한다면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싶다.
사랑
Love
사람뿐만 아니라 식물, 동물 만물에 대해 가져야 마음가짐.
알아야 사랑한다. 사랑하려면 알아야 한다.

 

 

나는 지상의 일체를 보이지 않는 수많은 선을 그으며 분류하고 각각의 다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인간은 "동물계 척추동물문 포유강 영장목 사람과 사람속 사람종"으로 분류를 할 수 있으니 인간은 사람이고 개미는 곤충이라는 식이다.
그러나 작가의 시선대로 세계를 바라보고 그의 생각을 읽고 있노라면, 세상 모든 것들은 벽을 넘나들며 통(通)할 수 있다는 걸 배우게 된다.
왠지 부끄러웠다.
그동안 책을 읽으며 나름 편견에 갇히지 않도록 노력하고, 다양성을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많이 부족함을 깨닫게 되었다.

 


"알면 사랑한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전국을 누비며 늘 가슴 한복판에 크게 써
붙이고 다니는 말이다. 우리네가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시기하고 헐뜯고 사는 것처럼 자연도 충분히 알지 못하면 해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자연을 더 많이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p.53)

 


알아야 한다. 알아야 어떻게 대할지 마음도 달라지고 행동도 달라질 수 있다.
우리도 어찌 보면 수많은 생물 중 하나일 뿐인데 지구에는 인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종종 잊는 듯하다.
흔히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을 스스로 우두머리라 생각하며 최고라 여기는 것은 그 자체가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발상이라고 본다.
아무리 발달한 도시에서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가며 살아간다고 해도 우리는 생태계 일부이지 전체를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어찌해 볼 수 있다고 여긴다면 그건 오만이고 거만 아닐까.

 


자연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다.
우리 주변의 것들은 그들의 삶 속에서 때론 경이로움과 굉장한 능력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꽃은 움직임이 없이 조용해 보이지만 사실 번식을 위해 치밀한 전략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가.
그리고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은 침팬지이지만 인간이 사는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있는 것은 개미 사회라는 것 등등.
알고 나면 그 어느 것 하나 대단하지 않은 것이 없고 감탄스럽지 않은 것이 없는 것 같다.
포용과 다양화, 겸손한 마음가짐과 겸허한 태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기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조만간 주디스 콜의 『떡갈나무 바라보기』를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떡갈나무 바라보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로 하여금 줄기차게
남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고 요구한다. 세상을 살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오해를 저지르는가? 연인들 간의 다툼이나 부부싸움은 대부분
문제를 자기 관점에서만 바라보려 하는 옹졸함에서 출발한다. (p.159)


시간과 공간은 물론 자연의 모든 일은 다 상대적이다(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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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와 런던 미라 살인사건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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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와 런던미라 살인 사건』.
마치 베이커 스트리트 221B에 사는 명탐정 셜록 홈즈와 왓슨이 돌아온 기분이다.
작가 시마다 소지의 문체는 그만큼 전혀 위화감 없이 셜록 홈즈의 61번째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었다.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왓슨의 수기와 나쓰메 소세키의 <런던 비망록>이 만나 눈앞에는 20세기 영국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번에는 또 어떤 사건일까.
책을 펼치니 약간의 설렘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머리가 좀 이상한 남자.
-특이한 남자.
-꺼림칙하고 정신병원에도 다녀온 남자.
-코카인 과다 복용.
-여장을 하기도 하고 권총을 쏘기도 하며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남자 등등.
언뜻 들으면 어떤 사건의 용의자라고 해도 의심스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셜록 홈즈에 대한 이웃들의 평이다.
그럼에도 온갖 범죄나 독특한 사건을 전문으로 연구하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고민을 안고 셜록 홈즈를 찾는다. 나쓰메 역시 그러했다.
영국 유학기간 동안 지낼 하숙집을 전전하던 중 밤마다 자신을 괴롭히는 망령의 소리에 반신반의하면서도 홈즈를 방문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 홀수는 나쓰메의 시점, 짝수는 왓슨의 시점이다.
같은 상황을 겪으면서도 그것을 바라보고 써내려간 분위기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서인지 차례대로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한편 홈즈에게는 동생을 구해달라며 메리 링키라는 여성이 찾아온다.
남편이 죽고 유산을 물려받은 그녀는 어렸을 때 헤어진 동생 킹즐리를 찾아 함께 저택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킹즐리는 자신이 중국인의 저주에 걸렸다며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잘 먹지도 않고 불도 피우지 않으며 사람 만나기를 거부했다.
며칠 후, 홈즈는 킹즐리의 방이 불에 타고 그는 미라로 변해버렸다는 소식을 접한다.
사건은 그야말로 오리무중처럼 느껴진다.
창은 못질이 되어 있어 다른 누군가가 쉽게 드나들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사람이 미라가 되었다는 것 또한 미스테리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킹즐리의 목구멍에서 발견된 종이, 저주를 막는다는 목상, 갑옷과 투구 등.
뭔가 이렇다 할만한 아이디어가 없던 가운데 나쓰메의 스쳐 지나가는 듯한 의견이 빛을 발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우리는 연극 무대를 앞에 둔 관객이 된 것만 같다.
과정과 이유가 궁금하겠지만, 일단은 홈즈가 하자는 대로 따라야 한다.
그것은 왓슨도 나쓰메도 레스트레이드 경감도 마찬가지다.
드디어 막이 오른다. 저기 누군가 나타난다.
범인일지, 아니면 홈즈의 또 다른 함정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조바심이 나겠지만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갖자.
셜록 홈즈가 사건의 경과를 밝혀내 설명해주는 그 ‘짜릿한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나쓰메 역시 여우에 홀린 기분이라며 마술쇼를 본 것 같다 하지 않던가.
프라이어리 로드 미라 사건도 결국 해결했다는 것만 미리 밝힌다.
그래도 사건이 해결된 후 홈즈와 왓슨과의 만남이 짧기만 한 것 같아 뭔가 아쉬웠다.
그나마 후일담이 있어 다행이다. 좀 더 따뜻한 여운을 느낄 수 있어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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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탐탐 오사카 쇼핑 - 오사카, 고베, 나라, 교토 플러스 여행
안혜선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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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탐탐 오사카 쇼핑』
일본에도 다양한 지역이 있지만, 오사카도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이다.
막막한 여행 초보자라면 이 책으로 미리 오사카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주요축제, 음식, 명소, 풍경, 쇼핑, 이색거리, 근교 나들이까지!!
그야말로 앉은 자리에서 두루두루 오사카 곳곳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오사카가 궁금해-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오사카는 넓은 바다를 끼고 있어 교통과
물류의 중심지이자 상업도시로 발전해왔다.(p.18)


우선은 오사카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이어진다.
실제 우리나라도 어떤 도시에 대해 이런 책이 나와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책을 보는 순간 ‘우리나라는 누가 이렇게 안 만들어주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뜬금없지만 이것은 작은 질투이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그 지역이 어떤 곳인지부터 설명하는 작가의 센스에 속으로 작게 감탄하고 말았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왕이면 직접 여행을 다녀온 외국인이 이렇게 정성을 담아 책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작은 질투.
어쨌든 이 책은 작가가 직접 경험했기에 도움이 되는 알짜배기 정보들이 가득하고 진짜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게 하였다.

 

 

 

 

여행 초짜에게는 일정을 짜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더군다나 주변에 뭐가 있는지 잘 모를 경우엔 어디를 가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럴 땐 다양한 추천 코스 중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해도 좋을 것 같다.
작은 사진과 거리, 걸리는 시간이 보기 편하게 도식화되어 있어 이대로만 다녀도 알찬 여행이 되리라 생각한다.

 

 

여행준비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 [패스]가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라고 하니
자신의 일정에 맞는 패스를 준비한다면 좀 더 기분 좋게 여행할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오사카 주유패스는 공중정원 전망대, 헵 파이브 관람차, 미술관 등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교통비도 아끼고 무료로 관람도 하고 일거양득인 셈이다.


우메다 지역에서는 오사카의 랜드마크인 헵 파이브에 가보고 싶다.
캐릭터 매장들도 구경하고 싶고 대관람차에서는 미리 말을 하면 투명 관람차를 탑승할 수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하늘에 둥둥 뜨는 기분이 아닐까 예상해본다.
쇼핑이 목적이라면 남바 시티로 가봐야겠다.
이곳은 물가가 비싼 일본에서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의 저자 역시 8월 세일 기간에 4000엔짜리 셔츠를 80% 할인된 800엔에 샀다고 한다.


일본에서 세일 폭이 가장 큰 기간은 여름과 겨울이다. 이 기간에 쇼핑
여행을 한다면 원하는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가 있는데 세일 폭은
날짜가 뒤로 가면 갈수록 더 커진다. 다시 말해 처음에 20% 했던 물건
이 막바지에 가면 90%까지 간다는 것이다.( p.91)

 


 

오사카 하면 역시 도톤보리의 마라톤 하는 아저씨 간판을 빼놓을 수 없다.
입체적이고 움직이기까지 하는 특이한 간판 때문에 한동안 거리를 구경해도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더군다나 도톤보리 끝자락에는 170년 전통의 재래시장인 쿠로몬 시장이 있다고 하니 맛 좋고 질 좋은 음식을 살 수도 있다.
단, 쿠로몬 시장은 음식점을 제외하고는 5시쯤 문을 닫는다고 하니 일찍 서둘러 타임세일을 노려보는 것도 알뜰한 먹거리 쇼핑의 노하우 되겠다.

 

 

오사카 근교로는 고베, 교토, 나라, 고야산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곳은 교토이다.
이곳은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세계 문화유산이 17곳이나 있다고 한다.
저마다 독특한 건축양식도 신기하고 오랜 시간 잘 보존됐다는 것도 참 대단하다.
그 느낌을 보고 듣고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싶다고 생각한다.


여행. 단어 자체만으로도 사람을 설레고 즐겁게 만든다.
책 한 권으로 오사카와 그 근교까지 신 나고 재미있게 여행한 기분이다.
언젠가 오사카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을 힌트 삼아 나만의 멋진 여행을 할 수 있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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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작은 비밀 -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행복해지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크리스토프 앙드레 외 지음, 이은정 옮김 / 열림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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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걱정과 고민이 끊이지 않는 존재인 것 같다.
그야말로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잘 챙겨야 진정한 건강이라는 걸 종종 느낀다.
가끔은 주변 사람들의 정신적 아픔에 내가 더 힘들 때가 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충분히 공감되면서 마치 내가 겪은 일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럴 때면 늘 궁금했던 것이 있다.
정신과 의사들은 주로 남의 말을 듣는 쪽인데 과연 본인들은 고민이 없는 걸까?
만약 고민이 있다면 잘 다루고 쉽게 컨트롤 해나가는 걸까?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은 『심리학의 작은 비밀』을 읽어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하지만 종종 잊고 있는 사실이 있다.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들도 보통 사람들과 별다를 것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물론이요 개인마다 각종 다양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수줍음, 건강 염려증, 폐소 공포증, 우울, 스트레스, 공황 발작과 광장 공포, 죽음 등.
중요한 포인트는 전문가라 불리는 그들이 어떻게 극복했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점을 다루고 있다.
여러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들이 자신들이 직접 겪었던 문제들을 솔직히 털어놓는다.
그리고 실제로 경험했던 치료법들을 이야기하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조언해준다.
사실 남에게 자신의 약점과 고통을 내보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심리학자들의 이러한 솔직한 고백이 오히려 더 용기 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저 이론에만 치우친 말뿐이 아니라서 더욱 신뢰감이 생겼던 것 같다.


너무 강렬한 감정들은 마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서 문제가
된다. 우리는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과 그 일이 우리 안에 끼치는 감정적인
영향을 혼동한다. (p.127)


우리는 자기 기억의 조종사가 아니다. 기억은 제멋대로 생기고 사라진다. (p.202)


원치 않은 기억, 생각, 감정이 사람들을 괴롭힌다.
회피, 무시로 피해 보려 하지만 이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당사자가 가장 잘 알 것이다.
치료의 시작은 자신의 문제를 마주 보고 인정하는 것부터다.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방법, 직면하는 방법 역시 전문가들의 다양한 조언이 책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으니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
단기간에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전문가들도 언급하지만 극복하기까지 개인의 노력과 반복된 훈련,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여기서 필요한 것은 잘 이겨내고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다.


"당신의 생각들을, 물건을 잘 파는 상인들이라고 상상해보세요. 그들이 파는 물건을
살 때 돈은 누가 내나요? 그리고 만일 당신이 '제일 그럴 듯한' 생각들을 구입하기
보다는 당신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유용할 생각을 구입하고 따르겠다고 결정한다면
어떨까요?" (p.418)


벤자맹 센도르프가 환자 앙트완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다.
여기서 ‘제일 그럴듯한’ 생각이란 ‘지금도, 앞으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와 같은 자신을 옭아매는 생각들이다.
벤자맹 센도르프는 이런 생각 대신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가치관을 세워보도록 권유한다.
자신의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떠올려 보는 것이다.
상인들(생각들)에게 휘둘릴 필요 없이 우리는 그저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돈은 상인들(생각들)이 아니라 우리가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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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김희준 지음 / 생각의힘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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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있어 수많은 선택지, 수많은 답은 오히려 혼란을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
그래서 가끔은 논리와 근거가 명확한, 똑 부러지는 답을 찾고 싶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런 질문도 마찬가지다.
철학적이면서도 종교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질문들.
이도 저도 아니면서 장황하기만 한 설명은 왠지 사양하고 싶다.
그것이 아무리 짧은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근원적인 질문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 책에서는 위의 질문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대답하고 있다.
거시세계와 미시세계를 넘나들며 지구과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는데
조리 있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이해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마치 책이 아니라 배율 높은 렌즈를 가진 망원경 혹은 현미경이 손에 주어진 기분이다.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바라보거나, 눈에 보이지 않던 것을 계속 확대하며 들여다보니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그런 기분!!
막연하게 느껴졌던 것들의 기본 뼈대를 알고 나니 이제는 더 알고 싶을 뿐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에 대한 답은 지구의 역사, 생명체의 시작을 되짚어보다가
빅뱅 우주론까지 다다르게 된다.예전에는 빅뱅을 그저 우주의 시작, 한 점에서의 폭발로만 여겼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의 답이 될 수도 있다니 새삼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주란 곳도 마찬가지다.
나 자신은 그저 티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떠올리면 우주란 곳이 갑자기 거대하고 압도적으로 내리누르는 것 같은 기분인데 하나씩 알게 되면서 좀 더 궁금해졌다.
수많은 과학자들의 이야기, 법칙들이 나오게 된 배경도 재밌고 성운의 거리를 측정하고 우주의 나이, 우주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그리고 계속 팽창하기에 무한하다고 여겼었는데 올베르스의 역설을 보니 우주가 유한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누구인가?’
이에 대한 답은 첫 번째 질문의 답이었던 ‘빅뱅’에서 그 실마리가 이어지지만, 개인적으로
<아레시보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이 메시지는 푸에트리코의 아레시보 전파 천문대에서 별과 별 사이를 헤치고 외계로 보냈다고 해서 아레시보 성간 메시지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진법을 디지털화해서 보내고 있는데 정말 중요한 것들을 잘 함축해서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다시 등장하는 빅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에선 빅뱅이 시작하면서 그 에너지가 어떻게 다른 형태로 바뀌어 왔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물질이란 개념이 등장하면서 원자, 전자, 양성자, 중성자라는 용어도 나오고 생물 생존의 필수적인 단백질, 아미노산 결합, DNA 이중나선 구조, 염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으니 차근차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과학에 전혀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새롭게 기초를 다질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 질문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이다.

 


약 50억 년 후에 수소가 다 고갈되면 주계열성인 태양은 적색 거성으로
바뀐다. 이것은 흔들릴 수 없는 사실이다. 태양이 적색 거성이 되면 100
배 정도까지 커지는데, 그때가 되면 태양 표면이 수성을 넘어서고 지구
표면 온도는 수백 도에 달해서 그 전에 이미 모든 생명은 종말을 맞을 것
이다. (p.224)

 


책에서는 태양 에너지와 지구 환경에 대해 예상과 가능성을 제시하며 우리는 종말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사실이기에 꽤 현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가 남았던 종말이란 단어는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영화에 나오듯 그때쯤이면 새로운 행성에 이주하며 살고 있을지.
예전만 해도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없을 거라 믿었지만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무거운 기체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게 되었고 심지어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만들어내는 단계에까지 왔다.
게다가 드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이 지구 한 곳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행성을 찾지 못한다면 반대로 사람이 살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방법도 연구하면 될 것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내 대답은 이렇다.
우주가 팽창하며 뻗어 가듯 지구에 사는 인류도 우주로 점점 나아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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