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으로부터의 해방 - 탈성장 사회로 가는 길
니코 페히 지음, 고정희 옮김 / 나무도시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독일 북부 니더작센 주의 공립대학인 올덴부르크 대학의 생산과 환경학과 교수이자 독일 생태경제학회 회장 및 국제금융관세연대의 자문을 맡고 있는 니코 페히의 중점적인 탈성장 경제론을 담은 글을 일독했습니다. 원제는 ‘Befreiung vom Uberfluss’ 이며, 2012년 독일에서 출간된 것입니다. 번역은 고정희씨가 맡았습니다.

이 글의 전체적인 요점은 무분별한 소비에 대한 개인들의 절제와 성장 지상주의와 같은 대량의 에너지 투입과 환경파괴가 필연적으로 비롯되는 비타협적인 경제 논리에 대한 재검토라고 볼 수 있는데요. 에너지 집약적 라이프스타일을 재고하고 ‘지루하거나 힘겨운 삶의 대안’으로 소비와 여행 등과 같은 환경 파괴가 초래되는 일종의 위안 대체제를 멀리하고 자기 스스로의 내면에 행복을 먼저 찾는 것 등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여기서 언급된 여행은 항공 수송이 이산화탄소의 배출과 석유 자원의 소모를 동반하고 비행기와 같은 항공 운송 수단의 기술 발전이 ‘지구촌’이라는 글로벌화를 가져 왔지만 반대로 지구 환경에는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 일으켰다고 의미 확장이 되고 있는데요. 물론 대체로 저자의 논리가 옳습니다.

다만 약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신자유주의자와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모두 발전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사람의 노동으로 창출해 낸 소득의 공평한 분배에 대해서만 싸우고 있다”라고 언급한 것이 다소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신자유주의화를 일단 차치하고, 인간이 자본에 대한 개념을 받아들이면서 노동의 원칙과 이를통해사회의 재구성이 이뤄졌습니다. 개인들의 노동력 제공이 자신들의 삶과 가족 구성원을 부양하는 시스템으로 따로 대안을 만들 수 없을 정도로 오래 진행되어 와서 기본적인 민주주의 사회에 항상 이 개인들이 제공하는 노동력에 대한 본질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어왔습니다. 자본과 금융이 날로 고도화되어 그만큼 빈부의 격차가 심각해졌고 민주주의를 채택하는 각국의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적인 평등의 요건에서 소득의 문제는 쉽게 넘어갈 것은 아닙니다. ‘공평한 분배’에 힘쓰는 것이 불편하다면 어떤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소득의 격차가 계급의 격차와 다를바 없는 상황에서 이것을 해결하지 않는다는 것은 학자의 양심과 관련된 문제가 아닐까요. 저자도 자기 입으로 한 말은 아니겠지만, “독일과 같은 부강한 나라가 부채와 부채 국가를 모른척 하는 것은 반사회적이다’ 라고 글에 인용한 것처럼 말이죠.

물론 동의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지구 환경 문제와 관련하여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해 이미 대기중의 농도가 400 ppm을 넘어선 이 시기에 이 부분은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데요. 결국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의 매커니즘은 지속적인 환경 파괴와 에너지 소모를 동반했고 자본주의의 전체적인 체제에서 앞으로 후세와 현재의 세대를 위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있어야 합니다. 바로 ‘에너지 노예’와 같은 언급이 이런 취지일 것입니다. 다만, 글에서는 따로 나오지는 않지만, 앞으로 중국인들과 인도인들이 자국의 경제 발전과 더불어 북미와 유럽 수준의 소비 생활에 더욱더 가까워지고 있어 앞으로 이 지구가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는지는 매우 불확실합니다. 이대로 쭉 계속 간다면 말이죠.

그리고 개인들의 삶의 만족감이란 “인간관계 및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소속감, 능력을 인정 받는 것, 자기 구현, 건강, 안전 및 온전한 환경 등에 근거한다”고 저자가 인정했듯이 이제 유일한 사회경제체제로서 자본주의가 이식된 오늘날의 현대 사회에서 기존의 것을 백안시 하고는 달성하기 힘든 것이 각자의 삶에서의 만족입니다. 기본적인 절제만으로는 복잡한 인간의 욕구를 제한하는 등의 가능성을 온전히 설명하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개인의 노력 뿐만 아니라 사회의 재구성도 필요한 것인데 해결해야 되는 부분은 한두가지가 아닌 실정이죠.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좀 더 성장이 요구되는 국가들도 아직 산재해 있고, 다시 자연친화적이고 탈에너지주의의 성장의 반대편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또 얼마간의 조정 기간과 타협의 시간 등이 아주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과도한 소비를 위한 과대 생산에 이미 물들어여 있는 우리가 극복해야 되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만 지구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화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될 것들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처럼 선택의 중요도가 먼저 동반되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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