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가기를 시행하는 자가 건너가는 자신을 자각하고 경험할때 매우 신비한 요동 속에 빠지는데, 그것이 바로 황홀경이다. 황홀경ccstasy 은 정체된sMast 현재의 상태에서 다른 곳으로 건너가는자에게만 주어지는 신의 선물이다. 건너가는 자는 아직 명료하게 해석되지 않은 것이 주는 공포와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수없다. 존재론적 의미에서 모험은 인간이 쌓는 위대한 탑의 첫번째 벽돌이다. 돈키호테는 그렇게 첫 벽돌을 움켜쥐고 일반화stasis 자신을 넘어서서 고유하고도 특별한 각성 속으로 스스로걸어 들어가 높은 자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 사람들은 모두 그를 미쳤다고 했다.

돈키호테는 우선 주위의 많은 사람과 어울려 쾌락을 나누던 취미인 사냥을 끊었다. 친구들과 공유하던 취미를 혼자만 끊는 것은 어지간해서는 힘들다. 친구들로부터 미친놈 소리까지 들을각오를 해야만 겨우 가능하다.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가 미치기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생각과 취미를 공유하던 친구들과의 관계를 끊는 일인지도 모른다.

결국 자신만의 세계로 진입해 고유한 영토를 갖게 된다. 핵심은 주위 시선이나 박수와 평가 등을 과감히 무시하고 자신만의 세계로 스스로를 유폐시키는 일이다. 우리에서자신을 탈출시켜 완전한 고립을 이룬다. 유폐된 자가 자신만의세계에서 자신의 눈으로 자신만을 바라보게 되면 황홀경에 빠져미치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풍차라고 하지만 그에게는 거인이다. 모두가 양 떼라고 하지만 그에게는 군대다. 모두가 순례자라고 하는데도 그에게는 악당이다. 돈키호테의 종자인 산초 판사도 그것들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미친 돈키호테는 승패를 미리 가늠하려고 애쓸 정도로자잘하지 않다. 이길 수 없거나 닿을 수 없다고 미리 판단해 물러서는 좀팽이는 아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도 그냥 하고, 닿을수 없는 별이라도 그냥 따러 나설 뿐이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서 빠져나와 책에 미쳐 전답을 처분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할 수 없다.

평범한 이들은 미쳐 황홀경에 빠진 단독자를 이길 수 없다. 그들은겁먹은 표정을 감추며 안전과 먹이를 찾아 다시 자신을 가두는 ‘우리‘로 기꺼이 돌아갈 뿐이다. 쭈그러진 심장을 지닌 채 스스로 갇힌다. 돈키호테는 집단적인 정상의 편안을 포기하고 고독한 비정상의 황홀경을 선택했다. 그는 우리와 결별해 자신을 섬기는 자다.

돈키호테』에는 덕을 묘사하는 글이 적지 않다. 돈키호테의 말이다. "자네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자네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을 걸세. 자네가 덕으로 일한다면, 군주나 영주를 조상으로 둔 가문을 부러워할 이유가 없네." "가난한 자들도 덕스럽고 사려가 깊으면 그를 따르고 받들고 보호해주는 사람이 생기지." 모든 승리의 원천을 덕으로 보는 것이 바로 돈키호테다. 덕은 자신을 자신답게 하는 힘이다. 내게만 있으면서 나를어디론가 건너가게 만드는 힘이 덕이라고 할 때 자신과 덕은 일치한다. 당연히 모험도 덕의 활동이다. 그렇게 보면 모험심이 없는 자는 덕의 힘이 약하다. 돈키호테는 나를 찾는 일이 사람에게주어진 가장 수준 높은 과제라고 생각한다. "너 자신을 알고자 노력하면서 네가 누구인지에 대해 눈을 떠야만 한다. 이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힘든 인식이지." 이 힘든 인식을획득한 자는 덕을 회복하고 다음으로 건너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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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깊은 만남 덕분이었습니다. 한 인물을 만나서 오래 대화하고 기사를 준비하다 보면 그분들은 저절로 저의 거울이 됐습니다. ‘진즉에 만났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볼 때가여러 번이었습니다.

"네가 너인 것에 다른 사람을 납득시킬 필요 없어. 괜찮아."
JTBC 인기 드라마였던 <이태원 클라쓰>의 12회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대사 한 토막이다. ‘단밤‘(식당 이름) 대표 박새로이 (박서준)가 ‘최강포차‘라는 요리 경연 방송의 결승전 촬영장을 뛰쳐나간 단밤 주방장트랜스젠더 마현이 (이주영)한테 한 말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라이벌 진영 쪽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마현이를 꺾기 위해 그의 성정체성을 폭로하는 더티플레이를 한다. 마현이는 방송사 관계자들이 자신을 보고 수군거리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놀라 촬영장을 뛰쳐나간다. 구석진 자리에서 마현이를 찾아낸 박새로이는 "저따위 시선까지 감당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이 아니야"라며 대회에 안 나가도 된다면서 이렇게 ‘대회보다 너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다독인다.

저는 70년대에 산업화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이렇게 됐다고 봅니다. 파이가 골고루 분배되도록 그때서부터 복지정책을 폈어야 하는데 그러질 않았잖아요. 지금은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이제 권력이 자본가에게 가버린 뒤여서 커진 파이를 지금 나누려니까 마치 재산을 뺏는것처럼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이제는 피를 흘리지 않고는 파이를 나누는방법이 없는 단계까지 와버렸잖아요. 우리가 촛불로 평화적인 시위를 해서 정권과 대통령 하나를 바꾼 것일 뿐 구조를 바꾸진 못했죠.

잘못 끼운 첫 단추가 무엇인가요?
예를 들면 국민연금도 일용직이라든지 봉제 노동자는 처음에 다 제외됐어요. 그래서 저 같은 봉제 노동자는 노후에도 여전히 먹고살 걱정을해야 합니다. 지금 각종 연금을 받는 분들은 젊었을 때는 안정적으로 직장 다니고, 노후에는 연금 타서 안정적으로 살잖아요. 이렇게 비교해도되는지 모르겠는데, 전쟁 때 나라를 구했다고 해서 참전 군인들은 계속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잖아요

"여러분은 죽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근로 개선을 해야 한다. 하루에 잠바를 열 장 만들려고 기를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공부해서 이다음에 내 자녀를 어떻게 똑똑하게 잘 기를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소리가절규처럼 들렸어요. 노동교실에서 전태일을 알고 나니까 그것도 모르고지낸 스스로에 대해 자괴감과 자책감이 들었어요. 우리가 진즉에 함께했더라면 전태일 동지가 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서 노조 활동을 열심히 했죠. 청계노조 선배들이나 저를 포함한 모두가 그런 마음이었기에 열심히 싸울 수 있었던 거죠. 두 번 다시 우리 동지가 죽게 하면 안 된다는 마음들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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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집
전영애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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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멀지만, 마음에서는 가장 가까운 그곳어느날 우리는 한 시인의 집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린다

그의 시 「한잔 재스민차에의 초대」는 다음과 같다.
들어오셔요, 벗어놓으셔요 당신의슬픔을. 여기서는침묵하셔도
좋습니다
시의 전문이다. 짧은 이 시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가. 구동독 시절에 이 따뜻한 시는, 체제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집 문에 붙여놓는 눈에 띄지 않는 저항의 표지로 쓰였다고 한다. 강성의 이념어가 난무하던 사회주의 국가에서 이런낮은 목소리가 가졌던 힘을 생각한다.

. "내가 이 책을 선물하는 이유는, 첫째는 그레텔이훌륭한 소녀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레텔이 이 책을 아무데나 놓고 가면 책이 나한테로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이야"라고. 카프카 특유의 꼼꼼한 글씨로 쓰인 그 진품의 헌사. 맺힌 잉크 자국에서 어린조카에 대한 사랑과 유머 섞인 위트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이렇게 무해無害해. 유용성이 강조되는 곳에서는 늘 땅을 한 치라도 더 이용해보겠다고 함부로 나무를 뽑지. 그 가운데 이 시는 한 그루 나무를 뽑아내는 작은 일을 경계하며, 그것이 나무만 죽이고 수맥만 마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까지 황폐화시킬 것임을낮고, 낮은 목소리로 간곡하게 일깨우고 있지 (그런 점에서 예컨대 브레히트의 목소리와는 아주 많이 달라). 나무를 함부로 뽑아내는 곳이구동독뿐이겠어. 우리가 함부로 뽑아내는 것이 어디 나무뿐이겠어.
획일성과 유용성의 지나친 강조가 인간의 심성을 어떻게 황폐화시키는지는 다시 나무의 비유로 등장해. 나무도 사람도 다 똑같이쓸모 있게 키워내려는 국가에 맞서, 그럴 수 없다고 작지만 단호한목소리로 말하는 것.

인생은 본질적으로 아주 긴 여정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긴 여정은 오로지 고달픔입니다. 그런데 그 길을 자꾸 가노라면 사는 것이 살 만하게 값지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옵니다. 이지점들 사이의 구간이 길면 길수록 더 힘들게 느껴지지만, 삶이 살만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그만큼 소중하고 값지게 다가옵니다. 정말행복한 순간은 언제나 백분의 일 초입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특히 남녀가 함께 산다는 것은 그 백분의 일 초에 다가가고자 함께 노력하고, 그 백분의 일 초를 향해 살아가고, 그 백분의 일 초를 위해생각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런 이야기가 해당되지 않는 순간이 있기는 합니다. 몹시 나이가 들었거나 불치의 병이 들었을 때 말이지요. 그 외에는 그런 순간은 언제나 계속 있습니다. 그 순간을 위해서일하고 살고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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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는 ‘마법의 양탄자’를 타는 일입니다. 하늘을 나는 융단에 몸을 싣고 ‘다음‘을 향해 가는 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곧 상상력이고 창의력이지요. 높은 지혜는 인간을 ‘다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인간은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는 존재이기에 멈추면 부패하지만 건너가면 생동합니다.
건너가기를 멈추면 양심도 딱딱하게 권력화됩니다. 건너가기를멈추고 자기 확신에 빠진 양심은 양심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도덕도 마찬가지입니다. 건너가기의 힘은 책 읽기로 가장 잘 길러집니다.

우리는 보통 ‘공을 이룬다‘는 의미에서 ‘성공‘이라고 하는데,
노자는 ‘공이 이루어진다‘ 혹은 ‘공이 드러난다‘는 의미에서 ‘공성功成‘이라고 합니다. 순자』의 「권학」에서도 배울 것이 있습니다. 순자는 바람과 비를 갖고 싶으면 우선 흙을 쌓아 산을 이루라고 합니다. 그러면 바람과 비가 거기서 자연스럽게 생긴다는 것이지요. 흙을 쌓고 산을 이루는 수고만 하면 바람과 비는 행운처럼 그냥 드러납니다.
바람과 비는 만들어 갖는 것이 아닙니다. 내수고를 거쳐 현현하

진짜 인간은 한곳에 멈춰 머무르지 않고 아무 소득이 없어 보여도애써 어디론가 떠나 건너간다. 건너갈 그곳은 익숙한 문법으로는 아직 이해되지 않아서 무섭고 이상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무모한 도전과 모험이 등장한다. 대답하는 습관을 벗고, 질문하기 시작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고, 닿지 않는 별을 잡으려고 하는 자가 있다면, 그가 진짜 인간이다. 진짜 인간이 세상의 주인이다. 돈키호테에 배워야 할 때다.

인간은 건너가는 존재입니다. 건너가는 존재란 멈추지 않는 존재를 뜻하지요. 생각도 몸도 멈추지 않고 지향도 멈추지않아야 합니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괴물과 싸우는 자는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과 싸우면서 또 다른 괴물이 되는 이유는 싸울 때가졌던 생각에서 멈춰버리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계속 이동해야 합니다.이것을 우리는 살아 있다고 표현하지요.대답은 멈추는 것이고 질문은 건너가는 것입니다.

산초야, 행운은 빼앗을 수 있을지 몰라도 노력과용기는 빼앗지 못할 것이다." 저는 이 말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오지 않는다고 해서 화낼 필요 없다. 노력과 용기는거짓이 없고 배신이 없다.‘ 이런 게 느껴졌거든요.

심장은 왜 쭈그러질까요? 내 눈으로 나를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를 믿지 않고,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나를 비교하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내가 기준이 되어야 삶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현실에서의 성취도 커집니다. 외부의 것과 비교하거나 외부의 것을 추종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으려고 한다면 우리는 주머니 속 체스 말에불과합니다. 그건 곧 죽은 거예요.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볼 때자신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쭈그러진 심장도 쫙 펼수 있겠지요.

돈키호테의 미친 정신을 망가뜨린 사람이 누군가요? 카라스코학사입니다. 그는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에요. 공부를 많이 했다는 건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되는 것을 더 많이 했다는 의미입니다. 바라는 것보다 바람직한 것을 더 많이 알고, 좋아하는것보다 좋은 것을 더 많이 아는 사람이지요.

돈키호테가 자기자신일때는 미쳤다고 하더니 다수의 가치관을 따르자 다들 정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돈키호테는 어떻게 됐나요? 죽었어요. 나로 살다가 우리가 되는 순간 죽어버렸습니다. 나로 미쳐서는 생기발랄한 모험을 멈추지 않았는데, 끌려와 다시 우리 안에 집어넣어진 순간그는 죽었습니다. 돌아온 돈키호테를 보며 주위 사람들은 박수를 쳤습니다. 돈키호테가 자신에게 박수를 친 게 아니에요. 제가 이 책을 읽고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우리 모두 돈키호테처럼 죽지 않도록 "쭈그러진 심장을 쫙 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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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다룰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예로 들어본다. 우리는이 소설에서 주인공 로다의 범죄와 처형이라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시 러시아 사회와 인간의 심리를 다룬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 당시 러시아의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주인공의 하숙집, 거리, 다리 등은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주인공 로다를추적하는 예비 판사의 수사 기법은 오늘날 경찰에게도 좋은 참고자료다. 그뿐인가, 마치 소설가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경험이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살인자의 심리가 생생하고 뛰어나게 묘사된다.

우리의 국민 소설 <춘향전>도 읽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춘향전》에는 춘향과 이 도령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당시 조선 사회의 공고한 신분제도에 반발하는 민중의 분노가 담겨있고, 벼슬아치의 행태도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생생히 느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는 추리를 해가며 읽어야 하는 탄탄한 전개도 재미나지만, 작가가 즐긴 음악과 책이 끝도 없이 등장하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글 속의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다 보면, 소설이라는 장르가 주는 즐거움에는 텍스트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실감한다. <해변의 카프카>를 읽으면서 우리는 하루키가 영위했던 낭만의 시대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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