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 선사 주거지에 다녀오다
곰 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 - 신석기 시대 사계절 역사 일기 1
송호정.조호상 지음, 김병하 그림 / 사계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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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6학년인데 공부하는 걸 보니 사회가 처음부터 끝까지 국사였다. 다행스럽게도 딸아이는 역사 관련 책 보는 걸 좋아해서 어려워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아는 게 많이 나오니 사회 시간을 즐기는 듯했다. 6학년에서 한국통사를 한 번 훑은 후 중학교에 가면 훨씬 국사가 쉬워질 것 같기는 한데 역사책 보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이라면 곤혹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걱정스런 마음에 처음부터 통사로 서술된 역사책을 읽으라고 하면 당연히 아이들은 공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에게 역사책을 읽히기 위해 저학년 때부터 공을 들였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주변머리 책, 즉 역사 속의 인물, 문화, 경제, 예술 등을 다룬 책을 먼저 읽힌 후 <한국사 편지> 같은 책을 읽도록 했다. 그래서인지 큰아이, 작은아이 모두 역사에 관심이 많고 재미있어 한다.  

사계절에서 나온 <곰 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는 역사 일기인데, 이런 책이 왜 이제야 나왔는지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로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일기는 부담없이 쓰고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역사 일기라고 해서 어려워할 것 하나도 없다. 시대와 공간적 배경만 달라졌을 뿐 지금 우리 아이들이 쓰는 일기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곰 씨족 소년 사슴뿔이, 사냥꾼이 되다>는 신석기 시대 곰 씨족의 사슴뿔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이 기원전 3000년 어느 해를 보내면서 쓴 일기이다. 그동안 열심히 외워야 할 지식으로 생각했던 빗살무늬토기, 석기, 사냥 도구, 농사 짓는 법, 불의 사용, 의식주 등등이 일기 속에 그대로 녹아 있어 신석기인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며칠 전에 도낏자루로 쓸 나무를 깎다가 돌칼을 떨어뜨렸다. 그 바람에 돌칼이 똑 부러졌다. 아버지한테 부탁하면 새로 만들어주겠지만 그러기 싫었다. 나도 이제 클 만큼 컸으니까 돌칼쯤은 내 손으로 만들어 써야 한다. (기원전 3000년 4월 11일 일기 중에서)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살던 강가의 모습.  


돌칼을 만들고 있는 사슴뿔이. 정도 많고 용감한 사슴뿔이가 일 년 동안 겪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어느새 역사 일기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역사 일기를 쓰고 싶은 마음도 든다. 

우리 딸 요즘 이 책을 읽은 후 사계절에서 주최하는 내가 쓰는 역사 일기 대회에 참여하려고 열심히 일기를 쓰는 중이다. 역사 일기를 쓰기 위해서는 신석기 시대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더 꼼꼼하게 책을 보게 된다. 우리 딸 역사 일기를 쓰면서 신석기 시대 박사가 되어가고 있다. ㅋㅋ



요리를 하고 있는 사슴뿔이네 가족이다. 그림만 보아도 당시 빗살무늬토기, 불, 장신구 등을 사용했고, 개도 키웠음을 알 수 있다. 



일기 옆에 있는 날개 페이지에는 일기 내용과 관련해서 더 자세한 정보들을 실어두었다. 농사짓는 모습과 농사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보인다.


움집의 모습. 얼마 전 암사동 선사 유적지에서 보고 온 것과 같다. 이 책을 보고 암사동 유적지에 가 본다면 더 실감나게 신석기 시대의 생활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역사를 외워야 할 지식이나 정보가 아닌 실감나는 생활 속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 저학년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3학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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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16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시리즈 두 권 다 봤는데 아직 리뷰를 못 썼어요.
참신한 기획이죠.
역사일기쓰기대회 선우가 참여했군요. 좋은 결과 나오기를...

소나무집 2010-05-17 09:07   좋아요 0 | URL
이 시리즈 나오는 대로 다 구입해놓고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일기 쓰기는 뒤늦게 참여할 생각을 한데다 중간 고사 시험 기간이랑 겹쳐서 지지부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