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버스괴담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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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어느 날 밤.
모든 것은 강남역-분당 간을 왕복하던 시외직행버스 2002번 버스에서 시작된다.
《심야버스괴담》을 읽고 나니 이왕이면 그 번호의 버스만큼은 타고 싶지 않았다.
사람 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우연이든 아니든 어느 때 그 지역에서 심야버스를 타야 할
일이 생긴다면?
그런데 지금은 그 2002번 왕복버스가 사라졌다니 다행이란 생각부터 한다.
사실 어떠한 인물들과 함께 탔는지가 문제지 버스 번호는 중요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버스 안에는 기사를 포함해 전부 7명의 사람이 있다.
17년 무사고 경력의 모범 시민 버스 기사,
남자친구에게 실연당한 약국점원 생머리 아가씨 미나,
여자 친구를 집에 바래다주고 집으로 돌아가던 준호,
테니스클럽 부코치와 불륜관계인 아줌마 숙자,  
서양화 전공을 하는 여대생 선미,
명성여고 1학년 학생주임이자 국민윤리를 가르치는 최 주임,
마지막으로 실직상태에 있고 남남으로 지내자는 자식 때문에 술을 잔뜩 마신 남자.
사고는 언제나 순식간에 일어난다.
술에 취한 남자의 소동에 버스에선 실랑이가 벌어졌고 버스 기사는 급정거를 했다.
그리고 순간 남자는 준호, 아줌마, 여대생과 함께 넘어지며 그들의 무게에 압사 당하게 된다.
그렇다. 사람이 죽었다.
누군가 죽은 그 순간부터 공포가 지배고 제대로 된 판단은 불가능하다.
남은 사람들은 죽은 남자를 야산에 버리고 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야산에서 일이 벌어지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여섯이 아니라 다섯이다.
당연히 평소의 생활처럼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다.
사람들의 불안감, 심리 상태가 그대로 글을 통해 전해져 온다.
마지막으로 치달을수록 남은 사람은 다섯에서 하나가 된다.
이젠 마무리가 되었구나 싶은 순간 또 한 번의 반전으로 허를 찌르는 이재익 작가님.
이 분의 상상력은 참 대단하다.


어딘가 찜찜하다.
마지막에 살아남은 인물 때문이 아니라 이런 사고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고도 사고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무섭다.
그리고 사실은 찜찜했던 이유가 바로 사고로 죽은 사람을 두고 어떻게 할까 고민했던 그 사람들 때문임을 깨닫는다. 
조금씩 얽혀있는 원인에서 자신은 결정적이지 않다며 빠지려고 하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신고하게 둘 수도 없으니 함께 야산에 버리기로 결정하게 되어버리는 그 상황!!!
어느 순간 없었던 일로 만들자며 돌변하는 그 마음이 더 잔인하게 느껴졌다.
소설이지만 사실적으로 다가왔던 사건의 발단!
절대 실제로는 경험하고 싶지 않기에 그저 ‘괴담’으로 남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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