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학 미래그림책 1
몰리 뱅 지음, 정태선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길이라는 것은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는 힘이 있다. 그 길이 물리적인 길이든 선택에 관한 길이든. 실제로 동네에 새로운 길이 하나 생기면 사람의 운명뿐 아니라 동네의 운명이 바뀌곤 한다. 요즘 큰길은 도시의 중심을 피해서 난다. 그러면 그 길을 따라 새로운 중심이 탄생하게 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의 운명이 바뀌는 것이다.

<종이학>에서도 새로운 길이 생긴다. 음식점을 하던 아버지와 아들은 가난에 빠지게 된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것을 행복으로 알던 음식점 주인은 새로운 고속 도로가 생겨 음식점 앞으로 차가 지나가지 않게 되자 빈 접시와 식탁의 먼지만 닦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허름한 차림의 돈 없는 손님이 찾아온다. 가뜩이나 손님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공짜 손님에게 잘해주기란 어려웠을 것 같은데 주인은 임금님께 바치듯 정성껏 상을 차려 낸다.  음식을 먹은 손님도 주인의 마음을 알았는지 작은 보답으로 종이학을 접어준다.

춤추는 종이학, 거기에는 소원을 이루어지는 힘이 담겨 있다. 종이학은 손뼉을 칠 때마다 춤을 추었고, 그것을 보기 위해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음식을 만들 수 있게 된 음식점 주인은 다시 행복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하나도 변하지 않은 허름한 차림의 그 손님이 또 찾아왔다. 이번엔 피리를 불어 종이학을 춤추게 했고, 연주를 마친 후 그 학을 타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종이학도 그 이상한 손님도 사라졌지만 음식점은 사라지지 않았다. 신비한 이야기를 들으러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행운의 종이학을 가져다 주는 허름한 차림의 손님은 모든 사람 주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를 알아보느냐 못 알아보느냐에 따라 행복한 음식점 주인이 될 수도 있고, 식탁의 먼지만 닦을 수도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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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은맘 2006-06-05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이하면서도 참 재미있고, 감동적인 내용이네요~

소나무집 2006-06-06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먼저 감동받는 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