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내 마음의 여행 시리즈 1
이유미 글, 송기엽 사진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추운 겨울엔 늘 봄을 기다린다.
문제는 봄은 소리 없이 다가오는 계절인지라 언제 왔는지 모르고
지나칠 때도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런 봄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있다.
언제보아도 사람 마음을 웃게 해주는 것. 바로 '꽃'이다.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꽃이란 햇빛도 공기도 뭔가 달라졌다고 느껴졌을 때,
즉 세상이 어느 정도 따뜻해졌을 때 얼굴을 보여주겠거니 싶었다.
그러나 야생화들은 가만히 땅 속에서 따뜻한 날씨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들 스스로가 나와야 할 시기에 얼굴을 내밀기 위해 부지런하게 움직일 뿐이다.
마치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야생화들이 잠들어 있던 봄의 문을 열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겨울의 추위가 그대로 남아 눈도 여러 번 왔던 3월.
하지만 녹지 않은 눈 사이로 힘껏 고개를 들려는 노루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반짝반짝 보석 같은 눈 사이로 더 빛나 보이는 노루귀.
사진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작가는 봄 숲에서 아름다운 우리 꽃을 만나기 위한 세 가지 방법 중 그 첫 번째는
몸을 낮추는 것이라 알려준다.
물론 키 크고 화사한 야생화도 있겠지만 때론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꽃들도 있기에
정말 그 얼굴들을 자세히 보기 위해선 눈높이를 맞춰주는 게 필요할 것 같다.
그래야 새침한 듯 신비로운 노루귀나 수줍은 듯 얼굴을 분홍빛으로 붉힌 얼레지 등과
인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평소 눈여겨봤으나 이름을 몰랐던 야생화들을 책 속에서 보게 되니 더욱 반갑다.
무엇보다도 자주 볼 수 없는 야생화들을 생생한 그 모습 그대로 사진을 통해
만날 수 있어 너무나 아름답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꽃이면서도 꽃이 아닌 것 같은 귀하고 특별한 꽃 노랑 앉은 부채라든가
하얀 꽃잎 안쪽으로 연둣빛 꽃잎들이 다소곳하게 얼굴을 보여주는 변산바람꽃은
기회가 된다면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
색깔과 그 모양새가 조금씩 다른 다양한 제비꽃들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소개한 ‘제비꽃 집안’이란
표현은 재미있었고, 꽃잎이 활짝 펼쳐진 꽃들과 달리 꽃잎의 모양이 매우 독특한 매발톱꽃은 마침 집에 있는 꽃이기에 더욱 반가웠다. 
5월이 지나면 꽃들은 떨어지고 나무에는 초록 잎들이 무성해진다.
여름으로 갈수록 짙은 푸름이 더해지고 꽃은 보기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책과 함께 하는 야생화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6월은 난초, 7월은 나리꽃들이 그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었고
8월에는 수련과 연꽃 등이 시선을 끌었다.


많은 이가 연꽃과 수련을 혼동하기도 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꽃은 땅속에 굵은 뿌리를 밝고 잎은 물 위로 올라와 자라지만,
수련은 잎 뒷면을 물 위에 대고 물 위에 떠있는 듯 자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연꽃이 불교와 연관된 동양의 꽃이라면 수련은 물의 요정으로 등장하는 서양의 꽃이랍니다. 153p


9월에 소개 된 꽃들 중 기억에 남는 꽃은
가끔 시나 문학작품 속에서만 이름을 들어왔던 달맞이꽃이다.
어떤 모습일지 참으로 궁금했는데 이 역시도 책을 통해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다.
달빛을 받아 피어도 참으로 예쁜 노랑을 지닌 꽃.
왠지 소박하고 정다운 이름이 꼭 토착식물일 것 같은데 귀화식물이라니 그것도
새롭게 알게 된 재밌는 사실이었다.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
이 책은 일 년 열두 달 야생화의 모습이 잘 담겨 있는 책.
직접 보는 것처럼 각각의 야생화들과 눈 마주침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러니 열심히 앞만 보고 갈 것이 아니라 때론 천천히 나무 틈 사이, 바위 틈 사이로
시선을 머물러 주는 것은 어떨까?
분명 그 자리엔 인사를 건네며 미소 짓게 해줄 꽃들이 우리를 맞이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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