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2007, 당신의 알라딘 머그컵을 자랑해주세요!

누군가 집으로 찾아오면 어김없이 차 한 잔을 내놓게 됩니다. 신혼 초에는 결혼하면서 사온 예쁜 세트 커피잔들이 있어서 나름 폼도 내면서 차를 마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 둘을 낳아 키우면서 예쁜 컵들은 하나둘 산산조각이 나서 사라지고 지금은 찻잔 받침만이 남아 그 흔적을 말해 줍니다.  

더구나 힘은 세고 조심성은 없는 아들 녀석도 하나 키우다 보니 저에게 좋은 컵의 기준은 어느새 튼튼한 컵이 되고 말았지요. 부딪쳐도 굴려도 집어던져도 안 깨지는 컵 말이지요~  

어느 해부턴가 연말이면 알라딘에서 컵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책을 사면서 받은 알라딘 컵은 튼튼 그 자체였고 제가 애용하는 컵이 되고 말았답니다. 첫해와 두 해째 받은 컵은 사용하다 깨져서 버린 걸 보면 그후에 받은 컵보다 좀 덜 튼튼했던 모양입니다. ^^ 

동네 아줌마들이 놀러 와도 당연 알라딘 컵이었지요. 믹스커피에 녹차, 아이스커피까지 모든 종류의 차를 소화해내는 알라딘 컵... 튼튼하고 예쁘다며 컵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늘 오는 기회가 아니니 연말까지 기다렸다가 책을 사라고 권하면서 알라딘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지요. 알라딘을 모르는 사람들은 "알라딘? 그게 뭔데?" 하다가 서서히 알라딘 팬이 된 이웃도  있답니다. 정기엄마, 현주엄마, 태현엄마...  

또 알라딘 컵 덕분에 처음 만난 사람과 금방 친해진 기억도 있으니... 작년에는 이사한 우리집에 남편보다 서너 살 많기는 하지만 어렵디 어려운 시당숙 부부가 놀러 오셨는데 고를 예쁜 컵도 없으니 알라딘 컵에 차를 대접해 드렸지요. 그런데 찻잔을 본 순간 당숙이 하시는 말씀 "이 집도 알라딘 하나 보네!"  "아, 네~~"  

그냥 알라딘이라는 한마디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시댁 어른이라는 어려움마저 스스르 녹아내려서 분위기가 금방 좋아졌고 한동안 서로 어떻게 알라딘을 이용하는지, 누가 더 알라딘을 좋아하는지 이야기했다는 거 아닙니까? 시당숙은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인데 알라딘에서 책을 무지하게 많이 사신대요.

그리고 원주로 이사 와서 만난 알라디너 배꽃 님이나 엘리자베스 님이 놀러왔을 때도 알라딘 컵으로 차를 마시면서 처음 만난 서먹함 대신 아주 찐~한 공감대와 가족 의식마저 느끼게 해주었으니 알라딘 컵의 고마움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네요. 

올해 받은 컵과 더불어 남아 있는 알라딘 컵 4형제입니다. 올해 나온 새로운 로고가 찍힌 컵 중 파란색이 받고 싶어서 책 주문을 더 해야겠어요.

그런데 새로 나온 컵은 모양도 그렇지만 로고가 정말 마음에 안 든다. 은근한 맛 하나 없이 엄청 크고 너무 진한 글씨에 시선을 돌리게 된다. 

모난데 없이 둥글둥글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알라딘 컵. need something? 차를 마실 때마다 나에게 말을 걸어주고 read something! 하고 대답까지 시원하게 해줘서 외롭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알라딘 컵!!!  

올해는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책도 많이 못 읽었는데 내년에는 알라딘 컵에 차를 마시면서 차분히 앉아 책 읽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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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2-18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빨강 파랑 주황에 홀려 3종세트 다 받으려고 날마다 질렀는데~ 주황이 두 개에 파랑만 있고 빨강은 아직 없어요. 오늘 택배 1분 후에 도착한다고 전화왔는데~ 빨강이면 좋겠어요. 그러면 나도 페이퍼 올리려고요.^^

순오기 2010-12-18 14:17   좋아요 0 | URL
와아~ 드뎌 빨강이 왔어요. 올해는 3종세트 다 챙겼어요.ㅋㅋ

소나무집 2010-12-20 16:43   좋아요 0 | URL
이번 컵은 색깔에 홀리기는 하는데 디자인은 별로예요. 로고 글씨도 마음에 안 들고...

엘리자베스 2010-12-18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댁에서 알라딘 컵 봤을때 정~~말 반가웠어요.
통한다는 게 어떤 건지 그날 느꼈다니까요.
놀러가면 꼭 "알라딘 컵으로 줘야지" 하면서 귀한 녹차 주실때 저도 뜨거운 가족애를 느낀답니다.^^

소나무집 2010-12-20 16:43   좋아요 0 | URL
또 차 마시러 오세용~

울보 2010-12-1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빨간색만세개예요너무해 알라딘ㅎㅎ

소나무집 2010-12-20 16:44   좋아요 0 | URL
저도 컵 색깔의 유혹에 넘어가서 책 마구 살 뻔하다가 간신히 하나로 참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