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희망 - 프란치스코 교황 공식 자서전
프란치스코 교황.카를로 무쏘 지음, 이재협 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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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영혼을 껍데기로 포장하지 마세요! 끝까지 마야인으로 살아가세요. 예수회 사제이면서 동시에 마야인으로 한 걸음도 물러섬 없이 살아가세요."
토착화란 결코 자신의 뿌리를 저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뿌리에서 더 풍성한 꽃을 피워 내야 합니다. 우리는 끝까지 자신의 뿌리를 간직하며 거기서 꽃을 피워야 합니다.

삶에서 가장 소중한 말 세 마디가 있습니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이래도 될까요?"
이 말들은 우리 삶을 평화롭고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열쇠입니다.
이 세 마디를 우리 가정의 가훈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허락을 구하는 마음은 섬세한 영혼의 표현입니다. 이는 한 사람의자유와 존엄을 인정하며, 그 사람의 삶이라는 문을 조심스레 두드리는 것과도 같죠. 저는 포촐리 신부님에게서 그런 마음가짐을 수없이보았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일화를 모은 <잔꽃송이>에는 이런아름다운 구절이 있습니다.
"예의가 하느님의 본성 중 하나임을 깨달으십시오.
랑의 누이이니, 미움을 녹이고 사랑을 키워 냅니다."
예의는 사우리가 사는 세상이 거칠고 오만함으로 가득하다면, 그만큼 더 많은 예의가 필요한 법입니다. 그리고 이는 가정에서, 바로 우리 자신에게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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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혁명과 반혁명 사이 - 철학자 박구용, 철학으로 시대를 해석하다
박구용 지음 / 시월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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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할 효과적 수단만을 고민합니다. 이고민은 생각이 아니라 계산입니다. 무사유는 단순한 ‘생각 없음‘이 아닙니다. 무사유는 정신의 소극적인 활동도 아니고, 의식의 무기력증도 아닙니다. 무사유는 적극적인 무시의 활동입니다. 이 적극적인 무시의 활동을 하는 것이 바로 도구적 이성입니다. 한마디로 이익계산에 혈안이 된 도구적 이성의 활동이 무사유입니다. 이 맥락에서 아이히만은 명령의 정당성을 따지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이익계산은 능숙하게 수행한 악마, 가장 악랄한 악마였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재판을 보면서 ‘악의 평범성‘이라는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 아이히만처럼 악마는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는 사실을 포착한 것입니다. 이는 곧 모든 평범한 사람이 언제든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목적에 관해 의심하지 않으면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하고 있는 나 자신도 악마가 될수 있습니다. 악마는 한 사람의 속성이 아니라 사유하지 않고 계산만하는 사람의 활동입니다.

악마가 되지 않으려면 비판적 이성이 왕성하게 활동하도록 훈련을 해야 합니다. 비판적 이성은 부정적인 것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잘못된 명령이 내려오면 그 잘못을 부정하는 힘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게 되면 헤겔이 염려했듯이 혁명 안에 반혁명을 키우게 됩니다. 헤겔은 모든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부정하라고 합니다. 이를 철학에서는 ‘규정적 부정 Die bestimmteNegation‘이라고 합니다. ‘저 사람은 나쁜 놈이야!‘가 아니라 ‘저 사람의무엇이 나쁜 행동이야!‘라고 말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모든 걸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냉소주의입니다. 냉소주의는 언뜻 보면 멋있습니다. 하지만 냉소주의는 아무런 힘도 없습니다.

부정적인 것을 제대로 부정하려면 끈질긴 노력이 필요합니다.
규정적 부정은 부정적인 것을 한 번에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부정적인 것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해서 부정해야만 합니다. 철학자 테오도어 아도르노 Theodor Adorne의 말처럼 부정적인 것은 사라질 때까지 부정적입니다. 그러니 한 번의 전면적인 냉소적 부정이아니라 계속해서 부정하는 끝없는 부정이 필요합니다. 이 활동이 비판적 이성의 활동입니다.

의식을 지배하는 방식입니다. 둘 혹은 다수의 선택지를 주고, 그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통치술입니다. 통치술에 길든 사람은 하나를 선택합니다. 실제로 우리 교육이 이런 통치술에 적응하는 기술을가르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간혹 ‘나는 늑대가 나타났다는 걸사슴에게 알리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대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둘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고 그 사이에서 사고한 결과입니다. 이것이 바로 비판적 사고입니다.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슴이면서 동시에 늑대일 수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기준에 따라 나는 사슴일수도 있고 늑대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그 기준이 무엇이고 얼마나 타당한지를 따집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어떤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대부분 자주 가는 단골 카페가 있겠지만, 간혹 다른 카페에 갈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두 가게의 커피의 향이나 맛 또는 가게의 분위기나 서비스를 비교하기 마련입니다. ‘어? 이번에 온 카페의커피가 더 맛있네? 앞으로는 여기 와야겠다.‘ 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집에서만 30년 동안 커피를 마신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이런 경우 다른 집 커피가 더 맛있으면 안 됩니다. 그럴 때 인지왜곡을 시켜버립니다. 이 커피는 틀림없이 뭔가 잘못된 게 들어 있을거야‘라는 식입니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한 조직에서만 생활한 사람에게서 이런 경향이 자주 나타납니다. 윤석열이 바로 그 전형적인인물입니다. 그저 카페를 결정하는 수준이었다면 그래도 다행이었을텐데 안타깝게도 윤석열은 대한민국 곳곳을 빠짐없이 망가뜨릴 수있는, 아니 망가뜨린 최고 권력자였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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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 프란치스코 교황 공식 자서전
프란치스코 교황.카를로 무쏘 지음, 이재협 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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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후 이탈리아를 휩쓴 영화 장르인 네오리얼리즘이야말로 위대한 인본주의의 학교라고 확신합니다. 데 시카의 <아이들이 우리를지켜본다>는 그 시대를 앞서 예견한 작품인데, 오늘날에도 혼인 준비과정에서 반드시 보아야 할 영화입니다. 저는 주례를 설 때마다 이 영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로마, 열린 도시>의 장면들은 기억에서지울 수 없이 새겨져 있습니다. 안나 마냐니와 알도 파브리치는 우리의 스승이었죠. 투쟁의 스승이자, 희망의 스승이며, 지혜의 스승이었습니다.

"주름을 하나도 지우지 마세요. 하나도 남김없이 다 그대로 두세요. 이 주름이 생기는 데 평생이 걸렸거든요."
이탈리아에서 ‘난나렐라‘라는 애칭으로 불린 그녀는 이처럼 지혜로운 여성이었습니다.
저는 젊었을 때의 펠리니 감독, <달콤한 인생> 시기까지의 펠리니를 무척이나 사랑했습니다. 특히 열여덟 살에 접한 <길>이라는 영화에서는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기까지 했죠.

‘길‘ 의 결정적인 장면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을 떠올리게 하는 극중인물인 광대 마토는 심란한 트럼펫 연주자 젤소미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믿지 않겠지만,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쓸모가 있어.
자, 저기 저 돌을 한 번 봐. 예를 들면……………
"어느 돌요?"
"이거.... 아무 돌이나…………. 그래, 이 돌도 무언가의 쓸모가있지. 이 작은 돌조차도."
"무슨 쓸모가 있나요?"
"쓸모라....... 내가 어떻게 알겠어? 내가 그걸 안다면, 넌 내가 누구일 것 같아?"
"누군데요?"

다리를 놓는 이들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장벽을 쌓는 이들은 결국 자신이 쌓은 장벽에 갇혀 버리고 말 것이며, 그 장벽은 가장 먼저 그들의 마음을 옥죄게 될 것입니다.

복자는 모든 이에게, 특히 젊은이들에게 ‘건강한 불안sana inquietrudine 라는 선물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건강한 불안 없이는 삶이 결코 참된 온유함에 이르지 못하고, 오히려 비겁함과 평범함, 소심함의 나락으로 떨어져 생기도 진정한 아름다움도 잃고 맙니다.

인퀴에투디네inquietudine‘는 라틴어 ‘inquietudo‘에서 유래한 이탈리아어로, 문자적으로는 ‘불안정함‘,
‘안주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고백록>에 나오는 "주님 안에 쉬기까지는 저희마음이 ‘찹찹하지‘ 않습니다Inquietum est cor nostrum donec requiescat in te."라는 구절과 연관이 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말한 ‘찹찹함‘은 인간 영혼의 본질적 상태를 드러내는 것으로, 하느님을 향한 근원적 그리움과 갈망을 표현한다. 교황이 자주 언급하는 ‘inquietudine‘ 역시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하느님을 향한 끊임없는 갈망,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내적 움직임, 영적 성장을 위한 건강한 자극을 의미한다. 특히 청년들의 마음속에 있는 이상을 향한 열망,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려는 역동적 힘을 가리키는 긍정적인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심리적 불안정이나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영혼의 생명력과 하느님을 향한 본질적 지향성을 드러내는 거룩한 표징이라 할 수 있다(김영훈, "프란치스코 교황의 청년 이해: ‘인퀴에투디네‘(inquietudine) 개념을 중심으로", <신학전망>, Vol. 212, 2021.3., pp. 113~154 참고).

"증오하는 순간 네 영혼은 길을 잃고, 네 마음속 감정 하나로 모든축복이 네게서 멀어질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아무리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은 모두 네게 징벌로 다가올 것임을 명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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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성장은 멈추고 관계는 멀어지면서 단절과 소외의 시간이 길어지고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변화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삶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영감은 어디서 얻어야 할까. 그 물음에 답을 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알라딘 eBook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김경미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중에서

디지털 세계의 두 번째 특징은 한계비용marginal cost(생산물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들어가는 총비용의 증가분) 제로 상태다. 디지털 상품의 경우 여러 사람이 동시에 사용해도 양이 줄지 않고 품질이 저하되지 않는다.

-알라딘 eBook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김경미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중에서

디지털 상품의 검색, 복제, 전송 비용이 줄어들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경제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첫째, 누군가를 추적하는 비용이 크게 줄었다. 둘째, 신뢰 등 무형의 가치를 검증하는 비용이 저렴해졌다. 이 두 가지 효과는 경제 영역은 물론 우리의 일상까지 크게 바꾸어놓았다.

-알라딘 eBook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김경미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중에서

다른 이의 평가 따위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면 상관없겠지만,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한 번쯤 포털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과 이메일을 검색해보길 권한다. 만약 검색된 당신의 모습이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좀 더 깔끔하고 재미난 모습으로 변신해보는 것도 좋겠다.

-알라딘 eBook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김경미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중에서

신권력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신권력이 주류가 된 세계에서는 실제 일어난 일보다 개인적인 신념이나 감정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재미없는 진실보다는 감정을 동요시킬 만한 흥미로운 거짓이 더 큰 영향을 발휘하는 ‘탈진실post-truth’의 세계에서 우리는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켜갈 수 있을까.


-알라딘 eBook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김경미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중에서

콘텐츠의 조회 수와 시청 시간에 따라 창작자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등장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최근의 세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동영상 콘텐츠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짜 뉴스란 비용 대비 효율성이 아주 높은 성공적인 아이템 중 하나다.

-알라딘 eBook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김경미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중에서

약한 유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외로움이나 소외감으로 불안에 떤다. 그리고 이 같은 불안감은 스마트폰 중독이나 포모증후군Fear of Missing Out(고립공포감)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포모증후군이란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한다. 특히 SNS에서 자신만 도태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SNS에 더욱 매달리게 되는 상황을 뜻한다.

포모증후군의 치료법은 역설적이게도 인터넷 혹은 SNS 사용을 줄이는 ‘디지털 디톡스’다. SNS에서 맺어진 관계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런 고립공포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에 온라인 세상에 의존하는 일 자체를 줄여야 하는 것이다. 온라인 세상에서 맺어진 관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현실 세계의 친구들이다. 현실 세계의 친구들과 함께 한바탕 어울린다면 스마트폰이 손에 쥐어져 있지 않은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불안감을 떨칠 수 있다.

-알라딘 eBook <퇴근길 인문학 수업 : 뉴노멀> (김경미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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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겠다는 욕심과 과도한 책임감을 조금씩 내려놓았다. 대신 나를 믿고 제품을 써준 고객들과의 관계에 집중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되,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을 순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려 했다. 욕심을 내려놓으니억울한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제품에 대한 확신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나를 믿고 사용하는 분들 덕분에 충분한 보람을 느낀다.

비누 모양 역시 만들어진 그대로를 고수했다. 수제 비누라반듯하지 않고 울퉁불퉁했지만, 다듬느라 낭비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제공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믿었다. 이런 비누 모양에 대한 의견도 다양했지만, 오히려 그 투박함에서 진정한수제 비누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는 고객들의 피드백이 이어졌다. 한동안 비누 모양을 다듬어보기도 했으나, 결국 고객들이더 선호한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겉모습보다 제품의 진정한 가치가 중요함을 깨달았다. 용기나 외형과 관계없이 고객들은 한결같이 내제품을 신뢰하고 사용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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