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깊은 만남 덕분이었습니다. 한 인물을 만나서 오래 대화하고 기사를 준비하다 보면 그분들은 저절로 저의 거울이 됐습니다. ‘진즉에 만났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볼 때가여러 번이었습니다.

"네가 너인 것에 다른 사람을 납득시킬 필요 없어. 괜찮아."
JTBC 인기 드라마였던 <이태원 클라쓰>의 12회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대사 한 토막이다. ‘단밤‘(식당 이름) 대표 박새로이 (박서준)가 ‘최강포차‘라는 요리 경연 방송의 결승전 촬영장을 뛰쳐나간 단밤 주방장트랜스젠더 마현이 (이주영)한테 한 말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라이벌 진영 쪽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마현이를 꺾기 위해 그의 성정체성을 폭로하는 더티플레이를 한다. 마현이는 방송사 관계자들이 자신을 보고 수군거리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놀라 촬영장을 뛰쳐나간다. 구석진 자리에서 마현이를 찾아낸 박새로이는 "저따위 시선까지 감당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이 아니야"라며 대회에 안 나가도 된다면서 이렇게 ‘대회보다 너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다독인다.

저는 70년대에 산업화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이렇게 됐다고 봅니다. 파이가 골고루 분배되도록 그때서부터 복지정책을 폈어야 하는데 그러질 않았잖아요. 지금은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이제 권력이 자본가에게 가버린 뒤여서 커진 파이를 지금 나누려니까 마치 재산을 뺏는것처럼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이제는 피를 흘리지 않고는 파이를 나누는방법이 없는 단계까지 와버렸잖아요. 우리가 촛불로 평화적인 시위를 해서 정권과 대통령 하나를 바꾼 것일 뿐 구조를 바꾸진 못했죠.

잘못 끼운 첫 단추가 무엇인가요?
예를 들면 국민연금도 일용직이라든지 봉제 노동자는 처음에 다 제외됐어요. 그래서 저 같은 봉제 노동자는 노후에도 여전히 먹고살 걱정을해야 합니다. 지금 각종 연금을 받는 분들은 젊었을 때는 안정적으로 직장 다니고, 노후에는 연금 타서 안정적으로 살잖아요. 이렇게 비교해도되는지 모르겠는데, 전쟁 때 나라를 구했다고 해서 참전 군인들은 계속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잖아요

"여러분은 죽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근로 개선을 해야 한다. 하루에 잠바를 열 장 만들려고 기를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공부해서 이다음에 내 자녀를 어떻게 똑똑하게 잘 기를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소리가절규처럼 들렸어요. 노동교실에서 전태일을 알고 나니까 그것도 모르고지낸 스스로에 대해 자괴감과 자책감이 들었어요. 우리가 진즉에 함께했더라면 전태일 동지가 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서 노조 활동을 열심히 했죠. 청계노조 선배들이나 저를 포함한 모두가 그런 마음이었기에 열심히 싸울 수 있었던 거죠. 두 번 다시 우리 동지가 죽게 하면 안 된다는 마음들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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