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첫 연주에 대해 케이지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침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이 곡을 듣는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침묵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곡이 연주되는 내내 우연히 발생한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제1악장이 연주되는동안에는 밖에서 바람소리가 들렸습니다. 제2악장이 연주될 때는빗방울이 지붕을 두드리기 시작했고, 제3악장 때는 여러분이 대화를 하거나 밖으로 나가면서 온갖 흥미로운 소리를 만들어냈죠."
철학자 제논의 말처럼 우리 몸에 두 개의 귀, 하나의 입이 있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귀 기울여 듣기 위해 멈춰 섰을 때 비로소들리는 것들이야말로 세상에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 삶에서 너무나 많은 것들이 소음으로 정의되고 있다. 그래서 헤드폰을 쓴다. 소음 차단 헤드폰을 쓰기도 하는데 그럴수록 소음은 더 잘 들린다. 화면이 켜지고 전화기가 울린다. 시속 90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조용히 날아가는 초대형 여객기 안에는 침묵을피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승객들은 행동을 멈추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시답잖은 영화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거나 연예인의 무의미한 인터뷰를 듣는 편을 택한다. 가만히 앉아 정신을 집중하느니 차라리 굳게 닫아버리는 편을 선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