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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면조를 부탁해! - 크리스마스 파티 ㅣ 맹앤앵 그림책 5
나탈리 다르정 지음, 박정연 옮김, 마갈리 르 위슈 그림 / 맹앤앵 / 2009년 11월
절판
찬바람이 부니까 슬슬 크리스마스 생각이 나지요? 크리스마스만 되면 신나는 이들도 많지만 아주 억울한 친구들도 있어요. 그 중에 하나가 크리스마스 파티에 꼭 등장하는 요리인데 뭔지 아시죠? 바로 바로 칠면조 요리!!! 그런데 사람 말고도 칠면조 요리를 좋아하는 녀석들이 또 있었네요. 빈틈 없기로 유명한 여우 녀석이 칠면조 한 마리를 잡긴 했는데 만만치 않은 칠면조 아가씨한테 걸리고 말았군요.
여우가 자기를 왜 잡아왔는지 모를 리 없는 칠면조 아가씨는 되레 큰소리를 칩니다. 예쁜 아가씨가 있기엔 너무 집이 지저분하다나 어떻다나... 호랑이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속담을 칠면조도 알고 었었던 것 같아요. 칠면조의 호통에 저 주눅들어 있는 여우 꼴 좀 보세요. 아이고, 고소해라!
청소를 마치자 여우와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기로 했던 족제비와 늑대가 왔어요. 칠면조를 보자마자 던진 말은 "야, 맛있겠다!"였죠. 하지만 그런 말 한마디에 기죽을 칠면조 아가씨가 아니라는 거 이미 눈치 채셨죠? 오히려 칠면조가 좋아하는 새싹이랑 버섯이랑 개구리로 만든 스프를 만들어서 맛있게 먹었지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상황을 만들어가는 칠면조의 지혜가 부럽네요.
함께 카드 놀이도 하고 한 방에서 잠도 자다 보니 며칠이 후딱 지나갔어요. 그동안 여우랑 늑대랑 족제비는 칠면조가 시키는 대로 크리스마스 준비를 해야 했어요. 그리고요, 칠면조 요리를 꿈꾸던 세 친구는 그만 칠면조 아가씨가 만들어주는 맛있는 요리에 길들여져 칠면조 요리 같은 건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답니다.
오히려 칠면조 아가씨가 칠면조 요리법에 대해 말하자 당황스러워하며 어쩔 줄 몰라 했지요. 그리고 새로 사귄 근사한 친구를 잃고 싶은 마음도 없었구요. 그래서 칠면조 요리는 다음 크리스마스로 미루기로 했다는군요.
영리하다고 소문난 여우랑 늑대랑 족제비보다 칠면조가 한 수 위라는 거 확인하셨죠? 하지만 칠면조도 고민은 되었나 봅니다. 이렇게 홀로 앉아 늑대랑 여우랑 족제비가 좋아하는 요리를 연구하는 걸 보니 말이에요.
혹시 이번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귀엽고 깜찍하고 지혜로운 칠면조를 요리해서 드실 분은 아무도 안 계시겠죠?
<칠면조를 부탁해!>. 그림까지도 마음에 쏙 드는 크리스마스 그림책 한 권이 추가되었어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모든 아이들을 위한 책이랍니다.