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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G1 전략 - 새로운 문명형 국가의 시대가 온다!
장웨이웨이 지음, 이정훈 옮김 / 역사인 / 2015년 7월
평점 :
장웨이웨이는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 출신으로 이후 제네바 대학과 옥스포드 대학 등에서 석박사 및 연구활동을 해왔는데요.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 기간 국제관계와 관련한 연구를 했고 현재는 제네바 국제관계학원 및 제네바 아시아 연구센터 등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약간 특이한 이력이라면 그는 과거에 덩샤오핑의 영어 통역을 맡은 바가 있습니다.
‘중국의 G1 전략’이라는 다소 노골적인 제목의 이 책은 중국 외부에서 꽤 오랫동안 학문적 연구를 해왔던 지식인 조차 ‘중국의 굴기’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잘 알 수가 있었는데요. 일단 서구가 바라보는 오늘날 중국의 경제 발전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굴기를 인권과 사회주의 독재라는 미명으로 본질을 의심하고 있다고 작정하고 밝히고, 일찍이 조슈아 쿠퍼 레이모가 처음 주장한 ‘베이징 컨센서스’를 여기에 빗대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서구는 그동안 ‘워싱턴 컨센서스’로 해석되는 신자유주의적 모델이 기본이 되고 앞선 베이징 모델은 일종의 정치적 문제를 안고 있는 한계 모델에 불과하다는 식의 인식을 펼쳐왔다고 저자는 보는 듯합니다. 여기에다 세계의 민주주의화는 실패했으며, 특히 필리핀과 인도를 비롯한 ‘저열한 민주주의’에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중국은 인민의 경제적 풍요와 국가 경제 발전을 수행했으며, 이런 측면에서 민주와 독재의 비교가 아니라 선정과 악정의 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선 저는 저자인 장웨이웨이의 여러 정치경제적 상황에 대한 언급들 대부분에 동의하기 힘들었습니다. 우선 중국 내부의 가장 파급적인 문제인 도농간의 격차 및 빈부 격차, 권력층의 부패 문제 등은 서구에서 말하는 인권과 중국 인민들의 민주주의 열망의 억압 문제와 같은 것보다 중국 내부의 심각한 불안 요소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중국 공산당의 독재 정치의 정당성과 관련된 매우 중대한 문제로, 저자인 장웨이웨이 역시 이 부분을 시급히 해결해야 되는 과제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물론 저자는 이들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해결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지만 이것은 그리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정치사회적인 모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센카쿠/댜오위다오에 조업하다 일본 당국에 억류된 사건과 관련해서 중국 공산당이 매우 다분하게 ‘민족주의적 해결’과 같은 손쉬운 방법으로 나아가려는 자동 욕구를 갖고 있으며 ‘내부 모순에 민족주의적 관심 유도 및 해결’은 앞으로도 매번 거리낌없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정치와 관련된 문제에서도 장웨이웨이는 세계의 많은 민주주의화를 도입한 국가들이 실제적으로 ‘실패 모델’이라고 주장하며, 중국 인민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에 의한 영도가 얼마나 훌륭한 발전을 이뤄냈는지에 대해 밝히고 있는데요. 일전에 호주의 중국 전문가 휴 화이트는 ‘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수용소가 존재하며’ 이것의 진위 여부 뿐만 아니라 사실상 공개된 인터넷에 대한 전면적인 통제와 여론 통제, 인민의 알권리에 대한 선별 조치 등은 이것이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상황이 아니면서도 ‘사회주의 독재체제’에 대한 정당성을 경제 발전을 수시로 전용하는 것은 중국의 지식인들이 자주 허용하는 잣대이기도 합니다. 만약 인간의 여러 기본권을 존중하지 않고 오로지 경제 발전과 경제적 풍요만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 것은 본질적으로 어느 정치 체제나 지양해야 하는 것이며, 많은 개인들이 스스로 경제적 풍요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고 그것을 욕망의 발현으로 가질 수 있지만 전 사회가 오로지 그것에만 배타적으로 중시하고 시민들이 모두 그런식으로 삶의 가치와 목적을 추구하는 것은 굳이 이상주의적 관점을 내새우지 않더라도 현실적으로 사회가 가치 모순적인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즉, 경제적 이기심을 시민들이 최대한으로 배타적으로 추구하려 한다면 비로소 정치와 법이 그것을 조절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이기심의 제어 장치가 없는 사회는 인간이 추구할 바가 아니며, 민주주의 정치가 바로 온전하게 가능하게 되고 정치와 경제가 조화롭게 발전되는 것이 마땅히 필요합니다. 물론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여러 과제들을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삼권분립이 헌법내에서 명목 뿐만 아니라 각각의 권력이 서로를 견제하고 균형있게 위치해야 되지만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금권 정치’와 기득권의 강화, 선거제도의 한계 등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 제도가 사회주의 독재보다 미흡하거나 모순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제도와 시민의 의식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그래도 해결 가능한 측면이 있는 건 확실합니다.
이를테면 저는 열렬한 민주주의자로서 국민들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티벳과 같은 역사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고 (티벳이 2차대전 이후 어떻게 중국군에 의해 점령당했는지에 대해) 최근까지도 인민해방군 출신들이 사법부에 한자리를 차지하는 등의 편의주의적인 권력 지향을 갖고 았는 국가가 경제 발전으로 인한 굴기에 나서는 것은 그 경제 발전 토대 자체도 기본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국제 경제 체제가 만든 토양 안에서 이룩한 것인데도 지금도 중국 당국은 서구 유럽과 미국이 만든 국제 체제를 자신들이 제대로 관여하지 않은 이유로 여러 부분에서 이를 자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소위 대국의 모습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와 관련된 언급도 다수 나오는데요. 아시아의 정치 체제에서 싱가포르만 성공한 정치라 평가하며 한국과 대만 역시 극심한 정치 사회적 갈등을 예로 들며 다소 왜곡하고 2007년 뉴욕 발 세계 금융 위기에서 한국이 성공적으로 벗어난 것은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 때문이라고 보는데요. 사실 한미, 한일 간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당시 세계적 금융 위기에서 한국의 경제가 안정화가 된 것인데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현상을 분석하는 것은 오늘날의 중국인들이 갖고 있는 기본 인식이 아닌가 그런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중간에 저자와 오늘날 존경받는 정치학자 로버트 달 교수와의 일화가 소개되어 있는데요. 달 교수와 민주제도와 관련된 문답에 대한 일화인데요. 뒤이어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와의 대담집도 수록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가히 읽어볼 만한 글이었습니다. 장황하게 리뷰글을 쓰다 보니 제가 여태 작성한 리뷰 중에 가장 쓴소리름 많이 하지 않았나 싶군요. 이 책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중국인들이 제대로 오픈된 다방면의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지 못한채 일단 독재를 최선이라고 여겨 반대급부로 생활에서의 경제적 향상을 당국이 실현 가치로서 제공하고 그렇게 중국 사회가 그런식으로 고도화되면 이것의 형태가 하나의 우민화가 아닐까 판단해봅니다. 다만 민주주의는 포퓰리즘의 악영향이 미치기도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의 역량이 교육을 비롯한 지식의 습득, 성찰 및 정치적 판단의 실제화 등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고 숱한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헨리 키신저는 정치와 경제의 다른 해법의 중국이 굴기에 나서고 과거 동아시아에서의 지위 획득을 추구한다면 굳이 미국이 앞장서 중국을 냉전 시기의 구소련처럼 봉쇄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봤습니다만 동아시아를 비롯한 다수의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동맹이거나 그것에 준하는 국가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의 굴기가 몰이해적으로 혹은 배타적으로 민족주의의 우선으로 나타날 경우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서라도 중국 봉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국제 체제를 정비하여 중국이 이러한 시스템을 따르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2023년 이후 시진핑 주석의 장기 집권화와 더불어 미래 중국이 어떻게 될지 한번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