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잘 지내고 있을까?

 

 

문득, 갑자기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지금은 연락이 끊긴 친구일 수도 있고,

한때는 정말 친하게 지냈던 누군가일 수도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연관점 없이 갑자기 이런 생각들이 종종 떠오르고는 한다.

 

 

사실 들려올 답이야 뻔하다(그리고 우리가 반응할 답도 뻔하다).

잘 지내거나

그저 그렇거나

못 지내거나.

 

 

게다가 잘 지낸다는 반응도 무수히 나눌 수 있다.

좋은 일 가득해서 정말로 잘 지내는 경우,

별다른 일이 없는 자체가 잘 지낸다고 판단될 경우,

혹은 무슨 일 있어도 상황 설명하기 싫어서 잘 지낸다고 습관처럼 대답하는 경우.

 

 

그러니까 어쩌면 그 질문은, 정말 잘 지내는지 묻고 싶은 게 아니라

이왕이면 잘 지내주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을 담아서

"잘 지내?" => "그냥 네 생각이 났어."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목소리가 듣고 싶은 그런 느낌말이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언젠가 마주칠 수 있기를 희망하며,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사이에게는 용기를 내어봐야겠다.

단, 힘들게 지내고 있는 사람에게 '잘 지내?'라는 질문은 그 자체로도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

대신, 이렇게 말해봐도 좋으리라.

 

 

"그냥 문득 네 생각이 나더라.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보고 싶다! 우리 조만간 만나서 맛있는 거 먹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와 습도.

지하철을 탔는데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나머지 목적지에 다 왔어도 내리고 싶지 않더라.

계속 타고 싶은 이 마음!

특히 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냥 맨 끝에 있는 종착역까지 가볼까,라고 짧지만 진지하게 1초 고민하는 건 안 비밀.

아직 한 번도 그래본 적은 없지만 내리면서 참 많이 아쉬운 게 사람 마음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꽃과 기하학무늬 자수
다카 도모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손끝이 야무져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을 보면 왠지 대단하면서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자수도 그중 하나다. 꽃이며 동물 등 여러 가지들을 어쩌면 그리도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서 그동안은 이렇게 생각해왔다.
자수는 어려운 것, 복잡한 것, 나와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그러나 『꽃과 기하학무늬 자수』를 펼쳐보니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해보고 싶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마구 샘솟는다.
무엇보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만으로도 여러 가지 모양의 꽃을 수놓을 수 있다는 사실에
무릎을 탁 쳤다. 그래, 이런 방법도 있구나!라면서.
알록달록 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비도 예쁘고 무당벌레도 예쁘지만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이런저런 꽃 모양들을 구경하는 게
가장 좋았다.
예쁘게 수놓기 위한 팁이라든가 스티치 놓는 방법도 자세히 나와 있으며
책 후반부에는 도안들이 가득하니 초보자라 해도 걱정 없을 듯하다. 

 


밋밋하고 단조로운 천이나 소품이 있다면 자수만으로도 환하게 분위기 전환 가능!
무엇보다 한 땀 한 땀 정성이 들어가 있으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질 것 같다.
어느새 자수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면서 자유롭게 상상하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 책.
자수로 자신만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수놓아봐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지음 / 열림원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책은 인간이고, 책에도 운명이 있다고 말하는 정호승 시인.
이 책, 『우리가 어느 별에서』는 2003년 출간된 『위안』의 개정증보판으로,
19년 전 작가의 첫 산문집이 몇 차례 개정판을 거듭하며 다시 나온 산문집이라고 한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일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얼마나 깊이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작가의 문장력에 반해 글 읽는 게 즐거우면서도 줄어드는 글이 아까워 조금씩 아껴가며 읽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랄까.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두지 않거나 그냥 지나치는 것들에 대해서도
작가는 그 나름의 깨달음을 발견해 차분히 글로 풀어내고 있다.
잔잔하고 담백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글. 한동안은 이 여운 속에 머무르게 될 것 같다.
 

 

자연과 꽃에 대한 이야기, 책에 대한 예찬, 그리고 사람 이야기.
특히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 그 일화를 들여다보는 내내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인연에서부터 잠깐의 만남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사람냄새 안 나는 글이 없다.
강원도 탄광 마을에서 만났던 김장순 씨, 인생이 달라질 만큼 형제애를 나눈 정채봉 형,
무슨 일을 하든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 함을 알려주신 성철 스님, 잊히지 않는 외할머니의 사랑 등등...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지만 나도 모르게 왠지 그리워지는 기분이다.

 


"호승아, 지금 네가 받는 고통이 실타래와 같다고 한번 생각해봐라.
다 뭉쳐진 실타래는 더 이상 뭉쳐지지 않고 풀릴 일만 남았다.
그러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참고 기다려라."
30대 초반에 나는 형의 이 말을 듣고 큰 위안을 받았으며,
고통에 대한 인내의 힘을 기를 수 있게 되었다. (p.118)

 


사람으로 태어나서 어떻게 살아가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가를
깨우쳐주신 분이 바로 성철 스님이다.
사진을 찍으려면 천 번을 찍어라.
나는 스님의 이 말씀을 잊은 적이 없다.
시를 쓰려거든 천 번을 써라.
아무리 생각해도 바로 이 말씀이기 때문이다. (p.133)

 


사랑에 관한 글들도 좋았지만 외로움, 고통에 대한 글들도 무척 인상 깊었다.
작가는 외로움도 고통도 우리가 먹고 마시는 밥과 물과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통과 불행 속에서 한생을 살게 마련이라고,
그러니 고통을 이해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말이다.
사실 가능한 한 고통을 피하고 싶고, 두렵고, 겪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긴 하다.
하지만 인생이 어디 그렇게 마음대로 흘러가던가.

 


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피한다고 해도 고통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면 결국 방법은 하나다.
고통을 제대로 마주 보고 극복하기.
당시엔 힘들겠지만 사람은 이겨내고 나면 조금은 단단해지고는 한다.
물론 이겨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너무 힘든 상황에서는 아무런 말도 귀에 들리지도 않으며, 남들이 보기에 어떻든 자신에게는 큰 고통인 것도 있다.
그리고 이겨내고 싶어도 오랫동안 사람을 힘들게 했던 고통은 더 어렵고 더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그래도 일단은 버텨내보자.
아주 조금씩, 천천히, 느리더라도 그렇게...
견딤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조금 더 강해진 우리를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비바람이 몰아칠 때 온몸이 뒤흔들리는 나무의 고통을 보라.
나무도 그런 고통과 시련을 통해 더 튼튼하고 아름다운 나무로 자란다.
한여름의 폭풍을 통해 꽃과 나무와 새들도 삶의 인내를 배우는 것이다. (p.20)

 


폭풍우를 견딜 수 있는 꽃과 나무와 새들만이 살아남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이 한 생을 살면서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만 맞으며 살아갈 수는 없다.
따스한 햇살을 맞기 위해서는 혹한의 추운 겨울이 있어야 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살기 위해서는 뜨거운 폭염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p.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지서임을 알리는 흰색 봉투나 지로용지가 대부분인 우편물들 속에서 

알록달록한 편지봉투 하나가 존재감을 드러낸다. 

프린터로 찍어낸 딱딱한 글씨들 사이로 더욱 빛을 발하는 누군가의 손글씨!

이상하게도 이럴 때는 우편함에서 집 현관문을 향해 걷는 그 순간마저도 너무나 길게만 느껴진다.

얼른 개봉해보고 싶어 이미 손끝은 봉투를 만지작만지작,

누군가의 손편지는 왠지 모르게 사람을 웃게 하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