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 -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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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을 읽기로 했습니다. 무려 전질이 무려 15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인데다가 전통역사서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랫동안 읽기를 망설여왔습니다. 아내가 소장하던 것을 이번에 사무실 도서로 내놓기로 했기 때문에 읽기로 한 것입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소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단편적으로 로마 역사를 공부하기도 했지만, 통사적 접근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저자는 독자 여러분께라는 글에서 지성, 체력, 기술력, 경제력 등의 관점에서 보면 여타 민족보다 나을 게 없는 로마인들이 대제국을 건설하여 광대한 영역을 그토록 오랫동안 경영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기 위하여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왜 로마인만이 그럴 수 있었는가를 짐작해보기 위한 글쓰기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역사를 사건 중심으로 기록하기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기록하게 된 셈입니다.


작가에 따르면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제목을 단 <로마인 이야기1>에서는 로마의 건국부터 시작하여 제2차 포에니 전쟁 직전까지의 500년을 다루었다고 합니다. 로마와 카르타고가 맞붙은 포에니전쟁이 기원전 264년부터 146년까지 벌어졌으니 대체적으로 로마는 기원전 8세기 중반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로마인들은 트로이가 그리스와의 전쟁에서 패하여 함락될 때 탈출한 아이네이아스가 로마 근처의 해안에 정착하였고, 로물루스는 아이네이아스의 후손이라고 믿어왔다고 합니다.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한 것이 기원전 753년이라고 합니다.


작가는 일리아드에서 인용한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여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하기에 이르는 과정을 간략하게 요약합니다. 그리고 로물루스의 로마 건국에 즈음하여 이탈리아의 상황을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로물루스의 로마건국은 전해온 이야기일 뿐 근거가 분명한 것은 아니어서 작가 역시 “~ 것이다라는 식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어떻든 로물루스가 건국한 로마왕국은 기원전 6세시 말로 종말을 맞고 공화정으로 전환되었습니다. 대체로 왕국은 왕가의 가계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인데 로마왕국은 그렇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로물루스가 라틴민족을 이끌고 에트루리아민족들과 경합을 벌인 끝에 로마왕국을 건국하였지만, 왕국에 끌어들인 에트루리아 사람들 가운데 로마를 지배한 왕이 배출되기도 했던 것을 보면 이미 공화정으로 이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왕국시기에는 왕이 종신제 였던 것이 공화정에서는 민회에서 선출된 두 명이 집정관의 임기가 1년에 불과하였다고 하니 정책의 영속성이 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루키우스 유니우스 브루투스의 주도로 공화정이 탄생한 뒤로 그리스에 시찰단을 파견하게 되었는데, 작가는 이 시점에서 기원전 5세기 무렵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문명의 변천사를 살펴보았습니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의 유혹에 끌려 트로이로 건너간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를 되찾기 위하여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이 연합하여 일으킨 전쟁이 트로이전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실상은 그리스인이 무력에 의지하여 트로이의 부를 빼앗으려 일으킨 전쟁이라는 것이 진상과 가까운 역사적 사실을 것이라고 작가는 추정합니다. 이어서 기원전 390년에 켈트족의 침입으로 시련을 겪고 난 뒤에 로마는 본격적으로 지배구조를 개혁하여 장기간에 걸친 번영의 토대를 닦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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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 아닌 다른 삶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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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으로 진단받은 뒤에 투병과정을 다양한 시각에서 적은 프랑스 철학자 뤼방 오지앙 박사가 <나의 길고 아픈 밤>에서 인용한 <나 아닌 다른 삶>을 읽었습니다. 프랑스 작가 임마뉘엘 카레르가 직접 직접 목격한 두 사람의 쥘리에트의 죽음을 두고 주변인물들의 반응을 적은 기록문학입니다.


이야기의 전반부는 20041226일 작가가 스리랑카를 여행하면서 만난 델핀-제롬 부부의 4살짜리 딸 쥘리에트의 죽음을 다루었습니다. 여자아이는 그날 그곳을 덮친 전대미문의 지진해일에 휩쓸려 죽음을 맞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주검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쥘리에트의 죽음을 두고 부모를 비롯한 주변인물들이 보여준 모습을 적었는데, 이분들의 심정을 물어서 기록했다기보다는 지켜보면서 느낀 바를 적었다고 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쥘리에트의 죽음은 또 다른 방식의 기록문학입니다. 스리랑카의 여행이 계기가 되어 삶을 함께 하게 된 엘렌의 여동생이 두 사람이 파리로 돌아온 뒤 얼마 되지 않아 죽음을 맞았습니다. 어렸을 때 악성 림프종을 앓고서 다리를 절단한 엘렌은 유방암이 생겨 폐로 전이되면서 죽음을 맞은 것입니다. 작가가 쥘리에트의 죽음을 기록하게 된 것은 프랑스 남부에 있는 소도시 비엔 소법원에 근무하던 쥘리에트의 영적 동지 에티엔의 간곡한 부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쥘리에트를, 나는 예전엔 몰랐고, 그 슬픔은 내 슬픔도 아니기 때문에, 나는 전혀 이 얘기를 글로 쓸 입장이 아니에요.”라고 조심스럽게 거절의 의사를 밝힌 작가에게 에티엔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글을 쓸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나도, 어떤 측면에서는 당신과 같은 입장이에요. 그녀의 병이지 내 병이 아니었으니까. 나는 그녀의 앞에, 그녀의 옆에 있었지, 그녀의 자리에 있지는 않았으니까요.(331)”라면서 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어린 쥘리에트은 순식간에 닥친 지진해일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이기 때문에 죽은 이의 이야기를 담아낼 도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젊은 여성 쥘리에트판사의 경우는 암으로 진단된 뒤에 죽음을 맞기까지 어느 정도는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죽음을 맞는 쥘리에트의 생각, 그리고 남편을 비롯하여 동료인 에티엔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이 어떻 모습을 보였는지 면담을 통하여 들은 이야기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할 때 암환자를 치료하시던 종양내과 교수님은 심뇌혈관 질환이 생기거나 사고로 인하여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기보다는 차라리 암으로 죽는 편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죽음을 맞아야 하는 이유도, 언제쯤 죽을 것이라고 예상도 할 수 있고, 그래서 죽기 전에 주변을 정리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사실은 쥘리에트 뿐 아니라 에티엔 역시 젊은 시절 암으로 다리를 잘라내야 했던 바가 있어서 암과의 투병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쥘리에트와 에티엔의 두 사례가 된 셈입니다. 다만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은 쥘리에트를 중심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금년 초에 전립선암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고 지금은 추적관찰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암에 대하여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쥘리에트가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평범하고 소박했던 자신의 삶은 성공한 삶이었다고 얘기했다고 했다.”는 대목을 읽으면서 과연 나의 삶은 어땠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당장 답이 떠오르지는 않습니다만 앞으로 진지하게 생각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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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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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힌 거인>으로 처음 만났던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을 읽었습니다. 그의 작품으로는 다섯 번째입니다. 앞서 읽었던 <나를 보내지 마>에서 인간의 장기이식을 위해 복제된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가 충격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클라라와 태양> 역시 또 다른 의미에서의 충격이었습니다.


최근에 AI의 존재에 관하여 다양한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로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인간의 위협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뒤섞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클라라와 태양>은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축에 해당될 듯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클라라는 공학적으로 제작된 인조친구(Artificial Friend, AF)입니다. 제품마다 개성이 다르다고 합니다. 클라라의 경우는 주위에서 보는 것들을 전부 흡수하고 합치는 능력이 대단합니다. 공학적 제품은 구매자의 선택에 따라 거취가 결정됩니다만, 클라라의 경우 매대에 전시되어 있는 과정에서 눈을 맞춘 조시가 구매해줄 기회를 얻기 위하여 구매자의 선택을 회피하기도 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인조친구를 가지는 것이 유행인 미래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인조친구의 역할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조시의 집으로 가게 된 클라라는 조시가 처한 상황을 조금씩 파악해갑니다. 부모가 이혼하고 어머니와 함께 사는 조시는 가정부 멜라니아에 클라라가 합류하여 살기 시작합니다. 겉으로 보아 평범한 가정으로 보이지만 사실 조시의 건강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납니다. 언니 샐이 건강문제로 죽었기 때문에 어머니는 조시마저 언니처럼 죽음을 맞을까 우려하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클라라를 구매한 이유는 조시가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클라라가 조시의 대역이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초상화 작업을 한다면서 조시의 특성을 추출하여 클라라에게 입히려는 시도가 행해지기도 합니다. 클라라는 친구로서 조시를 도와주고 챙기는 한편 어머니의 요구도 거절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인조인간에게 부여된 특성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라는 조시의 건강이 나빠지는 이유가 태양이 주는 자양분을 제대로 얻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웃에 있는 맥베인씨의 헛간에서 태양을 만나 해결방안을 물어보게 됩니다. 그 해결방안이라는 것이 대기를 오염시키는 주범인 쿠팅스를 제거하는 것이었습니다. 조시의 아버지의 도움으로 쿠팅스를 찾아내게 되는데 쿠팅스를 망가트리려면 클라라의 몸안에 들어있는 특정한 물질을 써야 했습니다. 클라라가 작동되는데 필요한 물질이었지만 조시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었기에 클라라는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조시는 건강을 되찾고 대학에 입학하면서 집을 떠나게 되고 클라라는 소명을 다한 인조인간으로 폐기물 야적장으로 가게 됩니다. 클라라의 기능이 오작동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대학에 입학한 조시는 클라라와 함께 가지 않고 작별하는 모습이 오히려 충격이었습니다. 조시가 건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클라라에 대한 배려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클라라는 야적장에서 매장에서 자신을 돌봐준 매니저를 만나게 됩니다. 매니저는 자신이 관리하던 인조친구들이 어떤 삶을 보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야적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잘 되어서 기쁘다는 말, 후회아 없다는 말을 듣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그런 매니저와의 작별도 깔끔하게 끝이 납니다. 아무래도 공학적으로 제조된 인조친구들이기 때문에 감정을 배제하려는 장치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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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들은 신화를 믿었는가? - 구성적 상상력에 대한 에세이
폴 벤느 지음, 김현경 옮김 / 필로소픽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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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고 있는 고전독서회에서는 그동안 그리스 신화와 연관된 작품들을 적지 않게 읽었습니다. 신과 영웅들에 관한 그리스 신화를 읽으면서 그리스 사람들은 전해오는 신화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신화로 전해오는 이야기를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로 믿었을 수도, 아니면 재미있는 이야기로만 받아들였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저의 호기심을 채워줄 책을 만났습니다. 제목 그대로 <그리스인들은 신화를 믿었는가?>입니다.


책을 쓴 폴 벤느 교수는 고대사 분야에서 세계적인 거장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파리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엑상 프로방스 대학교의 문학부교수를 거쳐 콜레주 드 프랑스의 로마사 교수를 지냈습니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믿음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서문에서 나는 그리스 신화에 대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믿음을 사례로 삼아, 곧이곧대로 믿기, 경험에서 울어난 믿음 등등 믿음의 존재양식의 복수성을 연구하고자 했다라고 했습니다. 연구과정에서 두 번에 걸쳐 생각이 진전되었는데, “나는 믿음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야말로 진실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그리고 진실 그 자체는 상상이었다라는 것입니다.


들어가며라는 글은 그리스인들은 신화를 믿었는가?’라는 질문이 대답하기 곤란한 것이라고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믿은 것은 아니었으며 심지어는 시인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신화를 믿는 혹은 의심하는 나름의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앞서 제가 가졌던 의문에 해답이 될 듯합니다. 그런가하면 그리스인들이 신화를 믿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99)’라고도 적었습니다.


고대 사료의 진위를 가리는 일이 어려운 것은 고대 역사가들이 쪽 하단에 주석을 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독창적인 연구이든 이차 사료의 가공이든 자신의 말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를 원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도 나의 본분은 전해들은 바를 이야기하는 것이지 그걸 모두 믿는 것이 아니다.(39)”라고 했다고 합니다.


서기 2세기 무렵의 그리스 지리학자 파우사니아스는 미노타우루스에 관한 테세우스의 신화에서 미노타우루스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테세우스의 역사성은 의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보다도 4세기 전의 역사가 필로코로스는 끌려간 아이들은 미노타우루스에게 잡아먹힌 것이 아니라 운동경기 우승자에게 상으로 제공되었다고 이해했습니다. 우승자는 타우로스(황소)라는 이름의 흉포하고 기운이 센 남자였다는 것입니다. 타우로스는 미노스왕의 군대를 지휘했기 때문에 미노타우로스라는 신화가 생겨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리스 신화는 역시 모종의 대사건, 예를 들면 도리아인의 침입의 서서시적 과장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화 혹은 전설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집단기억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하나의 세계는 그 자체로서 허구일 수 없다. 우리가 믿느냐 믿지 않느냐에 따라 허구가 될 수 있을 뿐이다. 허구와 진실의 차이는 객관적이지 않으며, 사물 자체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고, 주관적으로 우리가 그것을 식별하느냐에 달려 있다.(60)”라고 한 대목을 읽으면서 요즈음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는 현실을 떠올렸습니다.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사람들은 대중이 현혹되기를 기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진위를 분명하게 들여다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 역시 신화가 거짓과 더불어 얼마간의 진실을 내표한다면, 가장 긴급한 과제는 이야기꾼의 심리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거짓을 조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137)”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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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생각보다 강하다 -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의 고리를 끊고 진짜 변화를 불러오는 마음의 기술
전미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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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는 목표로 했던 것을 이루지 못하면 자신이 부족한 탓이 아닐까 스스로를 탓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욕심내던 것들을 내려놓으면서 마음이 편해지게 되었습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이룬 것에 만족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을 읽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전공한 전미경 전문의가 쓴 <당신은 생각보다 강하다>입니다. 저자는 자존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를 발표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에서 만난 많은 환자들이 스스로를 자책하는 경향을 보였다는데서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환자들이 보이는 공통적인 증상이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 자신의 과거나 상처를 끊임없이 곱씹는다. 둘째, 왜 내 마음이 힘들까를 고민하며 스스로의 문제점을 파고든다, 셋째, 왜 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공허함을 크게 느낀다, 등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상처를 소환하여 위로하기보다는 아예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생각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것이 좋다는 해결방안을 저자는 내놓았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문제적 환자가 자신의 숨겨진 심리적 역량과 주도력을 찾아내 이를 강화하기를 희망합니다.


저자가 서문에 요약한 이 책의 얼개를 소개합니다. 1장에서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의 고리를 끊는 방법을 다루었습니다. 2장에서는 정신적으로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3장은 자책과 후회, 과도한 인정 욕수, 서운한 감정, 불안함 등 자신을 힘들게 하는 감정들을 다스리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4장에서는 정신의학과 의사로 일하면서 만난 환자들과이 상담에서 드렸던 인간관계의 조언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5장에서는 세상과 연결되어 유연하고 재미있게 사는 법을 제시합니다.


지방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게 되어 상경을 하고 보니 아무래도 모든 것이 낯선 탓에 많이 움츠러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친구들을 사귀고 서로 교류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제가 생각보다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나갔던 것이지요. 결국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이 불안으로 이어지고, 불안은 새로운 문제를 끌어오는 악순환이 이어지다 보면 스스로를 무너트리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엄청난 것을 이루지 못한 회한에 사로잡혀 손을 놓고 있으면 결국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는 결말에 도달하게 됩니다. 작은 성공을 이루면 그 성공이 조금 더 큰 것으로 조금씩 발전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저자는 세상에 내놓은 책이 하나 둘 늘어가면서 작가로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합니다만, 저 역시 첫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은 감동이 개정판으로 이어지면서 책쓰기가 탄력을 받으면서 사반세기에 이르는 동안 십여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습니다.


살아오면서 며칠 밤을 잠들지 못하는 고통을 받은 적도 몇 차례 있었지만, 그 고통에 매달리기보다는 대안을 찾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세웠던 목표는 여러 차례에 걸쳐 수정이 되었고, 지금은 하루하루를 평온한 가운데 지내면서 책을 읽고, 책을 써내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기도 합니다.


세상은 혼자서만 살 수 없는 노릇인지라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오랜 세월을 함께 하는 사람도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지기도 합니다. 떠나면 다시 만날 것을 예감하는 것처럼 사람이 떠나가는 것을 분노하거나 슬퍼하지 말라고 저자는 조언합니다. 그밖에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음에 새겨두면 좋을 그런 조언들이 적지 않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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