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의 존재가 한국에도 알려지던 즈음, 한 인터뷰에서그는 낮게 속삭이는 듯한 자신의 보컬 방식에 대해 (여러이유 중) ‘큰 소리로 노래 부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는답을 한 적이 있다. 노래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예지의 목소리가 필요 이상으로 커지는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 성량껏 내지르는 것이 어색한 사람, 제 안에서 부유하다 가라앉은 것들을 자기 데시벨에 맞춰 정돈해 밖으로 꺼내놓는 사람의 말과 음악은 미덥다. 보다 정확히 듣고 전달하기 위해 목소리를 낮출 줄 아는 이들이 지닌 사려 깊은태도를, 조용한 위력을 알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예지를 두고 ‘힙‘하고 ‘쿨‘하다고 말한다. 힙과 쿨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살아온 내가 그 말의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어렵다. 다만 ‘힙’이 변화의최전선을, 고유한 독창성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쿨‘은 자신이 그 선두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거나 인지하지 않는 이들에게만 붙일 수 있는 수식 같다. 그러니 적어도 그날의 영상 속 무수히 ‘좋아요‘를 받은 댓글 ‘The coolestperson on the planet 의 의미는 잘 알 것 같다.
준비된자리에서 지금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누가 나를 보고있는지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어떤 상징이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 드러내지 않으려 해도 흘러나오는, 과시하지 않는데도 자꾸 비집고 나오는 눈부신 재능을 가진 사람, 가진 재능의 총량을 훌쩍 뛰어넘으며 모두를 놀라게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임을.
두 번째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어떻게 보일지생각하는 걸 그만두고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을 보기 시작했어요. 더 나아가선 한국인 여성이라는이유로 스스로를 작게 만드는 습관에서 벗어나려 노력했고요. 대신 ‘나를 작게 만드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그들이 왜 그러는가 그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지난봄, ‘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연대를 구하는 긴 글을 트위터에 올렸어요. ‘우리 모두는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해야 할 일이 있다. 하지만 침묵하는 것, 흑인들 스스로 그들의 입장을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듣고, 읽고, 배우며 변화를 위해 전념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할 일이다. 저는 이 문장이 특히 좋았어요.
물결로, 모양으로, 크기로 올 거예요. 가령 가족 안에서어떤 합의에 도달하는 것, 이로써 세대 간의 격차가 조금줄어드는 것 역시 변화이고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투표에 필요한 준비물을 안내하는 것 역시 변화예요. 책을 읽고 이전까지는 절대 갖지 않았을 의문을 품기도 하고, 새롭게 다시 배우거나, 틀리게 배운 것을 의식적으로지우려고 하는 것 역시 변화고요. 이런 작은 변화들이 더큰 변화를 이끈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변화를 지속시킬 열쇠라고 생각해요.
제가 꿈꾸는 세상은 사람들이 자연과 조화롭게 살면서 서로 감사를 표하고, 자신의 신념을실천하며 사는 거예요. 모두의 창의적인 표현이 제대로인정받고 격려받는 세상, 당신이 좋아하는 것과 필요로하는 것을 자본주의가 결정하지 않는 세상, 인내와 휴식이 있는 세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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