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김희준 지음 / 생각의힘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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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있어 수많은 선택지, 수많은 답은 오히려 혼란을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
그래서 가끔은 논리와 근거가 명확한, 똑 부러지는 답을 찾고 싶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런 질문도 마찬가지다.
철학적이면서도 종교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질문들.
이도 저도 아니면서 장황하기만 한 설명은 왠지 사양하고 싶다.
그것이 아무리 짧은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근원적인 질문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 책에서는 위의 질문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대답하고 있다.
거시세계와 미시세계를 넘나들며 지구과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는데
조리 있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이해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마치 책이 아니라 배율 높은 렌즈를 가진 망원경 혹은 현미경이 손에 주어진 기분이다.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바라보거나, 눈에 보이지 않던 것을 계속 확대하며 들여다보니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그런 기분!!
막연하게 느껴졌던 것들의 기본 뼈대를 알고 나니 이제는 더 알고 싶을 뿐이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에 대한 답은 지구의 역사, 생명체의 시작을 되짚어보다가
빅뱅 우주론까지 다다르게 된다.예전에는 빅뱅을 그저 우주의 시작, 한 점에서의 폭발로만 여겼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의 답이 될 수도 있다니 새삼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주란 곳도 마찬가지다.
나 자신은 그저 티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떠올리면 우주란 곳이 갑자기 거대하고 압도적으로 내리누르는 것 같은 기분인데 하나씩 알게 되면서 좀 더 궁금해졌다.
수많은 과학자들의 이야기, 법칙들이 나오게 된 배경도 재밌고 성운의 거리를 측정하고 우주의 나이, 우주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그리고 계속 팽창하기에 무한하다고 여겼었는데 올베르스의 역설을 보니 우주가 유한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누구인가?’
이에 대한 답은 첫 번째 질문의 답이었던 ‘빅뱅’에서 그 실마리가 이어지지만, 개인적으로
<아레시보 메시지>가 기억에 남는다.
이 메시지는 푸에트리코의 아레시보 전파 천문대에서 별과 별 사이를 헤치고 외계로 보냈다고 해서 아레시보 성간 메시지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진법을 디지털화해서 보내고 있는데 정말 중요한 것들을 잘 함축해서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다시 등장하는 빅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에선 빅뱅이 시작하면서 그 에너지가 어떻게 다른 형태로 바뀌어 왔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물질이란 개념이 등장하면서 원자, 전자, 양성자, 중성자라는 용어도 나오고 생물 생존의 필수적인 단백질, 아미노산 결합, DNA 이중나선 구조, 염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으니 차근차근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과학에 전혀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새롭게 기초를 다질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 질문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이다.

 


약 50억 년 후에 수소가 다 고갈되면 주계열성인 태양은 적색 거성으로
바뀐다. 이것은 흔들릴 수 없는 사실이다. 태양이 적색 거성이 되면 100
배 정도까지 커지는데, 그때가 되면 태양 표면이 수성을 넘어서고 지구
표면 온도는 수백 도에 달해서 그 전에 이미 모든 생명은 종말을 맞을 것
이다. (p.224)

 


책에서는 태양 에너지와 지구 환경에 대해 예상과 가능성을 제시하며 우리는 종말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사실이기에 꽤 현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가 남았던 종말이란 단어는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영화에 나오듯 그때쯤이면 새로운 행성에 이주하며 살고 있을지.
예전만 해도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없을 거라 믿었지만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무거운 기체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게 되었고 심지어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만들어내는 단계에까지 왔다.
게다가 드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이 지구 한 곳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행성을 찾지 못한다면 반대로 사람이 살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방법도 연구하면 될 것이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내 대답은 이렇다.
우주가 팽창하며 뻗어 가듯 지구에 사는 인류도 우주로 점점 나아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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