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원주 하면 치악산을 떠올린다. 나도 남편이 치악산에서 근무한 적이 있으니 치악산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다르다. 결혼 전 남편과 연애할 때 처음 치악산을 찾은 나를 데리고 구룡사길을 오르며 남편은 은혜 갚은 꿩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치악산 한 조각이라도 떼어줄 듯 신나서 이야기하던 남편을 참 이쁘게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치악산(雉岳山) 의 '雉' '꿩'을 가리키는 말이다. 치악산의 원래 이름은 적악산(山 )이었는데 은혜 갚은 꿩의 이야기를 기리기 위해 치악산으로 바꿨다고 한다. 치악산국립공원 들어가면서 보면 꿩만두를 파는 식당이 더러 보였는데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은혜 갚은 꿩 이야기가 한림출판사에서 그림책으로 나왔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꿩을 까치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많다고 하는데 이 그림책 덕분에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 이야기를 쓰신 이상희 선생님은 원주에서 패랭이꽃 그림책버스를 운영하고 계신다. 더불어 그림책 관련 강의를 하면서 원주 어린이와 엄마들의 독서 문화 수준을 한층 높여놓으셨다. 이런 분이 원주에 살고 계시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 개인적으로 이상희 선생님을 알지는 못하지만 지인으로부터 출판기념회 소식을 듣고는 단숨에 달려갔다.

그림책 좀 읽었다 하는 분들은 이상희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존 버닝햄의 <마법 침대>를 비롯해 수많은 그림책과 <데이빗 소로우> 등 환경 인물 그림책, 내가 좋아하는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압둘가사지의 정원>도 번역하셨다. <소를 찾는 아이> 등 사계절 우리 문화 관련 그림책에도 글을 쓰시는 등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아아들 이름을 직접 써서 싸인을 해주셨다.  

<만년 샤쓰><준치 가시> 등에 그림을 그린 김세현 님이 그린 그림이 이야기랑 궁합이 딱 맞는다. 구렁이 그림이 어찌나 화사한지 아이들이 좋아하게 생겼다. 남편이 책을 보더니 상원사 스님이 꽃무늬가 새겨진 구렁이로 변하는 장면은 <수호지>의 108 영웅 중 화상 노지심을 연상시킨단다.

 이상희 선생님이 직접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이야기를 읽어주셨다.  

*** <은혜 갚은 꿩 이야기> 이상희 글/김세현 그림/한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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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12-20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은혜 갚은 새는 까치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음..
표지 구렁이가 꽃구렁이에요 ^^

소나무집 2010-12-23 12:47   좋아요 0 | URL
네, 꿩이에요.
그림책이 정말 예뻐서 보고 도 보고 그랬어요.
아이들이랑 치악산 가기 전에 읽어도 좋을 책이에요.

엘리자베스 2010-12-21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버스 총회를 먼저 하는 바람에 많이 불편하셨죠?
그럼에도 거의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정말 고마웠답니다.^^

소나무집 2010-12-22 12:18   좋아요 0 | URL
불편하진 않았구요. 그림책버스에 대해 좀더 알게 되었지요 뭐.
이상희 선생님 같은 분이 와서 살아주는 게 고맙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