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레오파르디가 남긴 예리한 금언들이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온갖 것을 다 찾아낸다. 어른들은 온갖 것이 다 있는 데서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한다." "날씨가 어떻든 어느 하늘 아래 있는 인간의 행복은 항상 다른 어딘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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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 Jean Paul Sartr,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사뮈엘 베케트 Samuel Becketti는 삶이 무의미하고 부조리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삶은 하나의 커다란 ‘우주적 장난 CosmicGag‘ 이다. 우리는 이 장난에 웃다가 숨이 막히기도 한다.

사르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사물과 달라서 미리 정해진 본질‘이 없다. 예를 들어 재떨이는 담뱃재와 꽁초를 담는다는
‘존재의 이유가 있지만, 인간의 삶에는 객관적인 의미가 없다. 우리가 담뱃재와 꽁초를 들고 있다고 하면 그것 또한 우리의 선택이다. 바로 인간 재떨이가 된다는 선택. 인간에게는 선택지도 다양하다. 예컨대 우리는 히피가 될 수도 있고, 변호사가 될 수도 있다. 사르트르는 인간이 선택을 하는 이유가 "실존이 본질에 우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삶의 의미는 정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삶의 의미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불가피한 책무다.

객관적인 지침이 없기 때문에 인간의 선택은 임의성을 띤다.
이건 웃긴 일이다. 솔직히 이거야말로 인간의 실존이 부조리하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안타깝지만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세상의 수많은 사물처럼 인간 역시 미리 정해진 본질을 가진 객체"라는 생각도 부조리하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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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의 존재가 한국에도 알려지던 즈음, 한 인터뷰에서그는 낮게 속삭이는 듯한 자신의 보컬 방식에 대해 (여러이유 중) ‘큰 소리로 노래 부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는답을 한 적이 있다. 노래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예지의 목소리가 필요 이상으로 커지는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 성량껏 내지르는 것이 어색한 사람, 제 안에서 부유하다 가라앉은 것들을 자기 데시벨에 맞춰 정돈해 밖으로 꺼내놓는 사람의 말과 음악은 미덥다. 보다 정확히 듣고 전달하기 위해 목소리를 낮출 줄 아는 이들이 지닌 사려 깊은태도를, 조용한 위력을 알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예지를 두고 ‘힙‘하고 ‘쿨‘하다고 말한다. 힙과 쿨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살아온 내가 그 말의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어렵다. 다만 ‘힙’이 변화의최전선을, 고유한 독창성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쿨‘은 자신이 그 선두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거나 인지하지 않는 이들에게만 붙일 수 있는 수식 같다. 그러니 적어도 그날의 영상 속 무수히 ‘좋아요‘를 받은 댓글 ‘The coolestperson on the planet 의 의미는 잘 알 것 같다.

준비된자리에서 지금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누가 나를 보고있는지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어떤 상징이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 드러내지 않으려 해도 흘러나오는, 과시하지 않는데도 자꾸 비집고 나오는 눈부신 재능을 가진 사람, 가진 재능의 총량을 훌쩍 뛰어넘으며 모두를 놀라게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임을.

두 번째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생각하는 걸 그만두고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어요. 더 나아가선 한국인 여성이라는이유로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습관에서 벗어나려 노력했고요.
대신 ‘나를 작게 만드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그들이 왜 그러는가 그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지난봄,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연대를 구하는 긴 글을 트위터에 올렸어요. ‘우리 모두는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해야 할 일이 있다. 하지만 침묵하는 것, 흑인들 스스로 그들의 입장을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듣고, 읽고, 배우며 변화를 위해 전념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할 일이다. 저는 이 문장이 특히 좋았어요.

물결로, 모양으로, 크기로 올 거예요. 가령 가족 안에서어떤 합의에 도달하는 것, 이로써 세대 간의 격차가 조금줄어드는 것 역시 변화이고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투표에 필요한 준비물을 안내하는 것 역시 변화예요. 책을 읽고 이전까지는 절대 갖지 않았을 의문을 품기도 하고, 새롭게 다시 배우거나, 틀리게 배운 것을 의식적으로지우려고 하는 것 역시 변화고요. 이런 작은 변화들이 더큰 변화를 이끈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변화를 지속시킬 열쇠라고 생각해요.

제가 꿈꾸는 세상은 사람들이 자연과 조화롭게 살면서 서로 감사를 표하고, 자신의 신념을실천하며 사는 거예요. 모두의 창의적인 표현이 제대로인정받고 격려받는 세상, 당신이 좋아하는 것과 필요로하는 것을 자본주의가 결정하지 않는 세상, 인내와 휴식이 있는 세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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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날개를 쉽게 읽을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
쉬운 소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소설을 쉽게 읽는순간 소설의 주인공들은 이해 불가능한 사람들로 전락하고만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이 아니던가.
소설 수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소설을 읽어내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계속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고민하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라는 감탄은 스스로의 입에서 나와야만 했다. 그 방법을 궁리하며 나도 나만의 답을 찾아갔다. 오솔길로 가자. 조금 둘러갈지라도, 옳은방향으로, 오솔길의 빛깔과 향기를 느끼며.

학교에 안 나오는 게 뭐가 대수인가. 장래희망 따위 없으면어때. 뫼르소가 이해가 되는데, 아이들이라고 이해 못할 일이아니었다. 그냥 그 존재 자체로 인정하는 일이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아이들의 힘듦은 보려고 하지도 않고, 나는 왜 세상에서 내가 제일 힘들다고 생각했을까. 나에게 호의적으로 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님을, 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해서 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님을 《이방인》을 읽고 뒤늦게, 아주 뒤늦게 알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이방인이다. 그해 가을, 나는 책 한권으로 나라는 존재가 달라진 느낌을 받았다. 그 후 연달아민음사에서 나온 세계문학 작품들을 게걸스럽게 읽어나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도리스 레싱의다섯째 아이》를,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를, 마누엘푸익의 《거미 여인의 키스》를…. 세계문학을 읽으며 그동안내가 읽어왔던 소설의 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난 느낌을 받았다. 몽둥이로 머리를 크게 얻어맞는 느낌이었다. 내가 살아온안온한 세계에 균열이 갔다. 이 세상엔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럴 수 없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것, 하지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는 아무도 함부로 말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내가 너희에게 들려주고 싶은 두 번째 이야기는, 메리 올리버라는 시인이 한 말이야.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은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이다.

책을 읽는 것, 영화를 보는 것, 전시와 연극을 보고, 여행을 떠나는 것, 음악을 듣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는 것,
서점 탐방을 하며 책 구경을 하는 것, 새로 생긴 작은 가게들을 요모조모 살피는 것. 이 모두가 수업의 좋은 재료가 될 수있다고 생각한다. 하나하나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한다.
일상의 숲을 마구 헤치고 다니다가 새로 난 풀잎들, 바닥에떨어진 작은 열매들, 하늘을 떠다니는 뭉게구름들,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모은다. 그렇게 숲에서 모아온 것들을 어느 순간가만히 살피고, 다듬어서 수업과 짝을 지어준다.

일상에서 마주한 배움들, 영감들을 교실로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내 삶의 고민이 수업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되었고,
학교와 수업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이 삶으로 이어졌다. 삶과수업이 별개가 아니게 되었다. 좋은 건 나누고 싶었다. 일상의보석 같은 순간들을 학교로 옮겨올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캄캄한 밤길을 끝없이 걸어갈 때 힘이 되어주는 것은 튼튼한다리도 억센 날개도 아닌, 친구의 발걸음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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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문학시간 - 과학고 국어수업 3년의 이야기
하고운 지음 / 롤러코스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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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프 자코토의 사례에서 자크 랑시에르는 뭔가 중요한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흔히 교사를 설명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 오히려 설명은학생들을 성장하지 못하게 가두고, 배움으로부터 멀어지게한다는것. 사람은 배우고자 할 때 설명해주는 스승 없이도 혼자 배울 수 있다는 것. 그는 똑똑한 스승이 아니라 무지한스승이오히려 학생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역설했다.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나는 11번 배심원의 저 대사가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소름이 돋았다. 지금 이 대사가 영화의 공기를 바꾸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We are strong." 우리는 강하다. 우리가 강한 이유는 우리의 결정으로 어떤 이익이나 손해를 받지 않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책임감을 갖고결정해야 한다… 나는 지금까지 이러한 강함의 정의를 본 일이 없었다.

김한민의 《아무튼, 비건》이라는 책에는 저자가 외국에서살다가 초등학교 때 한국으로 전학을 와서 겪은 경험이 하나나온다. 교실에 비치된 연필깎이 위에 ‘내 것처럼 아끼자‘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문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내 것처럼 아끼자고? 자신이 외국에서 배운 바에따르면 ‘남의 것처럼 아끼자‘라고 써야 맞는 말이었다. 저자는그때의 문화충격을 이야기하며 타자라는 존재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함부로 생각하고 대하는지를 일깨운다.

나의 결정이 타인의 삶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사실, 우리는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 상관이 없다는 이유로 함부로 선택하고 아무렇게나 결정해버리곤 하는 일들이 얼마나 허다한가.

주목해주시겠습니까? (…) 우린 싸우려고 여기 온 게 아닙니다. 우린 책임이 있어요. 전 항상 민주주의가 위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우린… 뭐랄까, 통보받았소. 법정에 와서 본적도 없는 사람의 유무죄 여부를 판단해달라는 통보 말입니다. 우리는 이 아이에 대한 평결로 어떤 이익이나 손해를 받지않아요. 그래서 우리가 강한 겁니다. 이 평결은 사적인 것이되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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