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배 - 죽음을 초대하는 당신의 식습관
헬스클릭 지음, 박정화 옮김, 황수관 감수 / 북메이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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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병이 생기게 되면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이 든다.
그런데 ‘돈 주고도 못 고치는 21C 죽음의 병’이 있다 알려주는 책이 있다.
무조건 살을 빼야 한다고 일러주는 책이 아닌 대사증후군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건강서!!
왠지 지금 당장 줄자를 들고 허리둘레를 측정해봐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물론 과식을 하거나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하루아침에 큰 병에 걸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서서히 허리에 살이 불어나고 혈압이나 혈당치가 높아지다 보면 질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몸 여기저기가 삐거덕거리기 시작하고 불편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하면 나쁜 증상들이 서로 악영향을 미치다가 결국 심장이나
뇌 같은 부위에 질병이 생기고 마는데, 이것이 바로 '대사증후군'입니다. p18~19.



대사증후군이란 단어만 들으면 선뜻 머릿속에 맴도는 그 느낌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책 표지엔 이미 ‘똥배+스트레스=대사증후군’, ‘생활습관병’이란 말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포인트를 알려주고 있었다.
비만이 되지 않도록 자신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외적인 것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의 위험성이 상승하고 각종 성인병이 쉽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처음엔 약간의 불편함이 누적되다 보면 결국 큰 병을 키우게 된다.
그러니 건강을 잃은 후에 후회하지 말고 미리 예방할 필요성이 있다.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아마 대부분의 사람의 생활은 이러할 것이다.
인스턴트, 가공식품, 술, 염분이 많은 식사,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멀리한 운동,
체력이 떨어지고 그래도 건강을 위한다며 구입한 각종 건강보조식품.
거기에 스트레스까지!!!
그러니 답은 간단하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활습관에 좀 더 신경 쓰면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음식, 움직이는 것, 스트레스를 다루며 각종 질병에 대한 정보를
골고루 알려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몸속의 생리학적, 화학적 과정들을 설명해주고 어떤 식품이 왜 좋은지
자세히 설명해주기에 좀 더 유심히 주의 깊게 살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대사증후군 탈출의 열쇠로 현미, 꽁치, 된장, 김치, 마늘, 고추 등 여러 식품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 ‘콩’이었다.
단백질이 풍부한 것은 알았지만 그 외에도 칼륨, 비타민B군 비타민E, 식이섬유, 레시틴, 리놀렌산이 있어 영양소가 풍부했던 것이다. 이런 콩을 다양한 요리로 접할 수 있게 다양한 레시피도 함께 실려 있어 나중에 활용해 보면 좋을 듯하다.
게으름과 이별하기란 주제부분에는 운동을 다루고 있는데 스트레칭, 걷기 외에도 달리기, 산행, 골프, 삼림욕을 소개하고 있어 자신에 맞는 운동을 찾으면 되겠다.


좀 더 편하게, 먹고 싶은 먹고 즐기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돈 주고도 사지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건강’이다.
자신의 건강은 자신만이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내 안의 게으름을 조금씩 버리는 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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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버스괴담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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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어느 날 밤.
모든 것은 강남역-분당 간을 왕복하던 시외직행버스 2002번 버스에서 시작된다.
《심야버스괴담》을 읽고 나니 이왕이면 그 번호의 버스만큼은 타고 싶지 않았다.
사람 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우연이든 아니든 어느 때 그 지역에서 심야버스를 타야 할
일이 생긴다면?
그런데 지금은 그 2002번 왕복버스가 사라졌다니 다행이란 생각부터 한다.
사실 어떠한 인물들과 함께 탔는지가 문제지 버스 번호는 중요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버스 안에는 기사를 포함해 전부 7명의 사람이 있다.
17년 무사고 경력의 모범 시민 버스 기사,
남자친구에게 실연당한 약국점원 생머리 아가씨 미나,
여자 친구를 집에 바래다주고 집으로 돌아가던 준호,
테니스클럽 부코치와 불륜관계인 아줌마 숙자,  
서양화 전공을 하는 여대생 선미,
명성여고 1학년 학생주임이자 국민윤리를 가르치는 최 주임,
마지막으로 실직상태에 있고 남남으로 지내자는 자식 때문에 술을 잔뜩 마신 남자.
사고는 언제나 순식간에 일어난다.
술에 취한 남자의 소동에 버스에선 실랑이가 벌어졌고 버스 기사는 급정거를 했다.
그리고 순간 남자는 준호, 아줌마, 여대생과 함께 넘어지며 그들의 무게에 압사 당하게 된다.
그렇다. 사람이 죽었다.
누군가 죽은 그 순간부터 공포가 지배고 제대로 된 판단은 불가능하다.
남은 사람들은 죽은 남자를 야산에 버리고 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야산에서 일이 벌어지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여섯이 아니라 다섯이다.
당연히 평소의 생활처럼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다.
사람들의 불안감, 심리 상태가 그대로 글을 통해 전해져 온다.
마지막으로 치달을수록 남은 사람은 다섯에서 하나가 된다.
이젠 마무리가 되었구나 싶은 순간 또 한 번의 반전으로 허를 찌르는 이재익 작가님.
이 분의 상상력은 참 대단하다.


어딘가 찜찜하다.
마지막에 살아남은 인물 때문이 아니라 이런 사고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고도 사고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무섭다.
그리고 사실은 찜찜했던 이유가 바로 사고로 죽은 사람을 두고 어떻게 할까 고민했던 그 사람들 때문임을 깨닫는다. 
조금씩 얽혀있는 원인에서 자신은 결정적이지 않다며 빠지려고 하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신고하게 둘 수도 없으니 함께 야산에 버리기로 결정하게 되어버리는 그 상황!!!
어느 순간 없었던 일로 만들자며 돌변하는 그 마음이 더 잔인하게 느껴졌다.
소설이지만 사실적으로 다가왔던 사건의 발단!
절대 실제로는 경험하고 싶지 않기에 그저 ‘괴담’으로 남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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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라비아 - 힘을 복돋아주는 주문
박광수 글.사진 / 예담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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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보는 지금의 내 사진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막 지나간 찰나의 사진이야.
그러니 부디 내 사진을 보면서는 가장 아름다웠을, 사진의 바로 앞 순간을 상상해줘.
카메라를 바로 꺼내들 수 없었던 그 수많은 아름다운 풍경들과 나날을 말이야.
-앗싸라비아 서문 中에서-



은색의 다양한 문양들이 빛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홀로그램이 이색적이다.
책의 표지는 어딘가 박광수님의 사진을 닮아 있다.
누군가에겐 그저 선들의 규칙적인 얽힘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오색찬란한 반짝임이 될 수도 있는 찰나.
《앗싸라비아》는 박광수님만의 시각이 잘 담겨 있는 사진집이었다.


만약 어딘가 숨어 있는 장엄한 풍경이라든가 바로 그림에서 튀어 나온듯한 절경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조금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다고 감동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특별하다.
그냥 무심코 지나쳤을 풍경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으면 몰랐을 모습들이 박광수님의
글이 더해지자 그 ‘순간’들은 아름다움이 되어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너무 정확하고 세밀하다거나 흔들림 없는 사진만이 좋은 사진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물에 반사된 모습이라거나 때로는 피사체가 흐트러진 것 같은 사진이라도
충분히 마음의 호수는 ‘아!’하고 파문이 널리 퍼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공간은 중요하지 않아.
공간을 채우는 것은 사람들일 뿐.
그 사람들과 그곳에서
사연을 만드는 거지.
사연이 없다면,
마음이 없다면,
그 어느 곳도 내게
아름다운 곳은 없어.
-앗싸라비아 中에서-


기본적으로 사진을 찍을 때에는 맑은 날이 좋고 햇빛이 필요하다 생각했었다.
아니면 하다못해 밝은 빛, 즉 조명이라도.
그러나 이건 나의 한계이자 틀에 박힌 생각이었다.
이 사진집을 보며 더욱 빛의 유무는 상관없음을 깨달았다.
어둠이 내려앉은 하늘은 더욱 웅장하게 보였고
때로는 어두운 곳에서 오히려 더 잘 보이는 것도 있는 법이다.
박광수님의 글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콕콕 박혀온다.
이제 알 것 같다.
왜 아무것도 아닐 것 같던 모습 가득한 그 사진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지.
그 속엔 사연이 있고 마음이 있기에 ‘아름다움’이 녹아 있었나보다.
나도 언젠간 박광수님처럼 나만의 글과 사진을 엮어 ‘아름다움’을 만드는
순간을 꿈꿔보며 힘을 북돋아 주는 주문을 외워본다.《앗싸라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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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1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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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니 환한 웃음 가득한 선재 스님의 모습에 밝고 건강한 기운을 전해 받는 것 같다. 
<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은 조금은 특별하다. 
단순히 자신이 스님이기에 절에서 만드는 음식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본인 자신이 병고를 겪었기에 
몸에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을 경험을 통해 설득력 있게 소개해주시는 것이다. 
간이 약해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먹으면 두드러기로 고생하셨던 스님은 
본인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건강을 되찾고, 또한 지금은 아프지 않더라도 먹는 것에 주의하여 
그 건강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계신다. 


사실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중 하나가 먹을거리가 아니던가.
선재 스님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 중 하나는 식습관이라고 말씀하셨다.
잘못된 예는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었다.
먹기 편하고 금방 조리할 수 있어서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를 자주 사용하고
각종 식품첨가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군것질거리를 찾았던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먹는 것도 즐거움이라며 이왕이면 맛있는 것이 행복이라 여겼었는데
그 이면에는 단맛, 자극적인 맛에 중독되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었다.
선재 스님의 이야기와 요리는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살리는 사찰음식이었다.
수행에 장애가 된다 하여 육류, 술, 오신채(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를 금기음식으로
정해놓은 사찰음식. 그러나 계율을 떠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재료를 대하는 마음부터
다루고 요리하고 먹는데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가르침이 있고 소홀함이 없었다.
 

출가의 길을 걷거나 걷지 않거나, 요리를 하는 사람이거나 하지 않고 먹기만 하는 사람이거나, 
우리가 늘 생각해야 하는 것은 세상 만물이 부처님 이라는 것, 귀한 존재라는 것, 
만나는 모든 이를 부처님처럼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25p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 자세도 마찬가지이다. 
식재료도 부처님이고, 모든 사람이 부처님임을 안다면 음식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부처님을 섬기는 것이다. 
그래서 삼덕(청정, 유연, 여법)을 갖춘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 먹는 사람, 음식 재료 역시 청정하고 유연하며 법다워야 한다. 55p



음식은 물론 제철음식이 좋지만 남에게 좋다고 나에게도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개개인의 체질과 건강상태에 맞게, 계절에 따라 맞는 제철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선재 스님은 그러한 부분을 자세하고 알기 쉽게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셨다.
무엇보다 그러한 재료들이 우리가 늘 먹는 것이고 시장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들이어서
스님이 알려주신 요리법을 직접 만들어보기에도 좋은 것 같다.
정갈하고 깔끔해 보이는 음식 사진은 재료 고유의 색감이 살아 있어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음식에 사용된 재료들이 어디에 좋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설명 되어 있어 바로바로 이해가 되었다. 
적혀있는 조리법 또한 어렵지 않아 쉽게 따라할 수 있기에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큰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책 곳곳에는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정보들이 참 많았다.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떫은맛의 육미. 이 여섯 가지 맛을 체질에 맞게 골고루 먹으면 건강하다고 한다. 
그리고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사찰음식답게 자연에서 어떤 음식 재료들이 각각의 맛을 가지고 있는지 잘 소개되어 있다. 
약이 되는 세 가지 양념(생강, 후추, 소금)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선재 스님께서 겪으신 일화들이 인상 깊었다.
대상포진을 아홉 번이나 걸리셨던 다른 스님께서 고구마튀김을 드시려고 하자 첫 숟가락은 맑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안 된다고 말리셨던 선재 스님.
또 다른 일화로는 성지순례동안 잘 드셨던 수녀님들은 끝으로 갈수록 힘들어 하시고 
가려야 할 음식들이 많아 잘 드시지 못했던 스님들은 오히려 생생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수녀님들이 그 비결이 뭐냐고 묻자 "다만 몸에 좋지 않은 것을 먹지 않았을 뿐입니다."라고 선재 스님은 말씀하셨다. 
밖에서 파는 음식은 화학조미료가 들어가 있을 것이고 과자와 아이스크림, 가공식품은 면역력을 떨어뜨렸던 것이다.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삼소회 회원들과 함께한 성지순례에서도 절감할 수 있었다. 133p


다시 한 번 음식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건강을 위해선 몸에 좋지 않은 화학조미료, 가공식품, 청량음료는 되도록 줄이고
역시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어야 하겠구나 싶다.
그래야 음식의 기운이 그대로 몸과 마음에 전해질 것이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건강!! 이제는 건강한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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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내 마음의 여행 시리즈 1
이유미 글, 송기엽 사진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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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엔 늘 봄을 기다린다.
문제는 봄은 소리 없이 다가오는 계절인지라 언제 왔는지 모르고
지나칠 때도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봄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있다.
언제보아도 사람 마음을 웃게 해주는 것. 바로 '꽃'이다.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꽃이란 햇빛도 공기도 뭔가 달라졌다고 느껴졌을 때,
즉 세상이 어느 정도 따뜻해졌을 때 얼굴을 보여주겠거니 싶었다.
그러나 야생화들은 가만히 땅 속에서 따뜻한 날씨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들 스스로가 나와야 할 시기에 얼굴을 내밀기 위해 부지런하게 움직일 뿐이다.
마치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야생화들이 잠들어 있던 봄의 문을 열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겨울의 추위가 그대로 남아 눈도 여러 번 왔던 3월.
하지만 녹지 않은 눈 사이로 힘껏 고개를 들려는 노루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반짝반짝 보석 같은 눈 사이로 더 빛나 보이는 노루귀.
사진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작가는 봄 숲에서 아름다운 우리 꽃을 만나기 위한 세 가지 방법 중 그 첫 번째는
몸을 낮추는 것이라 알려준다.
물론 키 크고 화사한 야생화도 있겠지만 때론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꽃들도 있기에
정말 그 얼굴들을 자세히 보기 위해선 눈높이를 맞춰주는 게 필요할 것 같다.
그래야 새침한 듯 신비로운 노루귀나 수줍은 듯 얼굴을 분홍빛으로 붉힌 얼레지 등과
인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평소 눈여겨봤으나 이름을 몰랐던 야생화들을 책 속에서 보게 되니 더욱 반갑다.
무엇보다도 자주 볼 수 없는 야생화들을 생생한 그 모습 그대로 사진을 통해
만날 수 있어 너무나 아름답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꽃이면서도 꽃이 아닌 것 같은 귀하고 특별한 꽃 노랑 앉은 부채라든가
하얀 꽃잎 안쪽으로 연둣빛 꽃잎들이 다소곳하게 얼굴을 보여주는 변산바람꽃은
기회가 된다면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
색깔과 그 모양새가 조금씩 다른 다양한 제비꽃들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소개한 ‘제비꽃 집안’이란
표현은 재미있었고, 꽃잎이 활짝 펼쳐진 꽃들과 달리 꽃잎의 모양이 매우 독특한 매발톱꽃은 마침 집에 있는 꽃이기에 더욱 반가웠다. 
5월이 지나면 꽃들은 떨어지고 나무에는 초록 잎들이 무성해진다.
여름으로 갈수록 짙은 푸름이 더해지고 꽃은 보기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책과 함께 하는 야생화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6월은 난초, 7월은 나리꽃들이 그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었고
8월에는 수련과 연꽃 등이 시선을 끌었다.


많은 이가 연꽃과 수련을 혼동하기도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꽃은 땅속에 굵은 뿌리를 밝고 잎은 물 위로 올라와 자라지만,
수련은 잎 뒷면을 물 위에 대고 물 위에 떠있는 듯 자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연꽃이 불교와 연관된 동양의 꽃이라면 수련은 물의 요정으로 등장하는 서양의 꽃이랍니다. 153p


9월에 소개 된 꽃들 중 기억에 남는 꽃은
가끔 시나 문학작품 속에서만 이름을 들어왔던 달맞이꽃이다.
어떤 모습일지 참으로 궁금했는데 이 역시도 책을 통해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다.
달빛을 받아 피어도 참으로 예쁜 노랑을 지닌 꽃.
왠지 소박하고 정다운 이름이 꼭 토착식물일 것 같은데 귀화식물이라니 그것도
새롭게 알게 된 재밌는 사실이었다.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이 책은 일 년 열두 달 야생화의 모습이 잘 담겨 있는 책.
직접 보는 것처럼 각각의 야생화들과 눈 마주침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러니 열심히 앞만 보고 갈 것이 아니라 때론 천천히 나무 틈 사이, 바위 틈 사이로
시선을 머물러 주는 것은 어떨까?
분명 그 자리엔 인사를 건네며 미소 짓게 해줄 꽃들이 우리를 맞이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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