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과민이라는 말 들어 봤어요? 여러분이 바로 감각과민이랍니다. 이 말은, 여러분의 오감이 보통 사람보다 매우 발달했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똑같은 장면을 봐도 여러분은 더 많은 것을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어요." 시몽이 신이 나서 대뜸 외쳤다. "우리 집에서 나보고 ‘매의 눈이라고 불러요!" 마티외가 질세라 외쳤다. "나는 소머즈 귀로 통하거든?" 다른 아이들도 "저요! 저요!" 하면서 나는 남들이 못 듣는 소리도 듣는다, 내 코는 개코다 하며 실제 자기에게 있었던 일을 예로 들기 바빴다. . 워크숍은 그런 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내 책의 내용을 조금씩 전달했고 아이들은 내 주장에 신나게 동의하면서 자기가 겪은경험을 예로 들기 좋아했다. 뤼도빅은 이제 찌푸린 얼굴을 풀고 워크숍에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별의별 얘기를 다 했지만특히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뇌에 대해서많은 얘기를 나눴다. 시몽이 소리를 질렀다. "와, 맞아요. 나는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서 복습하기를 좋아해요. 머리를 아래로 향하고있으면 배운 내용이 더 잘 생각난단 말이에요!" 또 다른 아이가 거르고 나섰다. "맞아요. 나도 음악을 틀어 놓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에를 해야 더 잘돼요. 하지만 엄마 아빠가 자꾸 뭐라고 해요!"
워크숍을 한 시간 좀 넘게 진행했을 때 마티외가 손을 번쩍 들었다. "선생님, 우리는 과잉 행동 아동들이잖아요? 그러니까 운동장에서 좀 뛰어놀면 어떨까요?" 그러자 다른 아이들이 좋다고 동조하고 나섰다. 아무렴, 되고말고! 왜 그 생각을 진즉에 못 했을까? 우리는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우르르 운동장으로 나가서 마구 달리고, 폴짝폴짝 뛰고, 나무나 놀이 기구에 매달렸다. 10분 후에 나는 아이들이 놀 만큼 놀았는지 보려고 운동장으로나갔다. 하지만 아이들은 조금만 더 놀겠다고 했다. 5분이 더 지나자 아이들이 자기 발로 하나둘 교실로 순순히 돌아왔다. 나는 그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신체적 에너지 발산 욕구를 잘 알고 있구나싶었고 - 어른들이 이 부분은 아이들에게 맡겨도 된다 -
AA 요지를 파이프 모양으로 둘둘 만다. 아이들에게 이 종이파이프를 보여 준다. "사람들은 대부분 삶을 이렇게 보고 있단다." 아이에게 종이 파이프를 망원경처럼 눈에다 대고 보라고 한다. 내 사무실에는 안락의자들 사이에 야트막한 다탁이 있다. 그 위에는 종이, 연필, 작은 추시계 따위가 널려 있다. 아이는 종이 파이프를 통해 그 물건들을 볼 수 있지만 다탁의 전체적인 모습을 한눈에 보지는 못한다. 그 점을 아이에게 짚어 준다. 그다음에는 종이 파이프를 눈에 대고 약간먼 곳, 이를테면 내 사무실의 라디에이터 쪽을 보게 한다. 이경우도 마찬가지다. 라디에이터는 전체가 아닌 일부만 보인다. 그 후, 종이를 다시 펼쳤다가 커다란 깔때기 모양으로 말아서 아이에게 건넨다. "이제 아까 그 사물들을 다시 한번 보렴." 짠,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눈에 갖다 댄 깔때기 구멍의 지름이 아까 파이프 구멍의 지름보다 작은데도 시야는 훨씬 넓어졌다. 다탁의 전체 모양, 라디에이터의 전체 모양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들이 가끔 너를 이해 못 하는 이유도 이런 거란다. 너는 ‘라디에이터가 있어서 다행이야!‘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눈으로 널 보면서 뭔 소리야? 라디에이터가 어디 있다는 거야라고 하는 거지. 아니면, 네가 와, 탁자가 참 예쁘다!‘라고 할 때사람들은 ‘탁자가 어디 있어? 이 방에 그런 건 없어‘라고 ...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이 무지하고 폭력적인 비판과부정에 맞서는 최고의 방패다. 자기를 잘 알아야만 남들에게 지나치게 맞추기만 하는 ‘거짓 자기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이 함정에평생을 발목 잡히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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