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가완성형 공간으로등장하는 것이 아니라세상을 유토피아로바꿔가려는 개인들이유토피아의 가능성을 가지고있다고 생각해요.
과학을 통해 인간이 우주와 세계를 보며 느끼는 감정을 주로 표현했는데, 이제는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하게 될 때경이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완전히 다른 존재와의 접촉이나,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누군가를 이해하게되거나, 혹은 타인이 나를 이해하게 될 때 느끼는 인식의전환, 인식의 확장이 있잖아요. 거기에 관심이 있어요.
그 경계가 아슬아슬할 때가 있어요. 결국 우리가도달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는게 중요하다고 봐요. 저는 사람들이 들어주기에 존재하고, 사랑해주기에 계속할 수 있는 건데 사람들이 저의 본질을 잊을 때가 있어요. 멋있는 뮤지션으로서 표현하는것은 황소윤으로서 표현하는 것이고, 인간 황소윤을아해준다면 여성인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습도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멋있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비되는 건 위험하고, 저 역시 바라는 일은 아니에요.
언제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나요?? 되려고 하지 않을 때. 전 지금도 아름다운 것 같거든요. 제 생각을 이야기하거나 무언가에 몰두해 있을 때아름답다고 느껴요. 무대 위에 서 있을 때도 가장 아름답죠. 뮤지션뿐만 아니라 내 안의 내가 너무 많은데 (웃음)무언가에 몰두해 있는 순간에는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잖아요. 그런 순간을 더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보여지는 직업을 가질수록 남을 의식하게 될 때가 많고, 그건 필요보다 불필요할 때가 더 많으니까요.
루이제 린저의 소설 《생의 한가운데에 좋아하는 구절이 있어요. "니나는 마치 폭풍우에 좀 파손된, 그러나 대해에 떠 있고 바람을 맞고 있는 배와도 같았다. 그리고 볼 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배가 어디든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아니, 새로운 대륙의 새로운 해안에 도착해서 대성공을 거두리라는 것을 돈을 걸고 단언할 것 같았다." 훼손과 상처, 두려움에 꺾이지 않고 어디든지 가는 여성. 이런 분들이 제가 사랑하는 여성상이지 않나 싶습니다. 재재
유연함. 유연함이라는 말 안에 많은 게 포함되겠지만, 일단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줄 아는용기 같아요.
사랑의 순간은 사랑 있는 사람에게 유독 잘 발각된다는 듯 드문드문 만나온 정다운 감독은 한결같이 다정한 사람이다. 지금 눈 앞에 앉은 사람을 성실히 대하는사람, 그런 당신이라면 새롭게 발견해줄 것 같아 나를 툭풀어놓게 되는 사람. 인물 한 명을 선정하고 기록하는 단편 연작 프로젝트 ‘다운큐멘터리 dawnamentary‘에는 그의 사랑과 다정의 재능이 최대치로 집약돼 있다. 그리고 그 재능은 주인공이 여성이 되는 순간 빛을 발한다.
자신을 내려놓지 않은 채로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봐요. 나를 버리고 난 뒤에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거지, 나를그대로 둔 채 그 사람을 이해하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배우 이주영은 몇 년 사이 번민과 자괴를 건너왔음을 불현듯 툭 털어놨다. 그때 그가 선택한 것은 자신을 천천히 다시 읽는 것이었다. 어떤 날은 내밀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다른 날에 멀리서 관조하기도 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나대로 사는 것에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답을 얻게 됐다고 말했을 때 나는 놀랐다. 내 결핍을 제일 잘 아는 자가 나 자신이니 두려울 것 없다는 듯, 일말의 후회는 없다는 듯한 그의 단단한얼굴을 바라봤고, 그 얼굴을 오래 기억하게 될 거라 확신했다. 후회 없음‘이 자력으로 인생을 설계해온 자기 삶의주인만이 누릴 수 있는 보상이라면, 그날의 이주영은 조금 홀가분해 보였다.
승모근이 어떻고 허벅지가 어떻느니같은 소리에 주저할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선 근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버티는 것만이 답인때인 어떤 날에 나를 곧게 세워두는 건 정신력도 의지도아니고 복직근, 복횡근, 복사근, 기립근, 둔근이라는 것을 순발력, 집중력, 창의력, 노오력 등 세상의 모든 ‘력’중의 ‘력은 체력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는 "나만 잘 타겠다고 꽁꽁 숨기고, 도둑 훈련하던 시절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나 혼자 잘 타는 거에큰 욕심이 없어요" 라고 말한다. 그 실천으로 유튜브 채널사이클 선수 김원경〉과 블로그 ‘자전거 타는 마리‘를 운영하며 운동 방법, 정서 관리, 부상과 회복 등에 대한 노하우를 나눈다. 몸과 마음을 잘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이야기한다. 어느 때보다 몸에 대한 담론이 활발한 지금, 동시대 여자들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본다.
일찍이 이 모든 기이한 허들을 뛰어넘으며 살아온김원경은 ‘운동하는 여자‘로서 말한다. "남들이 이야기하는 것들 다 최면이에요. ‘너는 그런 사람이잖아‘ ‘원래네 성격은 안 그렇잖아 하는 말들이 결국 내게 거는 최면같아요. 근데 다른 사람들이 만든 최면의 총합을 자기라고 착각하기 쉽잖아요. 바깥으로부터의 최면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같아요. 각자 가지고 있는힘을 충분히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사랑을 하는 동안에는 나쁜 일이 자신을 온통 뒤덮도록내버려두지 않았다. 나쁜 일이 나쁜 일로 끝나지 않도록애썼다. 우리가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고 어떤 일에서든고마운 점을 찾아내는 이들임을 기억했다. 사랑은 불행을 막지 못하지만 회복의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을 묶으며 네 명의 인터뷰이를 만났어요. 여자 두 분, 남자두 분이었는데 네 사람이 다 다른 면에 있어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누군가의 용기를 배우는 일을 좋아하는데요. 용기가 있으려면 너무 자기 안에 갇힌 사람이면 안 되는 것 같아요. 네 사람은 모두 다른 존재와 잘 연결되는 사람이었어요. 나밖에 못 보는 사람 말고 저 사람에게로 시선을 이동할 수 있는 사람, 내가 저 인생을 살아보지 않았지만 그 자리로 가서 왠지 그 사람이 볼 법한 눈으로 세계를 볼 수 있는사람들이 바로 제 인터뷰집에 나오는 이들이에요.
올가토카르추크의 말을 만났다. "다정함이란 다른 존재, 그들의 연약함과 고유한 특성, 그리고 고통이나 시간의 흐름에 대한 그 존재들의 나약한 속성에 대해 정서적으로 깊은 관심을 표명하는 것입니다. 다정함은 우리를 서로 연결하는 유대의 끈을 인식하고, 상대와의 유사성 및 동질성을 깨닫게 합니다. 이 세상이 살아 움직이고 있고, 서로끈끈하게 연결되어 있고, 더불어 협력하고, 상호 의존하고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돌이켜보니 10명의 여성 모두 사랑하기를, 존엄하기를 선택한 사람들이었다. 미워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낭비하지않는, 손쉬운 비관과 혐오를 거부하고 어려운 낙관을 실천하는 사람들과의 대화였다. "상처로 만들지 않을 힘이나에게 있다고 말이에요. 회복의 힘이 내게 있으니까." 이슬아 작가가 인터뷰 마지막에 한 이 말을 문장으로 옮길때 나는 삶의 어느 순간에서, 작고 어두운 방에 혼자 웅크려 있을 때 그의 말을 떠올리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나약해질 때 사랑하는 여자들을 떠올려요. 부서지지 않는 단단함이 아니라 부서지는 것쯤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기는 단단한 여자들을요." 이제 나는 모델 박서희의 말을 되새기며 다치는 것쯤 두려워하지않으려고 한다. "다름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강한 사람 같아요." 정다운 감독의 말과 "강함이란, 내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라는 재재의말을 떠올리며 나와 당신을 이해하기 위해 더 노력해볼 작정이다. "내가 붙인 내 이름을 내가 굳게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요." 이길보라 감독의 조언에 힘입어 나를 의심하고 검열하는 일을 줄여갈 거다. "각자 가지고 있는 힘을충분히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김원경 선수의 다독임에다시 한번 나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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