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와 마음’, ‘미술관으로 간 붓다’의 저자이신 명법 스님의 페북 글을 읽었다. 많은 생각을 하며 한 구절 한 구절을 음미하며 읽었다.
많은 생각을 한 만큼 많은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나에게 참고점이 되는 것들에 대해서만 말하고 싶다.
대단히 힘들고 어려운 스케줄에 ‘어떻게든 6월만 넘기자‘란 생각을 하셨다는 글, “여기저기서 실패했던 경력들이 이 소임에 필요한 경험들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하신 말씀, ”평생을 두고 하실 일”이란 말씀 등이다.
지난 나의 2017년 6월은 네 권으로 책을 역대급으로 가장 적게 읽고 리뷰를 쓴 달이었다.
내 처지가 식음을 폐하고 엎드려 있는 상처 입은 짐승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책없는 무인도에 갇힌 사람 같기도 했고.
책에 의지해 겨우 바보를 면하는 나에게 책은 말할 필요조차 없이 중요한 것이다.
일이 바빠서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서였으니 겹으로 아팠다.
이동순 시인의 ‘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는 시집 제목이 나에게 들어맞는 상황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궁즉통이라고 어제 드디어 마음만 먹고 있던 요법을 시행했다. 결과는 그렇게 생각을 해서는 아니고 정말 드라마틱하게 통증과 현기증이 가벼워졌다.
결과론이지만 그간 내 선택은 허수경 시인의 시어처럼 ˝각각 따로˝인 ˝치병과 환후˝였다고 말할 만하다.
무엇보다 희망스러운 것은 호전된 퀄리티가 지속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엇으로 인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조심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호사다마(好事多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각설(却說)하고 스님께서 하신 “여기저기서 실패했던 경력들”이란 글에서 얻은 위로와 함께 내게는 너무 큰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면 된다는 깨달음으로 인한 위로와 천혜(天惠)의 선물인 약(藥)으로 인한 실제의 무엇.
그런가 하면 평생을 두고 할 일이란 말씀으로부터 나는 내 이상(理想)을 발견한 마음에 자신감까지 얻었다.
물론 어제의 호사(好事)들이 단발성으로 끝나더라도 다시 도전하고 모색하고 다시 희망할 것이다.
7월은 밀린 책들이 나를 부르는 첫 달이 될 것이다. 스님께 감사드리고 천혜의 선물에 대해서는 놀라움의 인사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