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바도르 달리 - 세기를 앞서 간 별난 화가의 특별한 인생 ㅣ 나는Yo 3
카르메 마르틴 지음, 아드리아 프루이토스 그림, 김영주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0월
절판
내가 살바도로 달리에 대해 알고 있는 거라고는 흐물거리는 시계가 널려 있는 그림 <기억의 지속>뿐이었다. 한 번 보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이 그림은 교과서에도 실려 있고, 초현실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그림으로도 늘 소개된다.
살바도르 달리는 스페인의 작은 지방 도시 피게레스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여름이면 근처 카다케스라는 아름다운 해안 도시에 머물곤 했는데 그곳에서 수많은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 질문을 받으면 기절한 척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았던 소년이 어떻게 초현실주의 작가가 될 수 있었을까? 달리는 열여섯살에 이미 천재 예술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고 한다.
단정한 걸 최고로 여기는 왕립 미술 학교에서 달리는 머리를 어깨까지 늘어뜨리고, 구레나룻을 기르고, 바닥까지 끌리는 망토에 금색 지팡이를 들고 다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괴짜가 되어 있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달리의 모습을 처음 보았다. 그의 특이한 콧수염과 놀란 듯한 눈을 가진 달리와 시계 그림은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도 든다.
그는 늘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 위한 삶을 살았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예술의 도구로 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이 사람들에게 우스꽝스러운 대접을 받는 걸 성공으로 여겼고, 실제 그의 예술 인생은 무지막지하게 성공했다.
달리가 평생 사랑했던 갈라는 자신보다 열 살이나 많은 유부녀(프랑스 시인 폴 엘뤼아르의 아내)였지만 결국 사랑을 얻어냈다. 한마디로 독특하고 눈길 끌기 좋아하는 달리 스타일의 연애가 아니었나 싶다. 달리는 평생을 같이 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준 아내를 위해 그림에 갈라의 사인을 같이 넣기도 했다고 한다.
파리에서, 미국에서 대대적인 성공을 한 달리는 엄청한 부를 축적했고, 그 바람에 많은 예술인들에게 돈을 밝힌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달리는 돈을 밝히는 것에 대해 늘 당당했다. 심지어 자신의 사인 하나당 40달러씩에 팔아 수많은 모작 그림이 유행할 수 있는 빌미를 마련해주기도 했다니, 달리는 이 시대에도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초현실주의 예술가임에 틀림없다.
늘 스스로 사건을 만들고, 엉뚱하고 기발하면서,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화가 살바도르 달리. 20세기를 살았지만 21세기의 유행에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감각적인 화가. 정해진 틀 속에서만 살아가는 나, 그가 마구 좋아진다.
이 책은 살바도르 달리가 직접 들려주는 일인칭으로 서술되어 있어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내가 올린 흑백 사진은 자료로 실려 있는 것들이고 올컬러 삽화가 들어 있다. 4학년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