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이 내가 사랑하는 동료들에게, 가족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고 완전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가?"
이 두 물음에 밝은 얼굴로 답할 수 있다면, 기분을 회색으로물들이던 헛헛함과 피곤함은 옅어질 것이다. 속도보다 중요한것은 방향이다. 나의 치열한 노력이 큐피디타스에 가까운지, 카리타스와 비슷한지를 곰곰이 따져 볼 일이다.

호퍼는 인생에 찾아드는 행운들을 발로 차 버렸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아이스크림 앞에서 숟가락을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재산이 모이고 생활이안정되면 삶은 생기를 잃어버린다. 가진 것을 지키려면 일상도 ‘안정적으로 반복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군살이 붙으면 운동하기 싫어지듯, 몸집이 불어난 영혼은 새로움을 향해 뛰려 하지 않는다. 호퍼는 도전 정신을 잃지 않고자가진 것을 놓아 버리려 애썼다. 끊임없이 영혼의 다이어트를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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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가난했다. 아버지는 석수장이였고 어머니는아기를 받는 산파였다. 그가 아마 글자도 읽을 줄 몰랐을 거라고 추측하는 학자들도 많다. 하지만 가난하고 못 배웠다는 사실은 소크라테스에게 ‘최고의 스펙‘이었다. 자신이 많이 떨어진다고 느꼈기에, 어떤 사람을 만나건 진심으로 존중하고 열심히귀를 기울였을 것이다. 상대방을 최고로 대우하며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을 싫어할 수는 없는 법이다. 소크라테스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금수저, 외모 지상주의자, 스펙 과시자들 때문에 주눅 들 때면 소크라테스를 떠올려 보라. 못생겨도 괜찮고 못 배워도 상관없다. 가진 것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어찌 되었건 그대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건강한 육체에 깃든 건강한 정신
‘이야말로 최고의 매력 포인트다.

인생의 모든 순간에 내가 주인공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관객의 역할은 스타만큼이나 중요하다.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박수 쳐 주는 관객들이 없다면 스타도 없다. 50대는 박수 받는나이가 아니라 박수 치는 나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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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하고 푸른 작은 점 (Pale Blue Dot),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지구를 이렇게 부른다.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지구도 한낱 점에 지나지 않는다.
마음이 너무 괴롭고 힘들다면,
영원의 관점에서 그대의 현실을 바라보라.
철학은 높은 곳에서 인생을 바라보게 한다.
철학이 자아 회복력(Self Resilience)을 높이기 위한최고의 수단인 이유다.

내가 바란다고 우주가 가던 길을 바꾸지 않는다

태풍이 부는 까닭은내 인생을 결딴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 일상을 힘들게 하려고경제 상황이 꼬여 버린 것도 아니다.
‘필연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자세‘는삶의 고통을 누그러뜨린다. ( 스피노자)

그러나 우리는 감정을 느껴지는 대로 느껴서는 안 된다. 예컨대, 배고픔이 꼭 고통이기만 할까? 비만과 당뇨에 시달려 체중을 줄여야 하는 사람에게 배고픔은 마땅히 견뎌야 할 ‘좋은 감정‘이다. 그에게 ‘나쁜 감정‘이란 달고 짠 먹거리가 주는 짜릿함,
든든한 위장이 주는 느긋함일 것이다.
좋은 인생을 사는 이들은 쾌락을 좇지 않고 겪어야 할 감정을묵묵히 받아들인다. 뚝심 있는 지도자는 주변의 비난을 기꺼이견딘다. 훌륭한 연구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원도 시원찮은과제를 맡더라도 불평하지 않는다.

사탕을 빼앗긴 어린아이는 목청 높여 운다. 어른들은 다르다.
사탕이 없다 해도 내 인생에 큰 고통이 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피노자는 결과보다 원인을 바라보라고 충고한다. ‘빅 픽처‘ (big picture)를 그리라는 의미다. 거듭 강조하지만,
감정을 느껴지는 대로 느껴서는 안 된다. 고통이 왜 나에게 찾아왔는지, 아픔이 내 인생에서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따져 물어야 한다.

스피노자는 "신(神)에 대한 지적(知的) 사랑"을 강조한다. 우주는 거대한 섭리에 따라 흘러갈 따름이다. 내가 바란다고 우주가 가던 길을 바꾸지는 않는다. 행복은 세상이 내게 주는 선물이 아니다. 훌륭한 삶이란 슬픔과 고통을 기쁨과 보람으로 바꾸어 나가는 과정이다.
그대는 눈앞의 고난과 아픔에 전전긍긍하는가, 아니면 모든것의 원인을 차분히 따지며 ‘어쩌지 못할 상황‘에 담담히 맞서는가? 이 물음에 어떤 대답이 나오는가에 따라 그대 인생의 행복과 불행은 갈린다. 차분한 마음으로 『에티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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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은 얼마 전에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아이는 학교 복도가 미끄럽다는 사실을 알고서 신이 났다. 그래서 미끄럼으로 멀리 가기 신기록을 세우다가 교장 선생님에게 걸려서 혼이 났다.
교장 선생님은 성난 눈빛으로 파벨에게 호통을 쳤다. "파벨! 너 선생님이 학교에서 미끄럼 타는 거 봤냐!" 파벨도 교장 선생님이 꾸중을 한다는 것 정도는 알아차렸다. 그래서 기어드는 목소리로 "아뇨"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교장 선생님이 결국 자기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지는 몰랐다. 교장 선생님이 딱 잘라서 "이제 복도에서 미끄럼을 타면 안 돼"라고 말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 메시지를 알아차리는 것은 파벨의 몫으로 남겨져 있었다. 암묵적인 메시지 주고받기는 일반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의 주특기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 아이들은 루틴, 즉 일상의 정해진 절차가있는 편이 낫다. 이 아이들은 예정에 없던 것, 프로그램 변경, 불의의 사건을 싫어한다. 나는 루틴이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도움이된다고 생각한다. 루틴으로 정해 놓은 것들은 차츰 자동화된다. 우리 체질에는 자율 규제보다 자동성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과제를자동 수행한다는 것은 더는 그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면 특수한 동기나 의욕이 없어도 그 일을 할 수 있다. 그때그때 바로 처리가 된다는 것이 자동성의 가장 큰 이점이다. 물론학교 숙제와 샤워는 늘 해야 하는 일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복잡한 뇌에는 복잡한 일이 필요하다. 이 뇌는 다양한 형태의 까다로운 데이터를 잘 소화하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낼 때 뿌듯한 행복과 짜릿한 기쁨을, 일종의 정신적 오르가슴을 맛본다. 복잡한 뇌는 자기를 복잡하게 써먹어야 좋아한다. 이것이 내가 나는생각이 너무 많아》에서 제안한 가설이었다. 수많은 독자가 나에게 이 가설이 맞았다는 걸 확증해 주었다. 그렇다. 여러분은 까다로운주제에 골몰할 때 무아지경에 빠진다. 최근에 프랑스 2채널에서 영재 학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한 편 보았다. 철학 수업 시간이 방송에 나왔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수업에 집중하는 듯 보였다. 어떤여자아이는 눈을 빛내면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느라 흥분해 있었다. 할 말은 많은데 입이 생각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보는 사람도 행복해질 정도였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 아이들은 너무 쉬운 답을 피하고 싶어서 일부러 생각을 비틀기도 한다. 4 더하기 2는 얼마? 바로 6이라고 하번 재미없으니까 1부터 10까지 전부 더했다가 4와 2만 남기고 전부 하나씩 빼 볼까?

싫다고 말하는 것은 나의 영역이 침범당하지 않게끔 선을 그어 주는 것이다. 소중한 정원이나 텃밭을 함부로 짓밟히는 일이 없도로 울타리를 치는 것처럼 말이다. "남들이 멈춰 줬으면 싶은 때, 사람들은 그때를 모르기 때문에 네가 말해야 하는 거야." 그렇지만 선을 정하려면 자기가 먼저 그 선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자기를 존중하고, 자신이 ‘예스인 영역과 ‘노인 영역을 파악하고, 의심을 박차고 나와야 한다. 아무 보답도 하지 않는 이에게 전부를 내어 주는 인간관계는 절대 금물이다. 그러한 관계는 공정하지 않다. 관계가 상호적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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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과민이라는 말 들어 봤어요? 여러분이 바로 감각과민이랍니다. 이 말은, 여러분의 오감이 보통 사람보다 매우 발달했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똑같은 장면을 봐도 여러분은 더 많은 것을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어요." 시몽이 신이 나서 대뜸 외쳤다. "우리 집에서 나보고 ‘매의 눈이라고 불러요!" 마티외가 질세라 외쳤다. "나는 소머즈 귀로 통하거든?" 다른 아이들도 "저요! 저요!" 하면서 나는 남들이 못 듣는 소리도 듣는다, 내 코는 개코다 하며 실제 자기에게 있었던 일을 예로 들기 바빴다. .
워크숍은 그런 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내 책의 내용을 조금씩 전달했고 아이들은 내 주장에 신나게 동의하면서 자기가 겪은경험을 예로 들기 좋아했다. 뤼도빅은 이제 찌푸린 얼굴을 풀고 워크숍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별의별 얘기를 다 했지만특히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뇌에 대해서많은 얘기를 나눴다. 시몽이 소리를 질렀다. "와, 맞아요. 나는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서 복습하기를 좋아해요. 머리를 아래로 향하고있으면 배운 내용이 더 잘 생각난단 말이에요!" 또 다른 아이가 거르고 나섰다. "맞아요. 나도 음악을 틀어 놓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에를 해야 더 잘돼요. 하지만 엄마 아빠가 자꾸 뭐라고 해요!"

워크숍을 한 시간 좀 넘게 진행했을 때 마티외가 손을 번쩍 들었다. "선생님, 우리는 과잉 행동 아동들이잖아요? 그러니까 운동장에서 좀 뛰어놀면 어떨까요?" 그러자 다른 아이들이 좋다고 동조하고 나섰다. 아무렴, 되고말고! 왜 그 생각을 진즉에 못 했을까?
우리는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우르르 운동장으로 나가서 마구 달리고, 폴짝폴짝 뛰고, 나무나 놀이 기구에 매달렸다.
10분 후에 나는 아이들이 놀 만큼 놀았는지 보려고 운동장으로나갔다. 하지만 아이들은 조금만 더 놀겠다고 했다. 5분이 더 지나자 아이들이 자기 발로 하나둘 교실로 순순히 돌아왔다. 나는 그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신체적 에너지 발산 욕구를 잘 알고 있구나싶었고 - 어른들이 이 부분은 아이들에게 맡겨도 된다 -

AA 요지를 파이프 모양으로 둘둘 만다. 아이들에게 이 종이파이프를 보여 준다. "사람들은 대부분 삶을 이렇게 보고 있단다." 아이에게 종이 파이프를 망원경처럼 눈에다 대고 보라고 한다. 내 사무실에는 안락의자들 사이에 야트막한 다탁이 있다. 그 위에는 종이, 연필, 작은 추시계 따위가 널려 있다. 아이는 종이 파이프를 통해 그 물건들을 볼 수 있지만 다탁의 전체적인 모습을 한눈에 보지는 못한다. 그 점을 아이에게 짚어 준다. 그다음에는 종이 파이프를 눈에 대고 약간먼 곳, 이를테면 내 사무실의 라디에이터 쪽을 보게 한다. 이경우도 마찬가지다. 라디에이터는 전체가 아닌 일부만 보인다. 그 후, 종이를 다시 펼쳤다가 커다란 깔때기 모양으로 말아서 아이에게 건넨다. "이제 아까 그 사물들을 다시 한번 보렴." 짠,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눈에 갖다 댄 깔때기 구멍의 지름이 아까 파이프 구멍의 지름보다 작은데도 시야는 훨씬 넓어졌다. 다탁의 전체 모양, 라디에이터의 전체 모양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들이 가끔 너를 이해 못 하는 이유도 이런 거란다. 너는 ‘라디에이터가 있어서 다행이야!‘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눈으로 널 보면서 뭔 소리야? 라디에이터가 어디 있다는 거야라고 하는 거지. 아니면, 네가 와, 탁자가 참 예쁘다!‘라고 할 때사람들은 ‘탁자가 어디 있어? 이 방에 그런 건 없어‘라고 ...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이 무지하고 폭력적인 비판과부정에 맞서는 최고의 방패다. 자기를 잘 알아야만 남들에게 지나치게 맞추기만 하는 ‘거짓 자기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이 함정에평생을 발목 잡히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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