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과 관련해 특별히 관련 있는 단어가 옥(玉)이란 글자가 아닐까 싶다. 홍문관(弘文館)의 별칭인 옥당(玉堂)의 옥, 옥새(玉璽)의 옥이 모두 창덕궁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옥당은 궐내각사(闕內各司)에 속하는 곳인데 특별히 창덕궁의 궐내각사만 복원이 되었다.(2013년 출간 이향우 지음 ‘궁궐로 떠나는 힐링 여행 창덕궁’ 49 페이지)
궐내각사는 궁에 들어와서 업무를 보던 관리들의 작은 관청을 말한다.
신문 기사(2015년 12월 14일 세계일보 ‘경복궁 복원규모 줄이고 사업기간 연장’)를 보니 이런 구절이 있다.
“궁궐 내 정치·행정관청이 밀집했던 궐내각사 영역 건물 복원은 3단계(2026∼2034년, 궁중통치권역)로 정해졌다. 지금은 경회루를 등지고 광화문을 바라봤을 때 별다른 건물 없이 잔디밭이 펼쳐져 있는 지역이다. 왕명을 출납하던 승정원 등의 건물이 복원될 예정이다.”
지난 6월 7일 창덕궁 수업에서 순정효황후에 대해 들었다.
1910년 한일합방 직전 열린 어전 회의(창덕궁 대조전)에서 순종이 조약에 날인할 것을 강요받은 급박한 순간 병풍 속에서 나온 순정효황후 윤씨(순종의 황후)가 안타까운 마음에 치마 속에 옥새를 감추었다는 내용이다.
최근 한 신문이 이 사실을 전하며 옥새(玉璽)와 옥쇄(玉碎)란 말을 함께 썼다. ˝치마 속에 옥새를 숨긴˝이란 말과 ˝옥쇄와 함께 나라를 빼앗겼습니다.˝란 말이 함께 쓰인 것이다.
그런데 옥쇄는 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진다는 뜻으로 크고 올바른 일을 위해 명예를 지키며 깨끗이 죽는 것을 비유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이런 언어 사용은 앞에서 언급한 ‘궁궐로 떠나는 힐링 여행 창덕궁’에서도 보인다.
“며칠을 차마 사위(嗣位)할 수 없다고 사양하다가 성복(成服)일에 이르러서야 막차(幕次)에서 면복(冕服)으로 갈아입은 왕세자가 빈전에서 무릎을 꿇고 옥쇄를 받습니다.”(85, 86 페이지)
잘 쓴 책인데 사소하겠지만 잘못은 잘못이다. 묘하게도 창덕궁을 설명하는 두 매체(신문과 책)가 오류를 범한 것이다. 옥새와 관련해 다른 궁궐도 이야기거리가 있는지 찾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