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호의가 존재하는 곳에는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을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두고 미리 규율부터 내세우는 일은 불필요할것이다. 왜냐하면 호의라는 충동이 자연스럽게 올바른 결정으로 이끌어 갈 것이고 당신이 아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아이가 느낀다면어떤 결정이든 대체로 올바를 것이기 때문이다. 규율이란 제 아무리 현명한 것이라 해도 애정과 접촉을 대신할 수 없는 법이다.

나는 지금 막선생님이 쓰신 『게으름에 대한 찬양이라는 책을 샀습니다. 이 책을 꼭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일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을 한다는 것이 오히려 자신을 손상시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자기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가 하는 것을상대를 가리지 않고 떠들어 댐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그를 좋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지독한 게으름뱅이이며, 어리석고,탐욕스러운 인간입니다. 그 같은 게으름뱅이에게 강경하게 대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부인 당신께서 말씀하시는 그 게으름뱅이에게 제가 정말로 지지하고 동정한다는 것을 그대로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도 틀림없이 저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저도 날이면 날마다 잔소리만 듣고 산다면어쩔 수 없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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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첫 연주에 대해 케이지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침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이 곡을 듣는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침묵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곡이 연주되는 내내 우연히 발생한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제1악장이 연주되는동안에는 밖에서 바람소리가 들렸습니다. 제2악장이 연주될 때는빗방울이 지붕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제3악장 때는 여러분이 대화를 하거나 밖으로 나가면서 온갖 흥미로운 소리를 만들어냈죠."
철학자 제논의 말처럼 우리 몸에 두 개의 귀, 하나의 입이 있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귀 기울여 듣기 위해 멈춰 섰을 때 비로소들리는 것들이야말로 세상에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 삶에서 너무나 많은 것들이 소음으로 정의되고 있다. 그래서 헤드폰을 쓴다. 소음 차단 헤드폰을 쓰기도 하는데 그럴수록 소음은 더 잘 들린다. 화면이 켜지고 전화기가 울린다. 시속 9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조용히 날아가는 초대형 여객기 안에는 침묵을피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승객들은 행동을 멈추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시답잖은 영화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거나 연예인의 무의미한 인터뷰를 듣는 편을 택한다. 가만히 앉아 정신을 집중하느니 차라리 굳게 닫아버리는 편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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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가 말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우리 귀에 들리는 것 대부분은 소음이다. 우리가 무시하면 그 소음은 우리 마음을 휘저어놓는다. 그러나 귀 기울여 들으면 그 소음이 아주 매력적이라는 걸 알수 있다."
케이지에게 침묵은 반드시 모든 소리의 부재를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그는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리는 트럭이 내는 소리를 좋아했고, 라디오 잡음과 앰프의 윙윙거리는 소리를, 물에 물이 부딪히는소리를 좋아했다. 무엇보다 그는 우리의 소란한 삶 때문에 압도당하거나 들리지 않는 소리를 음미할 줄 알았다.
1951년, 케이지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방음실이라고 정평난 무반향실을 찾아갔다. 그런데 그의 엄청나게 민감한 귀가 그안에서도 어떤 소리를 들었다. 하나는 높고 하나는 낮은 서로 다른두 개의 소리였는데, 잠시 후 그는 엔지니어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두 소리가 본인의 신경계에서 나는 소리와 혈액이 순환하는 소리였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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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서 있는 건 가능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귀를 기울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강을 가로지르는배도 없었고, 도로를 달리는 트럭도 없었고, 매미 한 마리조차 없었다. 뉴스를 듣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까? 나는 뉴스를 듣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동안 내가 침묵을 두려워하고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처럼 고요 안에 있어야만 현재에 집중하고 마침내 진실을 볼수 있게 된다. 그제야 비로소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는 시간만큼자기 양심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까? 사람들이 주머니 안에 든 작은 기계의 띠링 울리는 소리에 반응하는 속도만큼 양심의 가책이 부르는 소리에도 빠르게 반응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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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은 우편물이 밀리는 상황을 즐겼다. 그 때문에 다른 누군가를 화나게 할 수도 있고 중요한 가십거리를 놓치는 일이 생기더라도 말이다. 사소한 문제들은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해결되기 때문이었다. 우리도 실시간으로 뉴스를 받아들일 게아니라 나폴레옹처럼 여유를 갖는 태도, 유행에 한두 계절쯤 뒤처지는 태도, 내 삶을 받은편지함의 노예로 만들지 않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당신이 알게 되는 순간까지도 여전히 중요할 것이다.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면 당신에게 닿기전에 사라지거나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는 사실이 명확해질 것이다. 그러면 불필요한 조급함이나 피로에 찌들 일 없이 내적으로 고요를 유지하며 관심이 필요한 사안에 온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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