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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공룡 이야기 ㅣ 과학과 친해지는 책 9
이지유 지음, 이지유.조경규 그림 / 창비 / 2011년 7월
평점 :
우리집 책꽂이를 대충 둘러보아도 공룡에 관한 책이 열 권이 넘는다. 우리 아이들도 한때 공룡에 올인했다는 얘기~ 하지만 이 책들의 수명은 우리 아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일찌감치 끝났다. 지금은 공룡에 관한 책은 거의 보지 않는다. 그 책들은 그림책이거나 단순하게 공룡의 종류와 특징을 나열한 책이거나 공룡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대부분이다.
멸종된 공룡이라는 주제 자체가 흥미진진한데 왜 관심 밖으로 밀려났을까 생각해보니 아이들의 지적 성장에 맞춰 흥미를 이끄는 내용으로 진화한 공룡책이 드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공룡 이야기>는 성공적이다. 그동안 읽었던 수많은 공룡책에서 더할 건 더하고 뺄 건 빼면서 모두 정리해놓은 듯하다.
공룡에 별 관심이 없는 나도 중간에 책을 놓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다. 읽는 순간 "그래 나도 이게 궁금했어!"라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 많았다. 단순하게 공룡 하나에만 집중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아니라 공룡과 관련된 주변 이야기들을 함께 풀어내고 있어서 더 흥미가 있고 관심 영역까지 넓게 확장시켜 준다.
1부는 공룡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맨텔과, 메리 앤, 버클랜드, 오언, 헉슬리 등 처음 공룡 화석을 찾아내고 공룡이라는 이름을 붙이기까지의 과정과 서로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며 상대 연구자를 헐뜯는 사이 공룡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이야기가 꼭 추리 소설을 읽는 것 같다. 수많은 공룡의 이름이 정해지는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공룡 화석이 발견되어 박물관까지 어떻게 오게 되는지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알 길이 없다. 그런데 2부에서는 미국의 사막 한가운데서 발견된 수(SU)라는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을 찾아내서 발굴하는 과정, 하나하나 뼈를 골라내는 작업, 골라낸 뼈를 박물관에 세우는 과정을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수 화석은 발견되고도 10년이 지나서야 필드 박물관 중앙홀에 서서 사람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는 과학자와 탐험가뿐만 아니라 건축가, 예술가까지 동원되었다고 하니 종합 예술이 따로 없다. 그 사이에 얼마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지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길...
3부에서는 공룡이 가진 특징에 따라 분류되고 이름이 정해지는 과정을 알려준다. 특히 목이 긴 공룡은 기린, 덩치가 큰 공룡은 코끼리, 육식 공룡은 사자, 익룡은 나그네 알바트로스의 특징이랑 비교하면서 설명하고 있어서 사라진 공룡을 상상하고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건 공룡 관련 과학자는 상상력이 아주 풍부한 예술가라는 점이다. 돌 덩어리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공룡의 모습을 상상하고 창조해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에도 고성, 해남 등 공룡 화석지가 있다. 이 책을 읽고 그런 공룡 화석지를 찾아간 아이들 중에 상상력이 아주 풍부한 공룡 과학자가 탄생했으면 좋겠다. ^^
사진과 별똥별 아줌마 이지유 샘이 직접 그린 귀여운 그림이 많은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5학년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