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아이들 기말 고사다. 평소에도 공부하라는 말을 별로 안 하지만 시험 기간인데도 공부하라는 말을 거의 안 하고 살았다. 딸애는 알아서 하는 편이라 정말 단 한 번도 공부하라는 말을 안 했다. 격려를 하며 기다려준 덕인지 늘 70점대를 헤매던 수학 점수도 이번엔 한 문제밖에 안 틀렸다고 했다. 80점만 넘으라고 했는데. ㅎㅎ
아들한테는 주말에 시험 공부 이야기를 엄마 아빠가 번갈아가며 두어 번 했다. 하지만 기가 하늘을 뚫을 정도로 센 아들은 공부하라고 하면 더 안 하고 어깃장을 놓으니 난 아예 바쁜 척하고 돌아다녔다.
그래도 월요일, 엄마로서 너무 무심한 건 아닌가 싶어 시험 공부 좀 안 하냐고 물었더니 학교에서 다 했단다. 그래서 집에서 공부할 꺼리가 없다는 아들. 학교에서 다 했다니 바람직하긴 하다. 음... 처음엔 어쩜 저렇게 시험에 대한 긴장감이 없을까 싶었는데 그냥 아들의 말을 믿어주기로 했다.
학교에서 다 했다잖아! 이렇게 마음을 정하고 나니 정말 편안했다. 문제집 같은 것도 안 푸니 채점할 일도 없다. 그래서 정말 띵가띵가 심심하게 시험 기간을 보냈다. 어제는 송년회 모임까지 다녀왔다. 너희들 믿고 나간다, 했더니 "엄마 실컷 놀다 오세요." 요거 역시 아들의 말이다.
아들은 가끔 책을 펼쳐 들고 있다가도 금방 옆길로 샌다. 사회 근대사에 관한 문제를 풀다가 독립운동가가 나오면 집에 있는 독립운동가에 관한 책을 모두 꺼내다 쌓아놓고 읽는다. 뭐하냐고 물어보면 이 책들을 다 읽어야 풀 수 있는 문제란다. 헐~~~ 한 문제 풀고 그 문제에 관한 책 보느라고 한 시간 보내고... 늘 이런 식이다. 길게 보면 좋겠지만 당장 시험이 코앞일 땐 자제 좀 해야지...
우리 아들이 꼼꼼하게 시험 공부 하길 바라면 내 애간장만 타니까 난 아예 모른 척하고 방에 들어가서 책만 읽었다. 그러다가 아이들보다 먼저 잠든 날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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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전에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시험 결과를 알려주는데 나쁘지 않다. 다섯 과목 총점이 97점에 가깝단다. 햐~ 그렇게 공부 안 하고도 평균이 그 정도 나오면 시험이 무지하게 쉬웠나? 학교에서 공부 다 했다는 아들 말이 맞은 건가?
초등학생을 과하게 시험 공부시킬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 다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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